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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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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덕 작성일2019.02.26 조회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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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34 방면 교정 김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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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입도하기 전에는 회사에 다니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거의 공부에만 전념하였고, 어렵게 취업하였습니다.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면서 경제적으로 자립하면 지금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지극히 평범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저의 내면은 뚜렷하게 알 수 없는 이유로 매우 힘들고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가 정해놓은 행복한 삶을 상상하며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직장에서는 부조리를 행하는 사람들과 부딪히고 상처받고, 제가 하려는 일은 거세게 막히는 등, 제가 꿈꾸는 행복한 삶은 불가능하다고 저를 조롱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과 실제 겪는 삶의 차이만큼이나 제 마음에는 세상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자리 잡아서 사회와 더 나아가서는 삶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문제없이 잘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점점 상황이 나빠지는지, 절망 속에서 제 마음의 희망이 사라져 갈 때 즈음 입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매 순간 삶이 힘들었지만, 도를 닦으면 뭔가 좋아질 것 같은 희망이 보였습니다.
  자신의 앞길을 막는 것은 전생부터 현생까지 지어놓은 저와 저의 집안의 겁액이라는 얘기가 와닿았습니다. 자신과 집안의 앞길을 여는 길이 도 안에 있다는 선각 분들의 말씀을 듣고 도를 알아보기 위해 포덕소에 다녔습니다. 수 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의 정을 많이 느끼지 못했는데, 포덕소를 오가며 선각분들과 도우들에게 관심을 받고 함께 수도하며 느끼는 따뜻한 정은 제 마음의 많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해마다 명절에 어머니와 형제들이 있는 집에 내려가면 점점 집안의 기운이 밝아지는 것을 느끼고,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고통도 조금씩 줄어들면서 도를 닦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진정한 수도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열심히 도장과 포덕소를 오가며 몸을 움직이면 공덕이 쌓이고, 그 공덕으로 많은 것들이 저절로 풀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직장과 도 안에서 지금까지는 인지하지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생겨났습니다. 바로 성격으로 인한 인간관계의 갈등이었습니다. 전생부터 이미 지어놓은 겁액으로 겪는 어려움이라고만 생각했지, 현재의 제가 가진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눈은 밖으로 향해 있기에 저를 들여다본 적도 없었고 그 방법도 알지 못했습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왜 그리 막히고 힘든 상황에 부닥치는지, 왜 내가 이렇게까지 겪어야 하는지 너무나 화가 나고 억울하였고, 불평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선각분들은 이러한 저의 힘든 부분을 제 편에서 이해하고 인정해주기보다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에서 제가 어떻게 보이는지 알도록 노력해야 하고, 비록 억울한 일을 겪더라도 자신이 그것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하는 심고를 드려야 빨리 풀린다는 얘기만 하였습니다. 특히 제가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과 언어적 습관이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아도 습관에 젖어버린 저를 객관적으로 보기는 무리였습니다. 겪을 수밖에 없다는 선각분들의 얘기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억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서운함이 쌓이니 선각분들에게도 불평불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을 겪으면 억울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누군가는 저의 편에 서서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너무나 컸기에 선각분들에 대한 불평불만으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면서 저 스스로 끝이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억울함과 불평불만이 계속 쌓이면서 어느새 마음속에는 분노가 자리 잡았고 누군가 다가와도 상대에게 이런 분노의 기운이 전해져서 정상적인 대화는 물론 심한 두통으로 회사 일도 도의 일도 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심신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지고 몸은 여러 군데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지경에 이르게 되어서야 억울하고 지금 당장 겪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제가 가진 허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받아들여야 지옥과 같은 몸과 마음이 살아난다고 메아리가 울리는 듯 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눈물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며 흐느껴 울었습니다. 현재의 나는 왜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저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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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아버지 형제분들의 사이가 좋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친척들의 지나친 이기심과 시기심으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의 관계에도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아버지는 병마에 시달리고, 어리기만 했던 저는 아버지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믿지 못하는 마음의 병이 생겼습니다.
  마음을 닫으면서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머리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사무적인 일은 잘 할 수 있지만 인간관계를 머리로 한다는 것은 상대방과 소통하지 않고 머리로 추측하고 제가 가진 경험들과 연결하면서 단정 짓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처럼 어리석은 행동이었고 게다가 소심한 성격과 비관적인 마음이 더해져 외부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생겨났습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부터 저만의 세계를 만들어 스스로 갇혀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이 있고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그것을 바탕으로 한 저의 직관에 의지하며 살아갔습니다. 넓은 세상에 나와 보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른 체 인간관계에서 억울한 일들을 겪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의 영은 알고 있었나 봅니다. 그것을 인지하는 순간 마음의 벽이 서서히 무너지며 가느다란 빛이 마음속에 스며듦을 느꼈습니다.
  이렇듯 직장과 도에서 사람들과 부딪히고 겪으며 제가 가진 성격적인 결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격은 오랜 시간 형성된 습관이어서 그것을 알아차리기도 바꾸기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것 때문에 사람 사이에 척을 지어 저의 앞길이 막히게 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몸을 움직여 포덕소와 도장을 열심히 오가기만 하면 만사가 절로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정한 틀에 맞추어서 하고 있었을 뿐 진정한 수도의 의미가 뭔지를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은, 마치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까지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제가 수도인의 본분을 망각했을 정도로 심각했을 때도 끝까지 저를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저를 올바르게 이끌어주신 선각분들의 정성과 노력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저는 없었을 것이고 이렇게 글을 쓰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가끔 그 때를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너무나 끔찍합니다. 수도를 하면서 제가 저를 보지 못했다면, 평생을 원망과 분노를 마음에 품고 살다가 단명하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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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죽을 고비에 이르러서야 진정으로 간절하게 상제님을 찾게 되었으며, 순간이지만 ‘상제님 제발 살려주십시오.’라는 심고가 절로 드려졌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저의 별을 여행하며 저 자신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로지 상제님을 찾는 것만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더라도 그 원인을 저의 허물로부터 찾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지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도의 법방과 해원상생의 이치에 대해 어느 정도 깨닫게 되었으며, 저 자신을 외면하는 동안 선각분들의 말씀을 잘 듣지 않고 너무나 고집을 피워 마음고생을 심하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제 마음은 열지 않으면서 저를 알아주기 바라는 이중적인 마음을 가진 후각이었습니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들을 줄 모르는 저를 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끌고 온 선각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지금은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고 조금은 소통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안심, 안신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입도를 한 것처럼 처음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선각분들의 말씀을 귀기울이고, 좀 더 성장하는 수도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순회보 2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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