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 박식(博覽博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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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4.11 조회5,894회 댓글0건본문
연구위원 박영수
가장 두려운 것은 박람 박식(博覽博識)이니라. (교법 2장 24절)
『전경』의 이 말씀을 두고 예전에는 일부 도인들이 박람 박식이 두렵다는 뜻을 ‘무학 도통(無學道通)’이라 하면서 수도하는 데는 학문이나 지식이 장애가 된다는 식으로 이해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이해하는 분들이 없지는 않습니다.
이에 대하여 도전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훈시하셨습니다. “『전경』에 ‘박람 박식(博覽博識)이 두렵다.’ 하셨으니 도인들은 솔선하여 전인교육에 힘쓰고 자녀 교육에도 충실하라.”01 이 말씀에 비추어 볼 때, 박람 박식이 두렵다는 의미를 학문이나 지식의 습득이 수도에 장애가 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위의 말씀과 같이 우리 도인들은 스스로 솔선하여 전인교육에 힘쓰고 자녀 교육에도 충실하여야 합니다.
박람 박식의 의미는 한마디로 사람이 겪은 것도 많고 경험이 풍부하며, 박학다문(博學多聞)하여 식견이 높고 넓은 것을 말합니다. 우리 도인들이 천하사를 도모하는 데 있어서도 『전경』에 “선천에서는 판이 좁고 일이 간단하여 한 가지 도(道)만을 따로 써서 난국을 능히 바로잡을 수 있었으나 후천에서는 판이 넓고 일이 복잡하므로 모든 도법을 합(合)하여 쓰지 않고는 혼란을 바로잡지 못하리라.”(예시 13절)는 말씀과 같이 유·불·선의 모든 도법을 합하여 써야 하므로 박람 박식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상제님께서는 박람 박식한 사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박람 박식이 두렵다고 하셨습니다. 박람 박식이 두렵다는 의미는 박람 박식이 천하에서 견줄만한 것이 없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서 이름이 나 있는 성인·위인들은 모두 박람 박식하지 않은 분들이 없었습니다. 박람 박식은 실로 인간 영혼의 경륜을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어떤 사람이 박람 박식하다는 것은 그가 살아온 한생의 결과물이 아니라 전생부터 쌓아온 영혼의 경륜이 깊고 넓다는 것입니다. 박람 박식을 한생의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위인들이 그렇게 짧은 기간에 커다란 업적을 이루는 비밀을 풀 길이 없습니다. 세상에 생이지지(生而知之)라는 말이 있지만 실로 배우지 않고 아는 법은 없습니다.02 그것도 다 전생에 배운 결과물이 현생에 적절한 계기와 배움을 통하여 표현되는 것일 것입니다. 『전경』에 ‘정북창 같은 재주로도 입산 3일 후에야 천하사를 알았다’ 하셨듯이 공부 않고 아는 법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이 있듯이 고생을 낙으로 삼아 스스로 자처한 경험을 통해 박람(博覽)해지고, 만권시서(萬卷詩書)를 통한 이치 공부를 틈과 쉼 없이 하여 박식(博識)해야 하며, 포덕·교화·수도를 통한 정신통일로 영성(靈性)을 높여 밝은 예지를 지녀야 합니다.
그러면 박람 박식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람 박식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식에는 두 가지의 길이 있다고 봅니다. 박람 박식을 밖에서 구하는 방식과 안에서 구하는 방식이 그것입니다.
박람 박식을 밖에서 구하는 방식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박람 박식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몸소 체험하는 직접경험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상제님께서 인세에 강세하시어 3년 동안 8도를 유력하신 것도 인세의 속정을 살피시고 인간으로서 겪어야 할 풍부한 경험을 쌓으시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이처럼 단기간에 풍부한 경험을 쌓기에는 의식적으로 전국을 유력하는 것도 좋은 수단입니다.
박람 박식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으로 간접경험을 통한 견문(見聞)을 넓혀야 합니다. 견문을 넓힌다 함은 보고 듣는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거나 시청각을 통한 교육이 간접경험의 영역입니다. 각계의 권위자나 석학, 자신이 하는 일에 일가(一家)를 이룬 성공자의 경험담과 일화, 지식체계를 듣고 배우는 것도 견문을 넓히는 한 방편입니다.
박람 박식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또한 고견원려(高見遠慮)의 지혜와 박학다식(博學多識)한 식견을 갖추어야 합니다. 인간의 깊은 지혜와 높은 식견은 늘 부족하다는 겸손한 자세와 평생 배움의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얻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박람 박식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와 함께 수도인으로서의 목적지향성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박람 박식해야 한다고 해서 마구잡이식으로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도인들이 포덕하고 교화하며 수도하는 일상의 생활은 책이나 학문에서는 구할 수 없는 실제 공부입니다. 우리의 수도·공부에는 도통의 완성이라는 목적이 있는 만큼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경험과 학습을 넓히고 체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자신 밖에서 박람 박식을 구하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고 이제는 자신의 내면에서 박람 박식을 구하는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수도인의 입장에서 박람 박식은 자신의 내면에서 구하는 것을 근본으로 하면서 밖에서 박람 박식을 구하는 것과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 내면의 길을 통하지 않고서는 자신이 전생부터 쌓아온 박람 박식의 보고(寶庫)에 다가갈 수 없습니다. 이것을 밖에서 구하는 것은 진정 인생을 헛되게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한량없이 진귀한 보배가 각자의 내면에 갖추어져 있으니, 그것은 각자 자신의 심령(心靈)입니다. 심령이 통하면 귀신과 더불어 수작할 수 있고 만물과 더불어 그 질서를 함께 할 수 있으니, 심령이야말로 박학다식의 보고입니다.03 이 문을 열고 들어갈 수만 있다면 무상(無上)의 지혜와 무비(無比)의 용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진심갈력(盡心竭力)을 다한 수도·공부와 각고 노력(刻苦努力)의 삶의 체험을 통한 일상의 깨달음으로 얻어지는 것입니다.
도전님께서는 “우리의 소원이 천하포덕에 있으므로 수도(修道)도 포덕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포덕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신통일(精神通一)이 되어 영(靈)이 맑아져야 합니다.”04라는 말씀을 통하여 우리가 포덕하는 것이 수도하는 것이고 사업을 통하여 내면의 영(靈)을 밝혀가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우리 도인들은 상제님의 대인대의(大仁大義)를 실천하는 고상한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동시에, 솔선하여 전인교육에 힘써 박람 박식한 인생의 경륜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대순진리를 완전히 파악하고 성·경·신을 다하여 실천 수도하는 실력 있는 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01 『대순지침』, p.104.
02 교운 1장 35절.
03 …吾之所求有無量至寶 至寶卽 吾之心靈也 心靈通則 鬼神可與酬酢 萬物可與俱序… (교운 2장 41절) : 나의 구하는 바 무량하고 지극한 보배가 있으니, 지극한 보배는 곧 나의 심령이다. 심령과 통하면 귀신과 더불어 수작할 수 있고 만물과 더불어 질서를 함께 하게 된다.
04 『대순회보』 45호, 「도전님 훈시」.
<대순회보 1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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