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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평화의 올림픽 개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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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공균 작성일2018.12.18 조회6,0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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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이공균

사진: 평창2018 개회식 TV 방송 영상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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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가요. 평창!”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연설을 마무리하며 한국어로 외친 말이다. 그는 “전 세계는 올림픽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는다. 우리는 평화와 조화(調和)를 통해 다름을 극복할 영감을 전할 것이다”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은 세계평화를 위한 올림픽 정신의 상징이 되었다”라고 했다. 이날, 올림픽 정신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하는 염원이 “함께 가요. 평창!”이라는 말과 함께 세계로 전달됐다.
  IOC 위원장의 메시지는 개회식에서 더욱 아름답게 표현됐다. 무대는 지극히 동양적이고, 한국적이었다. 자연이 어우러지고, 신명이 함께했다. 조화(造化)하는 자리 가운데 인간이 있었다. 그리고 융합했다. 만물이 화합하여 만들어진 평화로 지상천국이 보이는 듯했다.
  개회식은 평화의 종이 울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종소리는 평화를 상징한다. 보신각, 임진각, 월정사 등 대한민국 곳곳에 있는 종이 동시에 온 누리에 울려 퍼졌다. 곧 다섯 명의 아이가 등장해 모험을 떠난다. 다섯 아이를 뜻하는 숫자 5는 세계의 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 오륜에서 가져왔으며, 동양의 전통 사상인 나무[木]·불[火]·흙[土]·쇠[金]·물[水]의 오행(五行)으로 표현됐다. 아이들이 도착한 곳에서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들이 영상으로 떠오른다. 그곳에서 사방신(四方神)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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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백호, 수호랑에 이끌려 평화의 땅을 찾아 떠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올림픽 스타디움 무대이다. 이어 청룡, 주작, 현무가 나타나면서 신화와 현실이 조우하고, 고분 벽화 속 사람들이 등장하여 과거와 미래가 손을 잡는다. 웅녀의 등장으로 신과 인간, 자연의 화합이 어우러진다. 세상이 평화로울 때 등장한다는 봉황과 인면조가 등장하여 평화롭고 조화로운 세상을 알린다. 종국에는 별들이 떠오르며 천상열차분야지도를 하늘에 그려낸다. 신과 사람, 자연이 조화하여 만들어지는 평화가 평창 동계올림픽 서막을 장식한다.
  이어진 ‘태극 : 우주의 조화’ 퍼포먼스는 음양(陰陽)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으로 표현됐다. 어둠 속에서 빛이 모여 기운을 형성하는 가운데, 음양을 나타내는 장고01를 든 연주자들이 향연을 펼친다. 기운이 커짐에 따라 장고의 춤사위도 현란해진다. 무극에서 태극이, 4괘에서 8괘가 그려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음양이 조화되는 장면을 경이롭게 그려내고 있다. ‘대순이 원이고 무극이고 태극이다’는 포정문의 구절이 그윽하게 떠오른다. 퍽 인상 깊은 순간이다.
  선수 입장에서 한국과 북한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으로 입장한다. 그동안 전쟁과 분단으로 점철된 가슴 아픈 이미지가 올림픽을 통해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거듭난다. 선수단 입장이 끝난 후, 한 폭의 산수화처럼 대한민국의 봄·여름·가을·겨울이 영상에 비치고 정선아리랑이 까마득히 울려 퍼진다. 흐드러지게 핀 하얀 메밀꽃밭 위로 다섯 아이가 아우라지 뗏목을 타고 등장한다. 불현듯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불기 시작하지만, 이내 빛이 드리운다. 시련과 고난의 역사를 살아온 한국인의 인내와 끈기를 표현한 장면이다. 곧 메밀밭 사이로 반딧불이가 날아올라 은하수를 그려낸다. 희망과 꿈을 상징하는 반딧불 너머로 미래의 문이 열린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꿈을 이룬 자신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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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기술력을 가진 의사, 인공지능 로봇 개발자, 홀로그램 속 팝스타, 디지털 도시 시뮬레이터, 스마트 기술로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 아이들 앞에 열렸던 미래의 문은 상상력을 실현해주는 포털02이다. 사람 중심의 기술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의 모습. 원하는 걸 모두 이룰 수 있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상이다.
  이윽고 소통과 연결의 세상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비보잉(B-boying), 하우스(house) 등 장르가 다른 춤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다. 사람들은 소통으로 서로 연결된다. 가운데에서 황금색 빛이 하늘로 뻗친다. 링크 투 월드(LINK TO WORLD). 평화를 향한 바람이 빛기둥을 통해 온 누리에 퍼져나간다. 이 장면은 마치 영화 ‘토르’에서 본 신과 인간세계를 연결하는 포털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화합과 평화를 표현한 개회식 공연의 마지막 피날레는 인간이 쌓은 기술력의 절정으로 그려졌다. 1218개의 드론이 하늘에서 빛으로 만들어낸 비둘기, 사람, 오륜기의 모습은 세계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환상 그 자체다. 인간이 쌓은 기술력이 평화의 상징을 나타내는 예술로 승화되는 순간이다. 드론 불빛 아래, 드디어 피겨의 여왕 김연아가 올림픽 성화에 불을 붙이고 불도깨비들이 나와 난장을 벌인다. 무대에 벌떡 솟은 솟대에 불이 붙어 도깨비의 춤사위와 어우러진다. 성화에서 시작된 열정의 불꽃은 도깨비들의 불놀이와 함께 축제의 시작을 축하하며 17일간의 동계올림픽 서막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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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회식이 끝난 후, 한국은 더욱 뜨거워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열정에 열기가 더해졌다. 개회식 이후 BBC, CNN 등 주요 외신들은 대부분 ‘판타스틱(fantastic: 환상적인)’을 외쳤다. 세밀하고 세련된 무대였으며, 조화와 융합,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로 세계를 하나로 만들었다고 연일 보도했다.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이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에 환호하는 이유는 화합과 평화의 가치가 다양성을 넘어 하나로 통용될 수 있는 커다란 이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신과 인간, 자연의 화합과 조화는 평화라는 커다란 메시지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 대순사상의 이념과 닮아있다. 개회식을 보는 내내 지상천국이 이런 모습일까 상상했다. 인간 존중이 핵심인 조화로운 세상은 마치 대순사상의 이념이 담겨있는 지상천국의 데칼코마니03를 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늘 화합을 강조하신 도전님의 가르침이 세계포덕의 포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순회보> 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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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장고의 왼쪽을 궁편(음의 세계), 오른쪽을 채편(양의 세계)이라 하며 태극처럼 조화를 이룬다.
02 포털(portal) : 1. 정문(gate), 입구; 교문(橋門) 2. 시작, 발단
03 유리판이나 아트지 등의 비흡수성 소재에 그림물감을 칠하고 거기에 다른 종이를 덮어놓고 위에서 누르거나 문지른 다음, 떼어내어 기묘한 형태의 무늬가 생기게 하는 기법. (세계미술용어사전, 《월간미술》,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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