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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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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7.05 조회5,6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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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이광주

 

올해 초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구미나들목 200미터 전방에서 레커차와 대형화물차, 버스가 일렬로 늘어서서 경부고속도로의 한쪽을 완전히 막아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의 행동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1차로에는 사고를 당한 소형 승합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생명이 위급하다고 판단한 레커차 기사는 구급차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여 사고현장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다른 기사들의 협력을 얻어 고속도로의 한쪽 방향을 완전히 차단한 것이다. 그 덕분에 승합차 운전자는 제때 치료를 받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01 이 뉴스를 접하고 레커차 기사의 기지에 감탄하면서도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관심과 배려가 위급한 상황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절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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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이러한 배려가 가진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여 세간의 큰 주목을 받은 책이 있다. 한상복 씨가 저술한 『배려』가 바로 그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2000년대 초반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러한 경향은 출판시장에 자기계발서 열풍을 가져왔다. 오늘날 ‘N포세대’라는 말처럼 당시에도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풍요로울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경쟁을 통한 성공만을 추구하지 않고 부족하더라도 자기만족과 보람에 더 가치를 두기 시작했다. 『배려』는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하여 ‘배려’를 키워드로 경쟁하는 삶이 아니라 배려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성공과 공존의 길임을 제시한 것이다. 한상복 씨는 12년간 기자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에 귀를 기울였다. 그 가운데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을 이끌어간 사람들의 공통점이 ‘배려’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것에 착안해 이 책을 집필한 것이다. 『배려』는 2006년 출간 이후 2년여 만에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성공지상주의의 그늘에 가려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배려의 가치를 소설 형식을 빌려 저술한 것이다. 주인공인 ‘위’는 수석 입사 후 기획실에 배치되어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여 입사 7년 만에 차장으로 승진한다. 이런 그가 정리해고 대상인 프로젝트 1팀의 차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직장에서의 역경이 시작되고, 가정에서는 아내가 딸을 데리고 나가면서 이혼의 위기에 직면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이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한 것이었다. 프로젝트 1팀으로 옮긴 뒤 ‘위’는 회사 고문인 인도자를 만나 자기중심적인 사고만 하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배려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게 된다.

 

그 후 ‘위’는 구조조정의 위기에 놓인 프로젝트 1팀의 팀원들과 함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아내와의 관계개선도 도모한다. 그 과정에서 인도자로부터 성공적인 삶을 위한 3가지 조건(행복의 조건, 즐거움의 조건, 성공의 조건)을 하나하나씩 배워나간다. 그것은 자신을 위한 배려인 솔직함, 너와 나를 위한 배려인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모두를 위한 배려인 통찰력을 가지는 것이다. 이 3가지 조건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배려였다. ‘위’는 먼저 스스로 솔직해짐으로써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했으며, 이를 통해 마음의 안정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프로젝트 1팀의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의 즐거움도 알게 된다. 더 나아가 인생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모두를 위한 배려인 통찰력, 즉 지혜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현대인의 상징과도 같았던 ‘위’. 그는 배려를 통해 직장에서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 1팀의 위기를 극복하고 부장으로 승진했으며, 아내와의 관계도 다시 회복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갔다. 그 과정에서 진정한 성공은 경쟁만이 아닌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한 공생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그가 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막내 사원에게 한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회에 경쟁만이 존재하지는 않아. 배려가 함께 있기 때문에 유지되는 거야. 성공하는 조직, 발전하는 기업을 생각해봐. 그들은 ‘배려를 위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상대방과 고객의 만족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배려야.”02

 

 

주인공 ‘위’의 말처럼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경쟁이 아닌 함께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생각해서 사람을 대하고 자신은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먼저 나누고 베풀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실천은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변과 사회를 둘러보고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다 보면 성공 또한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출간 이후 『배려』는 많은 기업의 CEO들이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이 되었으며,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들로부터 ‘취업준비생 필독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것은 저자의 말처럼 배려가 나를 넘어서는 도약대이며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언급한 ‘배려’의 가치와 의미는 상생(相生)의 도(道)를 실천하고 있는 도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주인공이 자신에 대한 배려인 솔직함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모두를 위한 배려로 나아갔듯이, 도인들은 무자기(無自欺)를 바탕으로 가정화목, 이웃화합, 세계평화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배려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것은 상생대도(相生大道)의 기본원리요 구제창생(救濟蒼生)의 근본이념인 ‘남을 잘 되게 하라’는 훈회와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배려’는 수도인들이 가정과 사회, 방면(方面)에서 남을 잘 되게 하는 구체적인 실천 덕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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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배려’의 실천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며, 이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수도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타인을 위한 배려가 자신의 발전은 물론 조직의 발전과 더 나은 삶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덕목임을 강조하고 있다. 더구나 상제님께서는 “우리의 일은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이니라”(교법 1장 2절)고 하시며 전명숙이 죽어서 잘 되어 조선명부가 된 사례를 말씀하셨다. 우리의 일이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임을 분명하게 자각한다면 배려의 실천이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평소에 언덕(言德)을 잘 가지고 후의(厚意)로써 호감을 얻으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화합 단결해 나가는 것이 곧 배려의 적극적인 실천이기 때문이다. 간혹 남이 나의 덕(德)을 모르더라도 상제님과 천지신명들은 모두 알고 있으니 이에 괘의치 말고 자신의 도리(道理)를 다하며 맡은 바의 직분에 충실한 것이 수도인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이러한 배려가 습관이 되어 남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인망(人望)을 얻게 되고 이것이 신망(神望)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과 배려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밝고 따뜻하게 해준다. 이는 또한 상제님의 덕화(德化)를 널리 펴는 일이므로, 수도의 목적달성에도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01 이성훈, “1초가 급해” 고속도로 막고 119 길 터준 의인들 - SBS 뉴스 (2017. 1. 25)

02 한상복, 『배려』 (경기: 위즈덤하우스, 2006), pp.247-248.

 

 

<대순회보 1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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