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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보낸 한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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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현정 작성일2018.12.17 조회6,0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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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릉7-2 방면 선무 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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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체장애아동학교에서 진행된 봉사활동에 참여한 필자

  

  지금까지 수도하면서 ‘도수’라는 말이 이토록 와 닿았던 적이 있었나…. 때는 2017년 설이 막 지났을 때다. 여느 때처럼 명절을 보내고 다 같이 교화를 들었다. 그러나 그날은 조금 달랐다. “모든 것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어떤 힘든 상황일지라도 긍정적으로 말하면 그렇게 된다. 2017년 한 해 목표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일 년이 지나면 그렇게 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해주시는 말씀에 그날 나는 스스로, 그리고 상제님께 진정으로 ‘참된 수도’를 하겠다고 심고 드렸다.
  그다음 날부터 나에게 시험이 찾아왔다. 원래 24시간이 이렇게 길었던가…. 모든 상황이 점점 꼬이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정한 바를 되새기며 심고 드리고, 좋아질 것이라 믿고 정성 들였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점차 하던 일이 줄어들며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3일이라는 시간이 생겼다. 희한하게도 수강날짜와 딱 맞는 3일이 말이다.
  처음 하는 수강. 정말 정성을 많이 들일 기회라고 하는데…. ‘겁액을 풀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시나 보다 열심히 정성 들이고 기운 모시러 가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교화 듣고, 기도를 모시고, 심고를 많이 드렸다. 최근 몇 년간 이렇게 마음이 안정되고 도가 감사한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좋았다. 그리고 바로 이틀 뒤, 공부를 들어갔다. ‘정성 들이고 공덕 짓는 것이 정말 크구나.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정성 들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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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 다녀와서 방면 임원분께 상의를 드리고, 도에 정성 들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던 중, 때마침 ‘대순 화합 한마당’ 공연 팀 연습이 시작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순의 도인들이 화합하고자 모이는 자리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에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공연 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5주간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무엇보다 방면이 다른 사람들이 같이 모여 ‘대순 화합 한마당’을 준비하며 ‘마음이 같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한마당 당일 몸소 체험했다. 그리고 한 번 더, 정성을 들일 큰 기회가 주어졌다.

  베트남! 그곳에서 우리는 대진국제자원봉사단(DIVA)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분당제생병원의 의료봉사 팀과 함께 해외봉사를 가게 되었다. 문화봉사, 의료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순진리회를 알리고, 선양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그동안 나를 위한 배낭여행은 다녀봤지만, 이번처럼 큰 의미가 있는 자리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고, 동시에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믿었다. 이미 ‘대순 화합 한마당’에서 한 번의 경험을 했기에.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공연 팀은 베트남에 가기 일주일 전에 다시 모였다. 그리고 정말 놀랐다. 3일간 4번의 공연일정, 16개의 공연 곡들, 그 밖에 다른 봉사활동 일정들을 보며 ‘이게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인가?’ 싶어서 말이다. 그러나 어쩌랴. 믿을 수밖에. 나 혼자가 아니기에, 화합의 힘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을 경험했기에 나를 그리고 우리를 믿었다.
  일주일간 열심히 준비 후, 6월 6일, 우리는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비행기를 타고 설레던 마음도 잠시, 5시간을 날아가 도착한 곳은 폭염 속이었다. 작렬하는 태양, 40도에 달하는 찜통 같은 더위, 줄줄 흘러내리는 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베트남 사람들의 인사. 정신없는 틈 속에서 일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번 봉사활동은 하노이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타이응우옌 성에서 진행했다. 도착한 첫날은 이튿날에 진행될 문화봉사와 의료봉사를 준비하며 지나갔다. 처음 밟는 낯선 땅, 낯선 사람들, 낯선 언어 속에서 봉사활동을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가까워지기 위해 애쓰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하루가 흘러갔다.
  이튿날 오전, 의료봉사 팀이 타이응웬성 푸르엉군 특장면(Thai Nguyen, Phú Lng District,Tc Tranh) 환자들을 진료하는 동안 문화봉사 팀은 환자의 아이들에게 네일아트, 작은 액자에 사진 담아주기, 타투, 풍선아트를 진행했다. 나는 손재주가 부족해 타투팀에서 열심히 분무기로 물만 뿌렸는데도 너무나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저녁 8시 드디어 특장면 마을 사람들 앞에서 첫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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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체장애아동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 

 

  오프닝은 베트남 사람들의 전통춤으로 장식했고, 풍물 팀과 K-POP 팀이 나머지 공연을 진행했다. 이렇게 오게 됐으니 잘하고 싶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대순진리회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정말 긴장됐다. 가만히 있어도 숨 막히는 더위에 긴장된 마음마저 더해졌지만, 오히려 머릿속은 그렇게 맑고 깨끗할 수가 없었다. 첫 곡부터 안무를 다 잊었다는 소리다. 정말 무슨 정신으로 첫 공연을 마무리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기억나는 단 두 가지는 한 시간 반 동안 일심으로 ‘상제님’만을 외쳤다는 것과 팀원들을 철석같이 믿고 의지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첫 공연은 무사히 마무리되고, 혼란했던 내 상태와는 상관없이 결과는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어리둥절하게 보냈던 이튿날과는 다르게 셋째 날은 좀 더 정성 들이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낮에 지체 장애학교에서 진행된 봉사활동들은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 나라가 다르고 언어가 달라서 생기는 어려움보다도 지체장애에서 비롯되는 어려움은 더 클 것으로 생각했다. 노력으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헛된 우려였다. 사람들이 지체장애를 뛰어넘어 마음을 주고받는 법에 익숙해서였을까? 말이라는 수단이 아니어도 우리를 진심으로 대해주고, 진심으로 고마워해 주는 부모님과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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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저녁, 베트남에서의 두 번째 공연이 타이응우옌 공업대학교에서 펼쳐졌다. 전날 진행된 공연이 마을에서 열린 작은 공연이었다면, 이번 공연은 우리 입이 벌어질 정도로 컸다. 대학교이다 보니 학생들은 천 명 이상이 모였고, 대학 관계자, 베트남 방송국, 기자들도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대학교에 도착해서 공연 규모를 보고 놀란 내 심정은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어떻게 표현하면 전달이 되려나…. 전날의 긴장감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 ‘새하애짐을 넘어서 투명해지려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끊임없이 동작을 되새기고, 되새김과 동시에 잊어버리기를 반복했다’고 한다면 조금 표현이 될까.
  그런 나를 보고 K-POP 팀장님이 “화합하는 거야. 즐겁게 하면 돼”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면 전날의 혼란스러웠던 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감사하게도 말씀을 듣는 순간 ‘아차,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며 나는 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첫 공연 때, 불안함 때문에 상제님을 찾았던 마음과는 다른 의미로 아주 절실히 상제님을 찾았다. ‘상제님,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머릿속이 이렇게 새하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너무 부족하니 신명을 믿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조건 믿고 하겠습니다. 이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덕화가 펼쳐지길 간절하게 빕니다!’라고 마음속으로 우렁차게 소리치며 말이다. 결과는 대성공. 관중들도 감동하고, 그 모습을 보는 우리도 감동하고, 천 명이 되는 사람들이 감사함 속에 하나가 되는 귀중한 하루였다.
  그리고 넷째 날이 되었다. 이날은 오전과 오후 공연 2개가 있는 날이었다. 그동안 다양한 변수를 겪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상황에서도 서로에 대한 믿음이 견고해졌다. 잘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공연이 있을 것이라는 공지가 늦어져서 느지막이 학생들이 하나둘씩 모였던 상황이든, 가장 뜨거운 12시에 선풍기가 한 대뿐인 작은 공연장에서 하게 된 공연이든,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와 동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든지 간에 별로 중요치 않았다. 같이 어우러져서 즐거우면 그 자체가 감동이었고, 훌륭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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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과대학에서 마지막 공연

 
  최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했던 4일이 지나니, 마지막 날은 대진국제자원봉사단 전원이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았다. 값진 시간이 지나가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문득문득 생각나서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한여름 밤의 꿈’인 것 같다. 봉사하고, 공연하던 그 순간에도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으니, 다녀온 지금은 오죽할까….
  그러나 어느새 많이 변해있는 나 자신을 보며 봉사활동을 다녀온 것이 현실임을 자각한다. 올 한 해 참된 수도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정성 들여왔던 6개월의 시간을 돌아보면 정말 한 치의 오차 없이 물 샐 틈 없는 도수가 펼쳐진 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생각한다. 당시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언젠가 때가 되면 대순진리회라는 이름만 들어도 물밀 듯이 치성을 모실 날이 올 거라고 하는데 그것이 정말 가능할 것 같다’고 말이다.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감사하고, 해외봉사를 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상제님을 알리기 위해, 대순진리회를 알리기 위해 애써온 수많은 도인의 정성에 감사한다. 나 또한, 정성이 쌓이고 쌓여 모든 사람이 상제님을 알게 될 그날까지. 도인 중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수도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

<대순회보> 1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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