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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기쁨과 다이돌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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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4.23 조회3,9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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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김대현

 

 

석가모니는 보리수나무 아래서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 5주간 그 곳에서 기쁨에 잠겨 있었다고 한다. 해탈이란 불교에서 탐(貪), 진(瞋), 치(癡)로부터 벗어나 고요해진 평정의 경지를 뜻하는데, 그렇게 깨달음으로 해탈한 마음은 번뇌의 불꽃이 사라져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해진다고 한다. 수행의 경지에 이른 석가모니의 기쁨은 분명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기쁨의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상태일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에서 그와 관련해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일명 ‘감동 호르몬’이라고도 하는 ‘다이돌핀(didorphin)’에 관한 연구결과다.

 

다이돌핀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우리에게 익숙한 엔도르핀(endorphin)에 대해서 살펴보자. 잘 알려져 있듯 엔도르핀은 웃을 때 뇌에서 분비되는 웃음 호르몬이다. 인간은 잠 자는 가운데 오감의 작용이 침잠되고 그로 인해 뇌파가 알파(α)파로 변하면서 편안한 안식에 접어든다. 하지만 깨어있을 때도 알파파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중 하나가 엔도르핀이 분비될 때라고 한다. 엔도르핀이 질병 치유의 기적을 일으키는 이유가 바로 이 극도의 편안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또한 엔도르핀은 마약성분인 모르핀보다 백배나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가지고 있으면서 부작용이 없는 호르몬으로 극한의 고통과 각종 질병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한다.

 

그런데 다이돌핀은 바로 이 엔도르핀의 4,000배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엔도르핀이 웃을 때 생성된다면 다이돌핀은 감동과 기쁨의 상태에서 생성된다고 한다. 엔도르핀이 암을 치료하고 통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면 현대의학이 새롭게 발견한 다이돌핀이 엔도르핀의 4,000배의 효능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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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돌핀이 감동과 기쁨의 상태에서 생성된다면 그 감동과 기쁨은 어떤 것으로부터 느끼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할 때 느끼는 것이며, 대자연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모습에서 느끼는 것이며, 예술과 진리가 인간의 영혼 깊숙한 곳에서 공명할 때 느끼는 것이다. 사랑과 진리 그리고 존재하는 만물과 우주라는 이름의 예술작품, 이들로부터 인간은 그 스스로에게 감추어져 있던 신의 생명수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현상 속에서 종교와 수행 그리고 예술과 학문의 본질에 대한 성찰도 새롭게 하게 된다. 신의 무한한 사랑과 진리의 빛을 가슴에 담아 그것을 학문과 예술의 형상으로 표현하고 수행 속에서 궁극적으로 합일하는 것은 인간이 진실로 행복할 수 있는 길, 그리고 인간 내면에 이미 감추어진 천국을 발견하는 길임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인간의 육체가 종교와 수행 그리고 예술과 학문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다이돌핀이라는 물질을 통해 그 응답해주는 것과 같다.

보리수나무 밑에서 해탈에 이른 석가모니의 기쁨 속에서 한편으로는 다이돌핀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물론 대성인의 깨달음을 육체 속에서 일어나는 물질적 작용으로 환원한다는 것이 무리일 수는 있겠지만 이 가운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사랑과 진리의 삶을 사는 이는 분명 인간 육체의 감추어진 힘을 깨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사랑과 진리 가운데 심신을 안정케 하는 공부와 수행은 의식의 현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육체의 반응인 다이돌핀의 실제 작용 속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추구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어찌됐건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행복의 정의가 조금씩 다를 수 있더라도 행복은 늘 인간의 이상 가운데 있는 단어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 다이돌핀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우리가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을 안고 있다. 물질적 욕망과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쾌락에 마취되어 가는 인간의 삶에 사랑과 진리 그리고 수행의 삶이 우리 안에 잠재된 보편적이며 이상적인 행복의 가능성을 일깨운다는 사실이다. 손에 잡히는 물질적 이익을 향해 쇄도하는 이에게 다이돌핀은 사랑과 진리의 삶이 결코 하나의 보기 좋고 흐뭇한 감상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정신의 실질적인 힘이며 그것이 인간을 육체의 숨겨진 영역으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랑과 진리의 감동을 맛본 이에게만 열리는 그 천국의 영역으로 말이다.

  

  

<대순회보 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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