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을 위한 ‘감정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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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1.28 조회5,609회 댓글0건본문
연구위원 이광주
“가정화합을 이룩하고 자녀 교육에 성실을 기하여,
사회도덕을 힘써 준수하라.”(『대순지침』, p.30)
대순진리회의 사업(事業)이란 상제님께서 대순(大巡)하신 진리를 신봉(信奉)하고 광구천하·광제창생의 유지(遺志)를 받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포덕·교화·수도의 기본사업과 구호자선·사회복지·제반 교육사업의 3대 중요사업이 있다. 그중 교육사업은 학교교육·가정교육·사회교육 전반을 이르는 것인데,01 종단에서는 이 사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도주님께서는 도(道)의 본부를 부산에 설치하신 후 여러 가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전학원(典學院)을 세우셔서 도인 자녀들의 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셨다.02 도전님께서도 가화(家和)가 있는 곳에서 공(功)을 거둘 수 있다고 하시며,03 가정화합과 자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바 있다. 이는 교육이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진실하고 완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을 만드는 데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지향하는 교육의 목표도 인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어·영어·수학 등의 주요과목만을 중시하는 성적지상주의가 만연해 있다. 이런 세태 속에서 우리의 자녀들도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학교교육이 성적과 진학, 취업에 초점이 맞추어진 상황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압한 채 부모와 교사의 요구에 따르도록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관심과 존중, 사랑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생계와 미래라는 담보에 사로잡힌 채 인성이 망가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출 아동 10만 명, 학업중단 청소년 20만 명, 학교부적응 문제아 178만 명으로 추산된다.04 이런 수치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당면한 어두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을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릴 만큼 인지적, 정서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 때이므로 더욱 많은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노력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건강한 부모와 부부, 인간관계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세계 최고의 치료법과 예방법을 전파하고 있는 최성애 박사와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잘 알려진 조벽 교수 부부의 활동이 주목할 만하다. 이들 부부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진단하고 『청소년 감정코칭』과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등에서 화목한 가정, 활기찬 학교,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시한 방법이 ‘감정코칭’이다. 이 글에서는 감정코칭이 무엇이고, 청소년기 뇌의 특성이 어떠한가를 살펴본 뒤, 아이들을 건전한 인성을 갖춘 어른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감정코칭의 방법을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감정코칭이란?
감정코칭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되, 감정의 표현 방식인 행동에는 명확한 한계를 두고, 그 안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기법이다. 이것은 1960년대 이스라엘 출신의 교사이자 아동심리학자, 심리치료사였던 하임 기너트(Haim G, Ginott, 1922~1973) 박사로부터 시작되었다. 뉴욕에서 그는 청소년들이 문제행동을 보일 때, ‘행동’을 교정하려고 하기보다 ‘감정’을 이해해주면 아이들이 굉장히 호의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로부터 20년 후에 미국의 심리학자 존 가트맨(John Gottman, 1942~현재) 박사는 하임 기너트 박사의 저술을 임상적으로 연구하여 감정코칭을 체계화했다. 2000년대에는 최성애·조벽 교수가 교육학, 인간발달학, 뇌과학 등의 학문적 성과를 접목해 감정코칭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과 도구를 개발하여 한국을 비롯해 중남미와 중국, 동남아에 소개하여 그 효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처럼 감정코칭은 지난 50년간 과학적 실험과 임상실험을 거쳐 검증되고 입증된 가장 효과적인 인성회복과 인간관계회복 방법이다. 이 기법은 미국 워싱턴 주정부, 빌게이츠 재단, 미국 국방부, PBS 교육방송 등에서도 최고의 아동 양육 방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과거 심리학이 정신분석이나 행동주의에 치중했다면, 최근의 심리학은 뇌과학에 기반을 둔 인지와 정서에 치중하고 있다. 심리치료도 개인치료에서 정서에 기초한 관계치료로 바뀌고 있는데, 특히 뇌과학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감정이 우리 신체의 세포 하나하나에, 호르몬과 자율신경계 및 전반적인 두뇌활동에 즉각적이고 총체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사람들은 1905년에 개발된 IQ(지능지수)를 오랫동안 거의 절대적으로 신봉해 왔다. IQ가 높으면 공부도 잘하고 성공과 행복이 모두 보장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여러 학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 IQ는 인생의 성공이나 행복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05 첨단 뇌과학 연구도 IQ가 지능의 5퍼센트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음을 밝혔다. 사람의 장기적인 발전이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IQ가 아닌 정서지능이다. 흔히 IQ로 대표되는 기억, 지각, 추리, 계산 등이 머리의 힘이라면 공감과 소통, 이해와 감정표현, 관계대처능력 등을 정서지능이라 한다. 이는 곧 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표현하고 조절하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성공과 함께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 연구 결과 확인되었다. 또한 정서지능은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사춘기 청소년에게 정서지능은 매우 중요한데, 감정코칭은 그들의 정서지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청소년기 뇌의 특성
인간의 뇌는 크게 3층 구조로 이뤄져 있다. 가장 아래층 ‘뇌간’은 엄마 뱃속에서 거의 완성되는 것으로 소화, 배설, 수면, 체온 조절 등 생명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 그 위층인 ‘변연계’는 영유아기와 아동기에 왕성하게 발달해서 사춘기에 거의 완성된다. 주로 감정을 다스리고 기억을 주관하며, 식욕과 성욕도 여기서 처리된다. 뇌의 가장 윗부분인 ‘전두엽’은 생각, 판단, 계획, 감정 조절, 충동 조절 등의 역할을 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전두엽이 청소년기에 어느 정도 완성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뇌과학에 의하면 그보다 훨씬 늦은 나이인 27세쯤에 완성되는데 여자들의 경우 24세, 남자들은 30세쯤에 전두엽이 완성된다고 한다.
청소년의 전두엽은 초등학교 4~5학년 때쯤 가완성이 되어 책을 읽고, 숙제를 하고, 부모의 말을 듣는 등의 일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가완성된 전두엽은 어른처럼 복잡한 사고 판단을 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빠르면 초등학교 5~6학년, 늦어도 중학교 1~2학년 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대대적인 리모델링과 확장공사에 들어간다. 사춘기 청소년의 뇌는 공사 중인 집처럼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우며, 이전보다 더 많은 수면을 필요로 한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논리적으로 사고하기가 힘들어진다.06 또한 사춘기에는 감정과 기억, 욕구 등을 관장하는 변연계가 한층 예민해져서 식욕과 성욕이 왕성해진다. 뿐만 아니라 감정의 기복을 완화시켜 주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아동기나 성인기보다 40퍼센트 적게 생성된다. 일반 성인의 경우 세로토닌이 평소보다 40퍼센트 정도 덜 나오면 우울증, 불안증 환자로 본다. 그래서 사춘기에는 감정이 쉽게 불안정해지고 기복도 심하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전두엽이 미숙한 반면 감정의 뇌는 매우 활성화되어 있어서 공포, 불안, 수치심, 죄책감 등의 심리적 상처에 노출되기 쉽고 취약하다.
또한, 사춘기에는 뇌세포의 회질이07 일 년 사이에 두 배나 증가하는데, 경험을 하는 뇌세포는 강화되어 남고, 경험하지 않는 뇌세포는 소멸한다. 이 시기에 양질의 다양한 경험을 하면 건강하고 튼튼한 뇌를 구축할 수 있다. 리모델링 중인 청소년기 두뇌의 건축자재는 바로 다양한 경험이다. 이 시기에 좋은 경험을 많이 한 청소년들은 자기 뇌세포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발전시킬 수 있다. 반면 공부만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지 않으면 학습을 관장하는 두뇌의 연결망은 강화되지만 그 밖의 부분은 약해진다.
이러한 사춘기 청소년들의 뇌의 특성을 고려할 때 양육자들이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을까? 청소년들의 실수에 관대하게 대해 시행착오를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때 부모나 교사는 관리자가 아닌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아이들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숙고한 뒤 스스로 선택과 판단, 책임을 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청소년과 대화할 때는 이성과 논리, 합리의 차원에서 다가가기보다 감정과 느낌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변덕스럽고 감정이 격한 것이 정상인데,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면 감정적으로 편안해져서 전두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에게 감정코칭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감정코칭의 방법
감정이란 ‘어떤 상황에 대해 느끼는 상태’를 말하는데, 뇌과학과 심장과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성과에 힘입어 감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뇌과학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엘리엇(Eliot)의 사례는 감정이 배제된 이성이 얼마나 무력한지 잘 보여준다. 이 환자는 뇌에 종양이 생겨 감정을 주관하는 변연계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엘리엇은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경영인이었는데, 수술 후 사고 능력과 IQ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선택하는 일을 잘 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회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사랑하는 아내와도 이혼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이처럼 감정이 없다면 삶의 활기나 생명력, 즐거움, 보람 같은 것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부모나 교사 등 양육자가 아이의 감정에 반응하는 태도와 방식은 아이의 정서와 인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은 사회적인 의사소통의 중요한 형태이지만, 감정 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감정이라는 것이 아주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며 비도덕적이라고 믿는다. 본인이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이들도 감정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고 감추게 되어서 감정적으로 미성숙해진다. 스스로의 감정을 잘 모르고 타인의 감정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대물림을 하는 것이다. 반면, 감정코칭형 양육자는 아이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바람직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아이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강하게 보이면, 일방적으로 어른의 말을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문제 상황을 좀 더 넓게 보고 바람직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러한 감정코칭의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감정코칭 5단계
1단계 감정 포착하기
감정코칭의 첫 단계는 아이의 감정을 포착하는 것인데, 이때 아이의 잘못된 ‘행동’보다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에 나타난 표정을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감정을 파악하는 것이다. 표정읽기만으로 자녀와 학생들의 다채로운 감정을 파악이 어려운 경우 그들의 감정을 단정 짓기 전에 탐색이나 대화를 통해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단계 좋은 기회로 여기기
이 단계는 아이가 강한 감정을 보일 때 아이와 심리적으로 연결하고 아이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흥분하면 피가 전두엽으로 가지 않고 파충류의 뇌(변연계) 쪽으로 몰려 감정의 홍수 상태에 빠지기 쉽다.08 이때 어른이 부드럽게 대응하여 아이가 안전감을 느끼게 하고, 검사가 아닌 변호사의 입장에서 아이의 편이 되어주어야 한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고 이해받는다고 느끼면 안심이 되면서 좀 더 여유롭게 생각하고 판단하여 바람직한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3단계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하기
감정코칭 3단계는 부모나 교사가 아이에게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단계이다. 하임 기너트 박사는 “감정을 먼저 읽어주고 수용하고 공감해 주면 아이들이 어른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바람직한 행동을 한다.”라고 했다. 이 단계는 코칭의 기본 도구인 대화의 방법론인데,09 그 핵심은 다가가는 대화인 ‘경청’과 ‘공감’이다. 경청과 공감을 잘 하려면 양육자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알지 못하면 자녀나 학생의 감정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정을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으로 구분하지 않고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공감해줄 때 비로소 감정코칭을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문제 해결에 급급하지 말고 아이의 감정이 여러 층이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면서 열린 질문으로 탐색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자녀는 부모에게 신뢰를 갖고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서로의 관계를 개선시키고 발전시키는 토대가 된다.
4단계 감정에 이름 붙이기
이 단계는 자녀나 학생들이 막연하게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명료하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해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낀다. 또한 자기감정의 정체를 알게 되니 논의하기가 쉬워지고 대처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우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좌뇌의 언어로 연결시켜 줌으로써 감정이 이성과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다. 이때 감정에 이름을 제대로 붙이려면 성급하게 아이의 감정을 단정 지어서는 안 되고, 감정코칭 3단계에서 충분히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5단계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끌어주기
감정코칭의 마지막은 아이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경험부족과 전두엽의 미성숙, 리모델링 등으로 분별력과 판단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부모나 교사가 그들을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끌어줄 필요가 있는데, 이때 중요한 점은 훈계를 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감정코칭의 3, 4단계를 수차례 되풀이하면서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아이가 스스로 말하도록 이끌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양육자가 아이들을 진심으로 이해해야 그들이 동의할 수 있는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성애 박사는 2009년에 한 학기 동안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그 학생들은 미혼부모에게서 태어나 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이어서 학교에서 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최 박사는 ‘문제 행동은 있되 문제 학생은 없다’는 조벽 교수의 교육철학에 따라 21명의 학생들에게 감정코칭을 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자 3주 후부터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났다. 태도가 달라지고 의욕이 생겼으며, 또래관계가 좋아지고 학습능력도 향상되었다. 집중력과 문제해결능력이 향상되었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며 자신의 감정도 잘 조절했다. 사회적 적응력도 우수해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으며, 질병에 덜 걸리게 되었다. 이처럼 감정코칭은 학습능력은 물론 가정 및 학교생활에서 아이들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켰다.
처음 감정코칭을 할 때는 ‘이 힘든 걸 매번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감정코칭을 하면 할수록 신뢰감과 유대감이 생겨서 점점 쉬워지고 자연스러워진다. 반드시 5단계를 모두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3단계까지만 확실하게 해도 대개는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온다. 또 아이들이 강한 감정을 보일 때마다 감정코칭을 하지 않아도 된다. 3번에 1번 정도만 해도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아이들이 차분하게 대안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시간에 쫓기거나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또는 양육자의 심신이 불편할 때는 감정코칭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잘못된 방식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가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게 만든다. 하지만 감정코칭은 아이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아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이것은 감정코칭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아이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진정으로 존중하며 배려하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는 최근 심리치료의 새로운 경향인 긍정심리, 긍정치료, 장점치료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감정코칭은 부모·자식 간이나 사제지간뿐만 아니라 부부, 학우, 동료 등을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다.
예로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해서 가정이 화목(和睦)해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고 했다. 도전님께서도 “가화가 있는 곳에서 공(功)을 거둘 수 있으니 가정화합에 대한 교화를 먼저 하라.”고 당부하셨다.10 도인들 각 가정의 화목하고 화합된 모습은 상제님의 덕화를 선양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의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도리를 바르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힘을 기울여 아이들이 올바르고 건전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해와 갈등에서 비롯된 불화나 척을 해소하고 원활한 소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감정코칭이다. 도인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러한 기법을 적극 활용한다면 가정의 화목은 물론 방면의 사업에도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도전님께서 임원들은 항상 마음의 문을 열어 남의 의사를 존중하고 통심정(通心情)의 자모지정(慈母之情)으로 수반도인들을 대해야 심복(心服)을 얻을 수 있다고 하셨다.11 임원들이 감정코칭의 기법을 도입해 수반들의 심정을 먼저 살피고 경청과 공감, 다가가는 대화를 통해 그들을 지도해 나간다면 상호 통심정이 되어 화합과 단결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상제님께서 “속담에 ‘무척 잘 산다’ 이르나니 이는 척이 없어야 잘 된다는 말이라.”(교법 2장 44절) 하셨듯이, 막히고 걸리는 것이 척인데 감정코칭은 도인 상호간의 소통과 화합을 가로막는 척을 없앨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도인은 자녀 교육이나 방면의 사업에서 이성적인 지도와 교화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자모지정의 마음으로 자녀와 도인들의 심정(心情)을 먼저 살핌으로써 가정화목과 방면의 화합·단결을 이루어 포덕천하(布德天下)에 이바지해 나가야겠다.
<대순회보> 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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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대순지침』, p.97; p.102.
02 《대순회보》 29호, 「도전님 훈시」
03 『대순지침』, p.29.
04 최성애·조벽, 『청소년을 위한 감정코칭』 (서울: 해냄, 2012), p.4 참조.
05 1921년 스탠퍼드대학교의 루이스 터먼 교수는 캘리포니아 주의 초등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IQ검사를 실시했다. 그중 IQ가 135 이상인 학생 1,500명을 추린 후 그들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장기간에 걸친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IQ는 학업이나 직업적 성공, 결혼 생활 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연구인 그랜트 연구(Grant Study)는 하버드대학교 졸업생 268명을 포함해서 총 800명 정도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임종할 때까지 추적 조사한 것인데, 이 연구에서도 IQ는 인생의 성공이나 행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최성애·조벽, 『청소년을 위한 감정코칭』 (서울: 해냄, 2012), p.45]
06 뇌과학이 연구되기 전, 많은 어른들은 체격이 크고 성숙해 보이는 청소년들이 어른만큼 판단할 수 있다고 오해했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사춘기의 의도적인 반항이나 성질이 나쁜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07 인간의 뇌는 백질과 회질로 나뉜다. 이중 회질은 신경세포가 모여 회색빛을 띄고, 백질은 신경세포에서 나온 전선의 기능을 지닌 신경돌기가 모인 곳으로 백색을 띤다.
08 아동기에는 전두엽이 미성숙하고 청소년기에는 전두엽이 리모델링을 하기 때문에 충동이나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감정코칭과 함께 자기진정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기진정의 첫 단계는 심장에 집중해서 천천히 5초 동안 숨을 들이쉬고, 5초 동안 천천히 내쉬는 것이다. 이렇게 몇 번만 해도 안정되지만 호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 단계는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의 심장은 생각할 때는 심박변동률이 불규칙하지만 긍정적 감정, 특히 감사함을 느낄 때 심박변동률이 안정상태로 변하고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 이 자기진정법을 약 3분에서 5분 정도만 실천해도 스트레스가 진정되고 마음이 안정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 [최성애·조벽, 『청소년을 위한 감정코칭』 (서울: 해냄, 2012), pp.148~149 참조]
09 대화의 3가지 유형: ①원수 되는 대화 - 상대의 말을 즉각적으로 반박하거나 비웃는 것. ②멀어지는 대화 - 상대방의 말과 다른 말로 화제를 바꾸거나 딴소리를 하는 것. ③다가가는 대화 -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수용하거나 공감해 주는 것.[최성애·조벽, 『청소년을 위한 감정코칭』 (서울: 해냄, 2012), p.179]
10 『대순지침』, p.29.
11 《대순회보》 8호, 「도전님 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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