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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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1.28 조회5,521회 댓글0건본문
연구위원 김대현
삶을 즐겁게 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맛있는 음식, 멋진 옷, 좋은 물건, 삶을 즐거움으로 수놓는 형형색색의 취미 등 많은 것들이 떠오를 듯합니다. 그런데 그다지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우리를 충분히 즐겁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화’입니다.
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먼저 상대가 있어야 하고 또한 서로에게 편안한 때와 장소 그리고 따뜻한 차 한 잔 정도면 넉넉하겠지요. 즉 대상과 시공간 그리고 따뜻한 온기가 있다면 우리는 대화라는 너무도 행복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놀이를 즐기는 데도 엄연히 규칙이 있습니다. 그것을 잘 이해 못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무의미하고 유쾌하지 않은 기억만 남기게 됩니다. 그 규칙이란 다름 아닌 상대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배려와 존중, 깊고 편안한 호흡으로부터 나오는 기품(氣品)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로부터 나오는 이야깃거리입니다. 어쩌면 그러한 규칙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해서 대화가 가진 진정한 가치와 즐거움을 잊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대화라는 놀이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영혼을 잇는 징검다리 놀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선 배려와 존중은 나의 마음을 열고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게 합니다. 깊고 편안한 호흡은 심신의 안정을 통해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영혼의 안식처로 만들고 자신의 품성을 고귀하게 합니다.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로부터 나오는 이야깃거리는 영혼의 양식이 되어 서로의 삶을 깊고 풍요롭게 채워줍니다. 마치 공놀이를 하듯 대화의 오고 감 속에서, 따뜻한 정감은 나눌수록 온유해지고 그 온유함은 주어진 시공간을 가득 채우는 향기가 되며, 그 향기 속에서 진리라는 삶의 양식이 서로의 영혼을 충만케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따뜻하고 소박한 차 한 잔을 두고 평온과 기쁨이 오가는 삶의 충만, 이처럼 대화는 곧 하나 됨의 놀이인 것입니다.
<대순회보> 1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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