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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맨이 되고 싶은 외수 종사원 : 인생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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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동환 작성일2018.12.17 조회6,0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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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14 방면 평도인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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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찬 공기가 가시지 않았던 2016년 3월 중순. 중국 북경 사범대학교 국제 비교교육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에 중국어 특기자로 여주본부도장에 종사원 지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았다. 유학 후에 한국에 들어와서 1년 동안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 H사에 입사하여 물류배송을 하면서 일상의 무료함을 느끼던 중이었기 때문에 더욱 면접 결과가 기다려졌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낯선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다. 도장 면접에 합격했으니 3월 28일까지 출근을 하라는 전화였다.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이런 것이었을까?
  본부도장 교무부 신입부원으로서 3월 28일에 첫 출근을 하였다. 선각과 함께 치성을 모시러 왔던 도장이었는데, 이젠 정식 종사원으로 출근해서 그런지 기분이 묘했다. 3일간 교무부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4월 1일부로 총무부 숙소로 짐을 옮겼다. 흡사 군대 훈련소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의정부에 있는 306보충대에서 3일간 대기했다가 훈련소로 입소했었다. 그때가 생각나면서 마치 재입대하는 기분이 들었다. 공교롭게도 4월 1일은 만우절이라 종사원이 된 기분을 두 배 정도 느끼게 해주려고 주변에서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줄 알았지만, 신성한 도장에서 그럴 일은 없다고 판단하였고, 영농팀으로 가면서 마음을 접었다.
  어렸을 때부터 고생이라는 건 군대를 제외하고 거의 해보지 않았던 나였기에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눈앞에 펼쳐진 드넓은 논과 한창 건설 작업 중이었던 무난방 비닐 하우스, 여기서부터 작업이 시작되었다. 삽과 잘 지내보자며 친구를 한 뒤 한숨부터 나왔다. ‘어떻게 3개월을 버티지? 앞으로 89일 남았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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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농 조인선 보정께서 <사진1>의 하우스는 농작물을 키우고 겨울에는 난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신기법의 중국식 무난방 비닐하우스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그런지 4월의 쌀쌀한 날씨에도 비닐하우스 안에는 따뜻했다. 여름엔 무료 한증막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영농의 작업 범위가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고 도장 식재료 대부분을 거의 자급자족하니 논과 밭의 크기가 엄청났다. 4월부터 모내기 준비를 해야 했고 태어나서 처음 논에 들어가 모내기라는 것을 해보았으니 첫 연애를 한 것처럼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그때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밭에 농작물을 심으면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안 가는 것이 없었으며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절대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자연의 섭리를 절실히 깨달았다. 일상적으로 슈퍼에 가서 쌀과 야채를 샀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예를 들자면 상추 조금에 3,000원 정도 육박했을 때, ‘풀 포기 하나가 왜 이렇게 비쌀까?’라고 느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농부의 정성으로 우리가 손쉽게 먹을 수 있고, 그 정성을 생각하면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보다는 당연히 그만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진2>에 있는 트랙터를 직접 운행하면서도 느낀 것이 있다. 고구마, 감자, 대파, 땅콩, 호박 등의 재배과정을 알기 전에는 ‘그냥 땅에 농작물을 심고 물만 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농사를 지어보니 땅에 골을 파야 하고 갈아엎어서 다져야 하며 물은 얼마만큼 주어야 하고 날씨나 햇빛의 영향, 고라니의 습격도 신경 써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았다. 무작정 행동만 앞섰다가는 실패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한마디로 농사는 자연과 사람, 과학의 환상적 조합이라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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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벌판에 땅을 가꾸고 씨를 심고 혼신의 힘을 다해 올해에도 풍년이 들게 해달라는 염원을 담고 작업하기를 수차례, 마침내 금초록빛 물결을 보았다. 아직은 모내기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아무 탈 없이 자라준 모를 보면서 힘들었던 감정이 뿌듯한 마음으로 바뀌었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흡사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 명문대로 입학시킨 느낌이 이와 같지 않을까?
  농부들이 왜 농사가 잘되게 하고자 제사를 지내고 잘되면 뿌듯함을 넘어 행복감을 느끼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 같다. 정성을 다해 가꾸면 그만큼 되돌려 주니 말이다. 도인이 되었을 때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선각의 말씀도 여기에서 나온 것 같다. 혼신의 힘을 다해 키운 작물이기에 그 정성에 감사하고, 그밖에 사소한 것이라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도인라고 하셨다.
  대순진리회가 좋아서 입도하게 되었고, 부모님을 포덕하여 입도시켰지만, 교리 공부와 도에 관하여 부족함이 많았다. 그 상태에서 종사원으로 들어와 총무부에서의 3개월 수습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영농도 일을 배우면서 알아가고 느끼는 것이 있듯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직접 경험하고 배운 것들은 그 어떠한 시련이 다가온다고 해도 이겨낼 수 있는 커다란 버팀목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제목에 G.A.G라고 명시를 했는데 G.A.G는 Give And Give 즉, 가는 정 가는 정을 의미한다. 신입부원 교육을 받으면서 배운 내용이다. 종사원으로서 ‘가는 정 가는 정’으로 수도하는 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것이라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사랑, 이것이 ‘가는 정 가는 정’이라고 했다. 수도인이 모든 인간과 사사물물에 대하여 조건 없는 사랑과 정성을 쏟을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 수행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데 영농을 하면서 느낀 점이 바로 이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 도장의 도인들을 위해 열심히 묵묵히 일해주시는 총무부 종사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 외에는 다른 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종사원 생활을 하면서 존재하는 모든 것에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고 싶은 마음이 많다. 대순의 도(道)가 모든 것을 낳고 기르며 쓰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것처럼, 나부터 음덕을 베푸는데 쓰고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사사로운 욕심으로 천지 만물에 해를 끼치고 남용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것이 제 위치에서 존재의 빛을 발할 수 있게 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한다면 이것은 정말 훌륭한 종사원이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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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총무부 3개월 영농 수습을 하지 않고, 바로 교무부에 들어와 일했다면 과연 나 자신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단언컨대 조금만 힘이 들어도 감사할 줄 모르고 내 기준으로만 보는 이기적이고 속 좁은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대순진리회요람』에는 “도가 곧 나요 내가 곧 도라는 경지에서 심령(心靈)을 통일(統一)하여 만화도제(萬化度濟)에 이바지할지니…”01라는 구절이 있다. 지금 당장은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지만 5년, 10년, 20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종사원, 그리고 상제님의 상생대도를 실천 수행하는 도인이 되어 조건 없이 남을 잘 되게 하려는 마음으로 ‘가는 정 가는 정’의 수도생활을 실천하리라 굳게 다짐해본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힘든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초심을 생각하면서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웃음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우리 도인들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가 행복한 나날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이만 줄일까 한다.


 <대순회보> 1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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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대순진리회요람』,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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