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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도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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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수경 작성일2018.04.30 조회3,8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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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릉42 방면 교정 오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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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집이 남원에서도 더 들어가는 시골이라 전주로 나와 자취를 하면서 나름 유학생활을 했습니다. 6월 초여름 어느 날, 주말에 시골집으로 내려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방학도 아닌데 갑자기 오라는 연락에 좀 의아했지만 이유없이 기분은 좋았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토요일 오후에 전주에서 함께 학교를 다니던 오빠와 시골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집으로 가는 2시간 내내 무슨 일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괜히 설레기도 하면서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서울에 사는 결혼한 언니가 와 있었고, 언니랑 같이 온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음식준비가 한창이고 먼저 온 다른 가족들은 한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저도 얼떨결에 한복을 입고 절을 배웠습니다. 무얼 하는지 잘 몰랐지만 부모님께서 하시는 거니까 믿고 함께 했습니다. 언니랑 같이 온 분들이 뭐라고 설명을 해 주긴 하셨는데 전 별로 관심이 없었고 한복입고 음식 준비하는 게 마냥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얼떨결에 가족들과 함께 입도를 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기분 좋게 입도식을 하고 전주로 올라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언니가 우리 가족을 포덕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대학생이 된 저에게 언니나 언니 아는 분들이 가끔씩 찾아오셔서 교화를 해주셨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분들이 수도하는 도인이라는 것을 알고 너무나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보았던 도 닦는 분들이 실제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게, 그것도 가까운 곳에 말입니다.

 

그렇게 뒤늦게 교화를 듣고 천천히 도를 따라왔습니다. 아마도 저처럼 쉽게 입도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남을 잘 못 믿는 저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도문에 들어오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한 계기도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순진리회와 인연을 맺고 저절로 가화가 되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왔습니다.

 

입도하고 나서 성인이 된 후 가끔씩 교화도 듣고, 도장에 참배도 가고, 기도도 모시면서 수도에 대한 뜻을 세우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도를 전하려 포덕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욕심만 앞서지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 힘든 때도 있었습니다. 선각분들이 저에게 하셨듯이 신명을 믿고 겸손한 마음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잘되게 하고자하는 마음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반성이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얼마 전에 올케 언니가 입도를 했습니다. 저에게 개인적인 일로 상의를 하기에 자연스럽게 입도를 권했는데 올케도 편하게 응했습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서 입도까지 했으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고 고마웠습니다. 이제부터는 한 걸음 한 걸음씩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으로 도를 전해 보려 합니다. 그러면 앞으로 입도하는 누군가도 자연스럽게 양위상제님과 도전님의 덕화를 받고 수도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봅니다.

 

알고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감사한 일인데 살면서 자꾸자꾸 욕심이 생기고 불평불만을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선각분들의 노력으로 도를 알게 되었으니 천하창생을 다 살리시고자 하는 양위상제님과 도전님의 뜻과 마음을 가슴속 깊이 새겨 해원상생을 실천하는 수도인이 되고자 합니다.

 

 

<대순회보 1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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