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위원 김대현  

  한 사람이 품은 인연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우리 인간은 서로 세상이라는 일상의 공간 속에서 호흡을 나누고 삶을 공유합니다. 그 속에서 깊은 인연도 있을 것이며 스치고 잊혀지는 인연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인연의 거리에 따라 중요도를 둘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품은 가치의 잠재된 지평을 내다본다면 생각은 달라질지 모릅니다.
  조 지라드(Joe Girard)의 이야기는 삶의 성공에서 인연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 줍니다. 서른다섯 살까지의 조 지라드는 인생의 낙오자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별다른 능력도 돈도 없었으므로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구두닦이, 접시닦이, 난로 수리공, 건설현장 인부 등의 노동일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갖은 고생과 실패를 밥 먹듯 하던 그는 자동차 세일즈에 도전하면서 완벽한 인생 역전에 성공합니다. 그는 15년 동안 매일 하루에 2.4대씩 계약을 성사시켜 총 1만3,001대의 차를 팔아 12년 연속 세계 기네스북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웁니다.
  그의 세일즈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었는데 그것은 250법칙의 노하우입니다. 우연히 그는 결혼식과 장례식에 모이는 사람들의 평균수가 250명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닿는 인맥의 수가 그러하므로 한 사람에게 얻은 신뢰는 곧 250명의 잠재된 인맥과 연결됨을 깨닫게 됩니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 사람 인연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하고 큰 것임을 알고 자신에게 스치는 어떤 인연에게도 정성과 충실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인연으로부터 얻은 깊은 신뢰가 조 지라드 세일즈의 기적을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한 사람에게 신뢰를 잃으면 그것은 곧 250명의 고객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에게 한 사람은 250명의 가치와 맞먹겠지만, 진리를 세일즈하는 수행자에게 한 사람이 품은 인연의 가치는 곧 우주입니다. 한 사람이 품은 원한에 천지기운이 막히듯 수도인이 대하는 하나의 인연은 매 순간 우주의 운명인 것입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인연과 조우하며 그들의 숨결 속에서 우주의 아우라를 볼 수 있다면 어떤 인연의 스침에도 정성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순회보> 18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