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것, 마음을 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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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경아 작성일2018.12.11 조회5,668회 댓글0건본문
잠실31 방면 선무 김경아
보이는 몸의 장애는 육안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장애는 눈으로 볼 수없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철통 같은 제 마음이 열리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부끄럽지만 고백하건데 상제님의 도를 만나서 중환자인 제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각분들, 후각들, 도우들, 같은 연락소 식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자 무뚝뚝한 제가 용감하게 글로써 조금이나마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처음에 도에 입도해서 ‘수도인’이라는 호칭을 가지고 도를 닦는 사람들을 보면 경건함과 신비로운 오로라가 수도인들을 감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전경』에 “악장제거무비초 호취간래총시화”라는 말이 있듯이 처음 도를 접하는 제 마음은 꽃밭이어서 수도하는 사람자체가 대단하고 멋있고 근사해 보였습니다. 모든 수도인이 신선 선녀처럼 보였던 순수한 초발심이…
제 마음에 원망하는 마음과 분노하는 마음, 그리고 속에 있는 화기운이 부글부글 올라오면 한없이 자비롭고 인자한 선각의 목소리는 호랑이 목소리로 들리고, 가로로 긴 거시적인 눈을 가져서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교령의 눈은 잘못된 것을 칼같이 지적하는 매의 눈으로 보이고, 정확하고 반듯한 충고를 해주는 선사의 명석한 두뇌는 인정머리 없는 차디찬 컴퓨터같이 느껴지고, 재주 많고 귀여운 막내 김선무는 원숭이가 재롱부리는 것처럼 하찮게 보여집니다.
얼마나 인간의 마음이 간사한지요.. 이렇게 사람을 극단적으로 보고 있는 제 자신도 싫어지고 모두를 외면하다가 마음에 있는 화가 제 몸까지 아프게 해서 쓰러졌을 때! 그제야 주변에 원망하는 마음을 뿌리고 다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본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라는 걸 느끼면서 지난날의 제가 바보 같아서 혼자서 훌쩍 훌쩍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눈은 바깥에 있어서 남을 평가하기만 하고 정작 자기 자신의 마음의 눈은 감아버린 채 남 탓을 하면서 모든 걸 원망하고 있는 어리석은 저 자신을 보고 있으면 과연 내가 수도하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과 동시에 부끄러움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사실 상대방이 있어 내 마음을 볼 수 있는 것인데 또한 상대방이 있어서 내 마음을 줄 수 있고 쓸 수 있고 고마운 것인데…,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과 동시에 주변에서 이렇게 이기적인 제 자신과 같이 지내면서 얼마나 맘이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저는 주변에 핵폭탄을 뻥뻥 터트리며 다니고 주변 사람을 불신하는 마음으로 폭을 잡고 있었는데 이런 저와 반대로 수도하는 사람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분명히 알고 고쳐가려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늘 베풀어 주려고 하는 선각분들의 정성과 부족하지만 마음을 보태주어서 같이 뜻을 모아주는 후각들, 서로를 위하고자 하는 도우들의 마음이 합해져서 제가 이기심의 굴레에 조금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젠 저 또한 불신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잘못을 찾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의 마음을 자주 들여다보고 마음을 열어 다가가서 주려고 노력하면서 조금씩 바뀌어졌습니다.
이런 마음의 변화를 가능하게 해주신 도의 인연이 귀하고 가치 있는 것 같습니다. 20년이 넘게 닫힌 마음으로 살아와서 거의 마음을 안 쓰며 살고 싶었던 저의 마음을 살아 있게 해 주신 선각분들과 후각들, 그리고 주변 도우들과 연락소 식구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대순회보> 1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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