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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도문(崇道門) 단청 작업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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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경아 작성일2018.08.21 조회5,2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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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31 방면 선무 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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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며 즐겨 했던 놀이는 색칠공부였습니다. 지금은 사람의 마음을 힐링해주는 컬러링북[색을 칠할 수 있도록 단색으로 된 도안이나 그림을 묶어놓은 책]도 나와 있는데, 무언가 마음을 담아서 색을 칠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잠시 마음이 차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장에 처음 와서 단청을 보고는 색들이 하나같이 선명하고 분명해서 “와! 예쁘다”며 연신 탄성을 지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선각분으로부터 “도장에 숭도문 단청 작업이 있는데, 아무래도 김선무가 작업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세상에 내게 이렇게 공덕을 쌓을 수 있는 일도 주어지다니,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며 한편으로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단청 작업하러 도장 들어가는 것이 소풍 가는 아이마냥 신나기만 했습니다.

 

도장에 도착해서 “여러분이 하시게 될 단청 작업은 숭도문 안쪽과 바깥쪽의 단청 되어있는 부분에서 색이 바랬거나 없어진 곳을 찾아서 다시 덧칠하여 선명하게 복구하는 작업입니다”라는 작업 책임자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저는 비계를 타고 올라가서 ‘오선위기(五仙圍碁)’ 그림 위쪽의 색을 맡아서 칠하게 되었는데, ‘상제님! 그동안 제가 마음속을 잘 살피지 않고 내버려두는 일이 많았습니다. 조심스럽게 마음을 담아서 이 작업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심고를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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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할 색의 종류가 여럿 됐었는데, ‘제가 칠한 부분이 숭도문에 도장 찍은 것처럼 그대로 찍혀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조심스레 잘 가지려고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포덕 사업도 이런 마음으로 했으면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한쪽 공간을 다 칠하고 있을 때 즈음, 선 긋기 작업하는 사람이 부족하다고 해서 선 긋기 조로 갔습니다. 선 긋기 작업은 덧칠되어있는 부분의 외곽에 선을 그어 마무리하는 작업으로, 이 작업이 끝나야 비로소 단청이 단정하고 깔끔하게 됩니다. 손이 떨리거나 순간 집중력이 흩어지면 반듯하게 선이 나오지 않기에 더 조심스럽고 긴장되는 작업이었습니다. 우리 도의 모든 일이 마음을 담아서 정신을 집중해야 잘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부족하다’는 마음에 전전긍긍하며 선을 그어야 어렵지 않게 쓱 그려지는 걸 보았을 때, 신명께서 도와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이 그려지며 완성되어가는 단청을 보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숭도문의 단청이 더욱 꽉 차고 웅장해 보이는 것이 이 일에 참여한 제가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도장에 공부하러 가서나 치성 모시고자 숭도문을 지나갈 때면 ‘그때 내가 저 부분을 그런 마음으로 했었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현재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도의 일을 하고 있지?’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곤 합니다. 너무도 인상 깊었던 숭도문 단청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순회보 2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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