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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한마디수주대토(守株待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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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8.22 조회4,4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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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 경내에 얌전하기는 하지만 머리가 둔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날이 새면 밭에 나가 온종일 밭일을 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와 몸을 쉬는 바쁜 나날을 지내며 비할 데 없이 부지런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몇 마지기 되지 않는 밭 가에는 한 그루의 오래 묵은 나무가 있었는데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나뭇잎도 무성하고 나무 뿌리 덩굴이 땅 위로 뻗쳐 나와 있었다.

 

하루는 그가 밭에서 밭갈이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토끼 한 마리가 황망히 자기 곁으로 뛰어 오더니 쏜살같이 그 나무가 있는 쪽으로 비호같이 달아났다. 어찌 된 영문인지 그 토끼가 뿌리가 튀어나온 그 나무아래까지 가더니 그만 나무 뿌리에 받쳐 목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나뒹굴어져서 꼼짝 하지 않았다. 아마도 놀란 나머지 급히 뛰어 달아나다가 그만 앞을 잘못 보아 일어난 사고라 느껴진 농부는 재빨리 뛰어가 토끼를 살펴보니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딱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기쁜 심정을 감추지 못해 혼잣말로 『오늘 재수가 참 좋은데! 아침 일찍부터 힘 하나 안들이고 통통하게 살이 찐 먹음직한 토끼를 한 마리 얻었으니 말이야, 매일같이 이런 일이 생긴다면 밭에서 고생을 안 해도 될 것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햇볕에 검게 그을린 검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이날부터 그 농부는 호미를 내던지고 다시는 밭에 나가 일하는 것을 포기하고 매일같이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에 관계없이 그 아래 묵은 나무아래에 지켜 앉아 그 때와 같은 기적이 일어나 주기를 학수고대했다. 이때 동리에 사는 이웃 사람들이 그가 밭일은 아니하고 날마다 나무 밑에 얼빠진 모양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모두들 달려와 밭갈이를 하지 않고 이 꼴로 하고 있는 사연을 물었다. 그러자 어리석은 농부는 제 딴에는 득의에 찬 어조로 이웃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알려 드릴까요? 사실은 제가 여기서 토끼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하고 며칠 전 토끼 한 마리를 얻게 되었던 경위를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이웃 사람들은 폭소를 자아내며 이구동성으로 타이르며 말했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그런 우연한 일이 이 세상에서 또 있는 일이 아닐세. 그런 생각일랑 아예 버리고 밭농사나 부지런히 짓게』 그러나 이 농부는 막무가내였다. 어쩌면 자신이 차지한 이 기회를 시기해서 하는 소리로만 들렸다. 오히려 이웃 사람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계속 그 나무 밑에 앉아 토끼가 나타날 것이라는 자신에 차 있었다. 이렇게 또 며칠이 지나도 토끼가 나타나질 않자 실의에 찬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 불쌍한 농부는 늦게나마 어리석음에서 깨어나 다시 일하기 위해 호미를 들고 밭으로 나갔다. 그러나 오랫동안 밭을 매지 않았음 인지 밭에는 잡초가 우거져 마치 숲과 같았다.

  <대순회보>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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