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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본부도장 참배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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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동 작성일2018.11.16 조회5,4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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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32 방면 평도인 안희동


  저는 스스로에 대해 실망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선각을 통해 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입도했을 때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었기 때문에 회관에도 가고 도장에도 갈 수 있었습니다. 회관에서 선감께서 해주시는 교화를 듣고 나서 ‘아! 진짜 도를 잘 닦아서 나를 새롭게 바꾸고 임명도 모셔야지.’라며 각오를 다지고 돌아왔습니다. 오자마자 선감을 뵈었는데, 저의 각오를 이미 알고 계신 듯한 교화를 해주셔서 더욱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선감 말씀을 계기로 긴장과 열의를 가지고 수도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쉽지 않은 수도생활에 내 나름의 열등감과 짜증이 커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날은 정말 생각대로 되지 않아 선각분들한테 푸념 섞인 고민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은 나를 위로해주셨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허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각이 내게 도장 참배가 있으니 그곳에 가서 도를 깨달을 수 있도록 심고를 드리고 와 보라는 권유를 했습니다. 나는 선뜻 내키지는 않았지만 가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무거운 눈꺼풀을 이기며 회관에 도착했을 때 또다시 마음에 분란이 일었습니다. 열심히 일할 시간에 종교에 빠져 시간 낭비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선각의 손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가고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나와 비슷한 도우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고 방금 전의 고민을 뒤로 한 채 도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선감께서 여주본부도장으로 가는 중에 해주신 교화는 신기하기도 했지만 내게 많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특히 도인들이 도를 닦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실 때 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인들은 삼생의 인연이 있어 현생에서 그 도를 완성하기 위해 수도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에 도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장에 도착했을 때는 여느 날과는 다르게 매우 추운 날씨였습니다. 처음 보는 건물과 벽화들에 시선을 뺏겨 추위와 배고픔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돌병풍에 쓰인 글귀가 반성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는데, 그것은 걸왕과 탕왕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중국의 걸왕은 악의 화신이라고 불릴 만큼 마음 씀씀이가 고약한 폭군으로 사람들에게 악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탕왕은 선한 마음을 가지고 백성들을 대하였는데 후세에 전해질 만큼 그 마음이 선했다고 합니다.


  이 글귀에서 나는 내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대립되는 감정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한테서 내가 착하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스스로 인정할 수가 없었는데 겉에 드러나지 않는 악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내 마음에 항상 존재하는 이 대립되는 두 가지 마음들은 항상 나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 대립 과정 속에서 승자가 되는 것은 악한 마음일 때가 많습니다. 악한 마음이 내 마음 속에서 승자로서 자리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마음에 있는 선한 감정들을 잊어버리고 걸왕과 같은 극악하고도 잔인한 마음으로 가득 채워질 것 같아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선각에 대한 냉정하고도 싸늘했던 내 태도를 생각해 보니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도인들은 항상 ‘정성’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또 그 말이 도에서는 매우 중요한 말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정성이라는 것은 남에 대한 말이나 행동일 수도 있지만 그와 달리 물질적인 것들도 있습니다. 도장에서 도인들이 만든 건물들은 모두가 도인들의 땀과 애틋하고도 간절한 마음이 깃들여진 정성의 결정체인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게는 청계탑이 가장 큰 인상을 주었는데 탑에 새겨진 동물이나 식물들뿐만 아니라 24절기나 우주의 28수와 같이 단에 새겨져 있는 것까지도 상징적인 의미를 넣어서 탑을 건설했다는 것이 큰 감명으로 다가왔습니다.


  도장에서 국수를 먹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식당에서 먹은 점심식사는 도인들의 정성 어린 손길이 더해져서 그런지 매우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참배를 마치고 돌아올 때는 도를 닦으면서 마음의 혼란이 있을 때마다 상제님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도에 정진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영대에서 거수를 했을 때 마주한 상제님 용안은 정말 인자한 모습이었습니다. 선각한테 불평만 늘어놓은 제 모습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을 포용해주시는 상제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하는 동안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기는 하겠지만 지금 이때에 도를 알아보게 된 것도 상제님과 조상님의 큰 뜻이 숨겨 있는 것이라 믿고 우직하게 도를 닦아나가고 싶습니다. 결과에 치우치는 도가 아닌 내 마음을 수련하고 닦아가면서 겪는 시련과 이를 통한 내적인 성장에 더 큰 가치를 두고 도를 닦고 싶습니다. 입도한 이후에 지금까지의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낀 것 같습니다. 좀 더 열심히 분발하여 선각이 나를 찾아준 인연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수도 생활을 알차고 보람되게 하고 싶습니다. 

<대순회보> 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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