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러로 시작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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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5.21 조회5,614회 댓글0건본문
연구원 손영배
지금도 여전히 지구 상에는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 내전을 피해 모여 사는 난민과 가난하게 사는 빈민, 비위생적인 주거지역에 사는 사람들처럼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각 나라마다 여러 단체가 있으며, 후원을 통해 많은 구호(救護)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구호단체에 후원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면 관심 어린 나눔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도전님께서도 불우한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며 돕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다.01 꾸준한 나눔의 활동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일에 힘쓰라고 우리에게 당부하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나눔의 본보기가 되는 가평고등학교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전쟁의 양상이 심각했던 1952년 초에 미국 제40보병사단은 가평에 주둔하게 되었다. 이때 가평지역은 군사요충지로서 아군이 강원도 철원(鐵原)과 38선 이북에 위치한 김화(金化), 평강(平康)을 잇는 삼각고지02를 감시할 수 있으며, 전선에 군수물자와 병력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중요한 곳이었다. 이 시기에 가평에는 매일같이 포성이 들렸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가평읍 한 곳에서는 몇몇 선생님과 150명 정도의 학생들이 천막을 치고 수업을 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유심히 본 미국 제40보병사단 조셉 클리랜드(Joseph Cleland) 장군은 “전쟁 중에도 자녀들을 공부시키는 한국인에게는 희망이 있다”라고 말하며, 이들에게 학교를 건립해 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먼저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국 제40보병사단 본부로부터 허락을 얻은 후, 소속 부대 장병 15,000명에게 학교 건립의 취지를 알리고 모금운동을 펼쳤다. 장병들은 흔쾌히 자신의 지갑을 열어 ‘2달러’씩 기부하였는데, 총 3만 달러의 기부금이 모였다.
1952년 3월 초에 미국 제40보병사단 공병대 장병들과 마을 주민들은 장군의 지휘 하에 40일에 걸쳐 학교 건물을 지었다. 이때 “이 학교는 미국 제40보병사단 장병들이 대한민국의 장래 지도자들에게 봉헌한 것입니다”03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標識石)을 세웠다. 그리고 이해 5월 1일에 ‘가평중학원’으로 개원하여 이듬해인 1월 3일에 ‘가이사(Kaiser) 중학교’로 인가를 받았다. 이후, 1972년 3월 1일에 현재의 가평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였다.
중학교로 인가를 받을 당시 마을에서는 클리랜드 장군의 이름을 따서 학교명을 지으려 하였다. 장군은 이를 극구 만류하며 의견을 내놓았다. 소속 부대 장병 중에 한국전쟁에서 최초로 전사한 케네스 카이저(Kenneth Kaiser) 하사의 이름을 붙여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선행을 뒤로하고 소속 부대원의 업적을 기리고자 한 장군의 뜻에 따라 학교명을 가이사 중학교로 정하였다. 학교의 이름을 ‘가이사’로 지은 이유는 그때 마을 주민들이 카이저를 가이사로 불렀기 때문이다. 휴전협정이 발효되고, 1954년 6월 이후에 미국으로 돌아간 클리랜드 장군과 몇몇 장병은 해마다 한국을 찾아와 가평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며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그들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졸업식에 참여하며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였다.
가평에 학교가 세워질 당시 치열한 전쟁 과정이었던 점을 고려해 볼 때, 그들이 보여준 나눔의 정신은 인종, 국가 그리고 처한 상황을 뛰어넘는 인도적 차원의 선행이었다. 그들이 학교에 장학금을 후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마도 가평고등학교의 미래 지도자들에게 후원한다는 취지에 동조한 자발적인 사명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건네준 작은 정성은 작은 빗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큰 정성이 되어 가평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전해졌다.
미국 제40보병사단 장병들이 보여준 ‘2달러로 시작한 나눔’의 선행은 타인의 행복을 위해 꾸준한 지원과 순수한 보살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나눔의 본보기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도 “소외당하기 쉬운 사람들에게 자혜(慈惠)를 베풀고 구호 자선에 힘써 재활의 기쁨을 심어주는 데 노력하라”04는 도전님의 뜻을 받들어 1980년부터 농사철 일손 돕기, 환경 미화 캠페인, 집수리 봉사 등 나눔의 활동을 해왔다. 지금은 대진국제자원봉사단(DIVA)을 발족하여 나눔의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은 상제님께서 ‘우리의 일은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05라고 하신 뜻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래서 사회의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의 실천은 해원상생을 근본으로 상제님의 덕을 펴나가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2달러로 시작한 나눔의 사례처럼 우리도 작은 나눔부터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 ‘KBS 다큐멘터리 공감’: 「2달러의 우정」, 2017년 7월 22일.
· 전종선, 「‘다큐공감’ 미 40사단 참전용사들과 가평고등학교의 65년 우정」, 《서울 경제》 2017. 7. 22.
· 이명수, 「가평중·고등학교」, 《중부일보》 2017. 8. 3.
· 가평고등학교 홈페이지 (http://www.gapyong.hs.kr).
· ‘국방 TV(북한의 침략, 전쟁 6·25 시리즈-4편)’: 「2달러의 기적 - 가이사 중학원」, 2013년 07월 22일.
01 『대순지침』, p.100 참고.
02 삼각고지는 한반도 중부의 평강을 정점으로 하여 철원과 김화를 잇는 지리적 삼각지대이다. 이 지역 일대가 천연의 요새로 아군이 공격하기에는 불리하고 적이 방어하기에는 최적의 지형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03 표지석 원문은 다음과 같다. “此學校는 美第四十步兵師團將兵들이 大韓民國의 將來指導者들에게 奉獻한 것입니다.”
04 『대순지침』, p.100.
05 교법 1장 2절 참고.
<대순회보 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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