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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작업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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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동규 작성일2018.12.06 조회3,9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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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4 방면 평도인 신동규


  밥을 먹을 줄만 알고 농사일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영농 작업을 하라는 팀장의 지시를 받았다. 일에 대한 어려움보다 나 하나로 인해 같이 일하는 도인께 민폐는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였다. “일을 아무 탈 없이 잘 마치게 해주십시오, 상제님.” 심고를 드리고 시작한 일은 흥이 나고 점차 손에 익어 잘 되어갔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땀은 비오듯 쏟아졌다. 원래 땀이 많은 체질이었지만 하나도 안 덥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었다.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갔다. 각 방면에서 모인 열댓 명은 세분하여 일을 분담해 처리해 나갔다. 내가 속한 조는 주로 모내기 전에 물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하는 두렁 바르기였다. 논 표면을 고르게 하기위해 논을 갈은 뒤 써레질 하는 조, 이앙기를 따라다니며 모심는데 보조해주는 조, 논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기계로 제거하는 조 등…. 처음 시작할 때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시키는 대로 내 개인 생각을 가미 않고 따라간 것이 일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고, 그것이 수도의 한 과정임을 깨달았을 때, 지금 여기에 서 있음을 상제님께 감사드렸다.


  일을 지원한 수호자들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종사원들의 노고가 많이 숨어 있었다. 논흙이 깊어 이앙기로 심을 수 없는 자리는 우리보다 이른 아침 미리 나가 손모내기를 하는 종사원들. 푹푹 빠지는 진흙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작업하는 모습엔 숙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장을 수호하고 참배며 치성 때 방문하는 모든 도인들의 한 해 식량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 수행 중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절로 무거웠고, 과정의 일편이 이러한데 우리들 식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이 스며있는지…, 새삼 밥 한 톨 한 톨의 귀중함이 느껴졌다. 아무 죄책감 없이 남은 밥과 반찬을 버린 생각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먹을 게 별로 없는 보릿고개 시절을 직접 겪진 않았지만 매스컴의 발달로 전 세계적으로 기아와 식량난으로 허덕이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걸 생각한다면 어느 방면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식당에서 음식을 남겨 버리는 도인들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임원분들의 손모심기로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허허롭던 논마다 줄지어 심어놓은 모들로 푸른 생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평도인에서 임원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루어 놓은 결과였다. 끝으로 아무 불평없이 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고 채워가며 보름 남짓 같이 일한 각 방면의 도인들께 감사드리며 상제님의 덕화가 늘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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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회보> 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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