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축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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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희 작성일2018.08.22 조회5,915회 댓글0건본문
부평9 방면 평도인 이은희
모두 잠든 깜깜한 새벽 1시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청결히 하고
옷매무새 단정히 하고
조심스레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가쁜 숨을 고른다.
밝은 조명 거두고
단 하나의 촛불과
단 하나의 향을 따라
마음 가다듬으며
상제님께 심고 드린다.
오늘 하루,
헛되고 욕되고 삿된 일은 없었는지
오늘 하루,
과하고 부족함은 없었는지
오늘 하루,
알고도 지은 죄, 모르고도 지은 죄는 없었는지
가슴 깊이 절절해지며
눈물 한 방울 고인다.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주문 봉송한다.
봉축주, 태을주, 기도주……
주문을 감을수록
주문의 소리가 커질수록
바깥세상의 새벽은 점점 더 깊어지고
내 마음도 천천히 깊어진다.
<대순회보> 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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