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화·단결을 위한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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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1.28 조회5,375회 댓글0건본문
연구원 김지민
체계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 도를 닦는 것이니, 경상애하(敬上愛下)의 융화로 단결하여야 한다.(『대순지침』, p.65)
위를 공경하고 아래를 애정으로 대하는 것이 융화라는 말씀은 곧 경상애하(敬上愛下)가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의 도리를 다하여 하나 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경상애하의 깊은 뜻을 정각하여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상과 애하가 진정으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정과 존중은 수도인의 주체적인 인격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의미하며, 이는 소통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경상애하의 융화와 단결을 이루는 필수조건은 도인 상호 간의 ‘소통’이다. 융화와 단결을 위한 소통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경상(敬上)은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여 진실한 공경의 마음과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임원이 없었다면, 내가 도를 올바르게 배우고 깨달으며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수반은 임원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서 진실한 공경의 마음과 행동이 나올 것이다. 이런 진실한 공경의 마음과 행동은 임원과 수반 간의 올바른 위치와 권위를 만들어 서로 융화를 이룰 수 있는 하나의 토대가 된다.
애하(愛下)는 수반에 대한 임원의 애정인데, 그 애정은 상대의 주체적 인격에 대한 인정과 존중에서 나온다. 왜냐하면, 통심정(通心情)이 없이 지시에 따르기만 하는 상하 관계 속에서는 수도생활을 위한 도인의 능동성이 발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원은 ‘수반이 없었으면 임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마음으로 수반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올바른 애하의 마음과 행동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 수반에 대한 임원의 진정한 사랑은 수반이 수도생활을 하는 근본적인 기운이 되어 임원과 수반 간의 융화를 이룰 수 있는 하나의 토대가 된다.
도전님께서 “윗사람은 모자의 정과 애휼(愛恤)의 마음으로 아랫사람에게 대하고 대화의 길을 틔어서 수반체계를 관리하라.”01 하셨으며,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바른 뜻을 그대로 받아 화목을 이룩할 때 체계 안에서 융화가 생겨 화평이 이룩되리라.”고 말씀하셨다.02 이 말씀에서 경상과 애하로 서로 융화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통은 서로의 주체적인 영혼 사이의 교류라고 할 수 있다. 일방적인 공경 속에서는 영혼 사이의 교류가 있을 수 없다. 참다운 소통을 위해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호 간의 진실한 존경과 애정이 필요하다.
또한, 도전님께서 “체계는 도심(道心)으로써 바로 확립되고, 도심은 위아래의 도인들이 서로 믿으며 변하지 않고 신뢰하는 데에 있음을 모든 도인들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03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체계 확립은 도인 상호 간의 변하지 않는 신뢰가 바탕이 된다. 신뢰는 변하지 않는 믿음에서 비롯되고, 믿음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도인 상호 간에 진실 된 소통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소통은 상호 존중이 전제될 때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처럼 믿음에 기반을 둔 관계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고 융화와 단결을 이루어 체계를 확립할 수 있다.
소통은 융화와 단결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상하가 서로 고마운 마음과 위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설령 어떤 사람이 끼어들어 체계질서를 깨뜨리려 할지라도 깰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서로가 은의를 망각하고 혈기의 충동으로 대립한다면 상극의 함정을 스스로 파는 것이 되고 결국 상제님의 뜻과는 어긋나게 된다.04 서로가 자모지정(慈母之情)과 은사지의(恩師之義)의 심정으로 마음이 통하고 인정과 관용심으로 융화 단결하면서 자기의 직분을 바르고 성실하게 행하여 체계질서를 똑바로 세워 가는 것이 도(道)를 닦는 것이다.05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가리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의견을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한다. 어떠한 일을 추진할 때에도 명령적으로 하면 일이 잘 안 되는 것이다.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해서 상대방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이해하도록 해야 하고, 상대가 충분히 이해하여 공감하도록 하여 일을 한다면 몇 배의 힘이 생길 것이며, 결과도 좋을 것이다. 상제님께서도 공사를 처결하실 때 반드시 종도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셨고, 의사를 물어보시고 행하셨으며, 심지어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도 물어보셨음을 알아야 한다.06
체계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수도에서 수도인 서로 간의 화합과 단결에 대한 문제는 깊이 성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체계질서가 수도인 서로의 관계를 경직하게 만드는 틀로서 작용한다면 그 속에서 따뜻한 인정을 찾기 힘들 것이고 인정이 메마른 곳에서 진정한 화합과 단결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모든 사람은 윗사람의 도리와 아랫사람의 도리를 함께 실천해야 한다. 그러니 경상애하는 수도인이 동시에 지녀야 할 자세이며 제대로 된 경상애하는 상호 간의 존중과 소통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 존중과 소통하는 자세에서 융화도 있는 것이고 진정한 융화 속에서 단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순회보> 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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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대순지침』 p.85.
02 『대순지침』 p.85.
03 『대순지침』 p.64.
04 《대순회보》 8호, 「도전님 훈시」 참조.
05 『대순지침』, p.66.
06 《대순회보》 5호, 「도전님 훈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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