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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海印寺)를 찾아
전국대학 대진연합회
해인사의 주산(主山)인 가야산은 경산남도 합천군과 성주의 경계에 있다. 가야산은 높이1,430m로 그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여 海東名山의 하나로 손꼽힌다. 해인사는 순응(順應)과 이정(利貞) 두 승려에 의하여 신라 제40대 애장왕 3년(802년)에 創建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삼국사기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기록이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는데 삼국유사의 기록은 약간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는 문무왕 16년(676년)에 의상이 부석사(浮石寺)를 창건하고 곧 이어서 해인사, 화엄사, 범어사 등의 십찰(十刹)-흔이 화엄십찰(華嚴十刹)이라고 한다-에 命을 내려 華嚴宗旨를 펴게 했다고 한다. 이 기록에 의하면 해인사가 이미 7세기에 있었던 것으로되어 있으나 삼국유사에 전하는 화엄십찰이 의상 당시에 모두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화엄십찰은 의상의 제자들에 의하여 훨씬 후대에 이루어 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해인사의 창건주 순응도 의상의 法孫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해인사 창건의 참뜻은 海印이라는 이 절의 명칭에 있다. 해인이란 화엄경 중에 나오는 「해인삼매(海印三昧)라는 삼매경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므로 해인사는 화엄의 철학, 화엄의 사상을 천명하고자 하는 뜻에서 이루어진 화엄의 大道場이다. 그러면 화엄경의 중심사상이 무엇이며 해인사의 해인의 의미는 무엇인가? 화엄경은 석가모니 正覺의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그 정각의 내용은 해인삼매속에 있는데 화엄경의 세계관은 「一心法界」로 요약, 설명된다. 그 세계는 객관적인 사실의 세계이며 고통의 세계가 아닌 영원한 진리의 세계이다. 이것이 法界이며 화엄장세계라는 것이다. 진실된 지혜의 눈이란 「청정무구하고 원만무애(圓滿無碍)한 一心」이 곧 그것이다. 바깥세계로 향하면서 가지가지 모양의 변화와 굴곡을 보이지만 終局에 가서는 하나의 변함없는 마음바탕을 지키는 一心, 이것이 바로 해인삼매의 경지이다. 삼라만상을 있는 그대로의 진실된 세계로 나타내는 커다란 바다의 도장이다. 이것은 기호요, 부호이며 그리고 암시요, 손짓이며 비유다. 그러므로 해인삼매는 부처의 정각의 내용이며 우리들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眞面目이며 우리들이 돌아가야 할 無名 이전의 고향인 것이다. 이러한 해인삼매에 들 때 세가지 종류의 世間 즉, 물질적인 세계, 인간들의 세계, 정각에 의한 지혜의 세계가 별안간 그 속에 다 나타나게 된다. 마치 바다에 크고 작은 파도가 일어나는 까닭은 바람이 불고있기 때문이지만 그러나 그 바람이 그치고 고요해질 때 거기에는 우주의 만가지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듯이 말이다.
이상의 내용은 화엄사상과 그 속에 있는 해인의 의미를 살펴본 것이다. 전경에서는 「도주께서 다음달에 박한경과 김용화, 김해구 등을 데리시고 해인사 경내에 있는 관음전이자 심검당 뒤편의 다로경권(茶爐經卷)에서 사흘동안 공부를 하셨도다. (교운 2장 54절)」에서 볼 수 있듯이 해인사가 도주님 공부지로 쓰일 만큼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사명당의 입적실에 가서 불공이나 드리고 가리라 말씀하시니 박한경과 그외 세사람이 먼저 그곳을 돌아보고 나서 가시기를 청하니 너희들이 다녀왔으면 되었다고 말씀하시고 근처에 있는 백련암과 그외 여러 암자를 돌아보시고 길에 오르셨도다」 (교운 2장 54절)라고 하신 것을 보아도 해인사가 공사상 우리도와 깊은 관련성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해인사의「해인」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도주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도주께서 해인사에서 돌아오신 다음날에 여러종도들을 모아놓고 상제께서 해인을 인패라고 말씀하셨다고 하여 어떤 물체라고 생각함은 그릇된 생각이니라 해인은 먼데 있지않고 자기 장중에 있느니라.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이치의 근원이 바다에 있으므로 해인이요, 해도진인(海圖眞人)이란 말이 있느니라. 바닷물을 보라. 전부 전기이니 물은 흘러 내려가나 오르는 성품을 갖고 있느니라. 삼라만상의 근원이 수기를 흡수하여 생장하느니라. 하늘은 삼십육천이 있어 상제께서 통솔하시며 전기를 맡으셔서 천지만물을 지배, 자양하시니 뇌성보화천존상제이시니라. 천상의 전기가 바닷물에 있었으니 바닷물은 전기로서 만물을 포장하느니라고 말씀하시니라.」(교운 2장 55절)와 같이 나오며 또 「형렬이 명을 좇아 64괘를 타점하고 24방위를 써서 올렸더니 상제께서 그 종이를 가지고 문밖에 나가셔서 태양을 향하여 불사르시며 말씀하시기를 “나와 같이 지내자” 하시고 형렬을 돌아보며 “나를 잘 믿으면 해인을 가져다 주리라”고 말씀하셨도다.」(교운 1장 62절) 그런데 전경에서 「智者與天地同」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지혜로운 사람은 天地와 더불어 함께 함을 의미하며 海印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해인은 수도인들의 일심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대순회보》 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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