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精誠), 힘든 과정을 견뎌내는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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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보윤 작성일2019.07.24 조회5,236회 댓글0건본문
잠실24 방면 선무 박보윤
도를 닦으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아지고 잘되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정성을 들이는 중간에 밀려오는 겁액을 견디고 극복하는 것은 많이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참을성이 부족한 저에게는 정성을 들이는 것이 복잡하고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또 생각처럼 결과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진전이 보이지 않으면 그 의지를 쉽게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저의 어머니께서 입도 치성을 드리게 된 경험을 통해 정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동안 제가 얼마나 정성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자만하고 어리석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 어머니가 입도하시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 과정에서 깨달을 수 있었던 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저의 어머니는 선천적으로 심장질환을 앓으셨는데 몇 년 전부터 건강이 더 악화하면서 가족들의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가 도를 알아보시고 건강도 좋아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21일간 기도를 모시며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도를 모실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든 괴로움이 밀려와 주문에 집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선각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기도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 도 이야기를 할 때마다 상황이 자꾸 어긋났습니다. 저도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고 의지가 약해져 말도 못 꺼냈고 입도 권유는 사실상 포기한 채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흐른 후 선감께서 동생을 교화하자며 기도를 모시는 정성을 권유하셨는데 밀려오는 겁액이 많은지 마음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기운을 모시자는 생각에 49일간 기도를 모셨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심고를 드릴 때마다 동생보다 어머니 생각이 더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선감께 말씀드리니 조상님들께서 어머니를 입도시키라고 신호를 보내시는 것 같다고 어머니께 먼저 입도 권유를 해보자고 하셨고 저 또한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머니가 꼭 입도하실 수 있도록 상제님께 심고 드리던 중에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낯 모르는 어떤 여인이 외할머니께서 정성스레 담근 김치를 먹을 수 없게 망쳐놓고 그 앞에서 “이 집안 다 망해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화가 난 저는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며 소리쳤고 그 여성은 저를 보자 죽일 듯이 달려들었습니다. 겁에 질린 채 무방비 상태로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엔 저와 어머니뿐이었습니다. 비록 꿈속이지만 본능적으로 어머니를 지키고자 문과 창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여성은 저부터 죽여야 한다며 칼을 갈던 그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그리고 꿈에서 깼는데 소름이 돋아 두려움에 바로 선감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척신이 꿈에 나타나 제가 두려움에 마음을 잡지 못하도록 일부러 해코지한 것 같다며 어머니 교화하는 게 쉽진 않겠다며 걱정을 하셨습니다. 소름이 돋고 등골이 서늘하였지만, 도대체 어머니를 입도시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이기에 척신이 저렇게 꿈에서조차 난리를 치는 것일까 생각이 들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들수록 상제님께 심고 드리며 마음을 잡으려 하였고, 특히 작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 어머니가 꼭 입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심고 드렸습니다. 어머니가 외동딸이기에 할아버지께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 많으셔서 꼭 도와주실 거라 믿었습니다. 드디어 날을 잡아 어머니께 교화하는데 그 날따라 어머니께서 제 말에 집중도 못 하시고 눈도 못 마주치셨고 중요한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전화가 와서 결국 어머니와 대화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 저는 잠시 원망과 두려움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음도 힘든 상태에서 정성을 내었는데…. 왜 안된 거지? 나는 진심이었고 간절했는데 왜 안된 거지? 외할아버지는 내 심고를 못 들으신 걸까…?’ 등등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책으로 힘들었습니다. 슬픈 감정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울 만큼 울고, 울다가 지쳐 조상님께 심고를 드리는데 저의 정성보다 겁액의 크기가 더 크다면 겁액을 먼저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또 집안의 척이 세다면 그 척을 먼저 풀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 와중에 실패만 생각하며 원망을 하는 저 자신이 부끄러워 반성하는 심고가 저절로 드려졌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도 워낙 고집이 있으시고 다신 교화를 듣지 않겠다고 못을 박으시기에 저도 점점 용기를 잃어갔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흘러 마음을 추스르고 꼭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같이 수도할 도인을 찾겠다고 마음먹으며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49일간 기도를 모시며 정성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상제님의 도를 진실로 끝까지 믿고 따라갈 수 있는 도인을 찾게 해달라고 계속 기도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정성을 마치기 하루 전날,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셔서 ‘네가 전에 말한 도를 한번 알아보고 싶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꿈속에서 어머니께 어떤 계기로 그런 생각을 가지시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마음이 변하신 것인지 등등 질문을 한 것조차 꿈 내용과 기억이 생생합니다. 꿈에서 깨고 중요한 시험이 있어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꿈 내용을 선각께만 말씀드리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며 잊고 지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께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요즘 자꾸 외할아버지가 꿈에 보인다며 네가 말한 도를 알아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꿈속에서 어머니가 하신 말씀을 직접 현실에서 들으니 놀라웠고 어머니와 입도 치성을 드릴 날짜를 정하고 상제님께 심고 드렸습니다. 포기하려고 했던 지난 순간들이 생각나 얼마나 많이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 심고를 많이 드렸는데 왜 안 도와주시나 원망했는데 결국 어머니는 외할아버지 꿈을 꾸고 입도하시게 되었으니 외할아버지께서 제 심고를 들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안의 겁액과 척이 정말 많구나 싶어 집안의 척신들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는 심고를 매일 드렸습니다. 저희 집안으로 인해 괴로움과 고통을 겪었다면 죄송하다고 심고를 계속 드리자 조금씩 불안했던 마음이 오히려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또 어머니가 입도 치성을 약속한 날에는 저와 남편이 알 수 없는 열병과 두통으로 종일 밥 한 끼도 먹지 못하고 열이 펄펄 끓는 상태로 앓아누웠습니다. 기도를 모시기조차 힘들 정도여서 향만 꽂아놓고 남편과 함께 어머니를 위해 심고 드리며 그 순간을 버텨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입도 치성을 무사히 드리기 전까지 매 순간 상제님께 매달렸습니다.
다행히 어머니께서는 정성을 다해 입도 치성을 모셨고 함께 도와준 도우들도 좋아해 주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도장에 함께 가보고 싶다고 하셨고 기도 모시는 주성을 들을 때는 마음이 좋고 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예상치 못한 어머니의 반응이었습니다. 다시는 도의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고 거부하시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고 한편으로는 그만큼 도의 기운과 정성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정성과 심고를 가볍게 생각했던 저를 반성하게 되었고 사람은 정성을 잊어도 신명께서는 절대 정성과 심고를 잊지 않으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의 진심을 잊는 것은 사람이지 결코 신명이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걸릴 뿐 안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또한 안 되는 일이라고 혼자 판단하고 포기한 저의 자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성을 들이는 일은 저 혼자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서 해낸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조상님들의 음덕과 선각분들의 정성이 받쳐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모두의 보이지 않는 정성이 상제님과 신명의 도움 안에서 협력하여 덕을 이룬 것입니다.
정성을 들였음에도 일이 성사되지 않을 때 우리는 외롭고 힘들어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나의 정성과 믿음이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계속 성(誠)·경(敬)·신(信)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쩌면 진실한 정성은 원하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수단과 방법이라기보다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그 외롭고 힘든 시간을 견디고 버티는 공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은 찰나를 견디면 결과의 기쁨보다는 그 길고 힘든 과정을 견뎌냄으로써 얻어지는 것들이 더 많았습니다. 겁액을 극복하며 변화된 모습을 마주하기 이전에 힘든 과정을 견뎌냄으로써 자신의 진심을 한 번 더 확인하고 그 속에서 키워진 단단한 기국으로 결과를 유지해나갈 힘이 생겼던 것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견뎌낼 때마다 포기하지 않으려 애썼던 진심을 상제님께서도 아실 것입니다. 또 정성을 마치고 우리는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명께서는 또 다른 새로운 정성이 이어지고 시작될 그 시간 속의 우리 마음도 살펴보고 계실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지금 이 순간 드리고 있는 정성이 부족함이 없는지 또한 상제님께서도 그 정성을 받아주실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는 도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지금도 정성을 들이며 외롭고 힘든 과정을 견디고 있을 많은 도인과 선각분들 생각이 납니다. 처음엔 각자의 정성이 서로 다른 모습에서 출발하였을지라도 결국 상제님의 천지공사에 한마음 한뜻으로 만나지길 소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성이라고 하기엔 부끄럽고 초라한 제 노력을 끝까지 살펴주시고 채워주신 선각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그 모든 과정을 견뎌내는 힘든 순간마다 곁에 있어 준 선각의 고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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