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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성미 작성일2020.07.01 조회4,7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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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31 방면 선사 양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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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강원도에 산불이 났다는 뉴스를 보고 작년 이맘때 일이 떠오릅니다 

 

 

  “연수생들은 지금 즉시 식당으로 모이세요. 불을 꺼야 합니다.” 

  속초 근처에 불이 났다고 긴급문자가 계속 왔었는데 도와주러 가는 건가 보다 생각하고 나와 보니 상황을 파악 못 하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식당 기와 뒤쪽으로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걸 직접 보고 기겁했습니다. 멀리서 불이 난 게 아니라 도장 근방인 것 같은 불길에 같이 나온 연수생들도 “맙소사”, “세상에”, “어머나”를 연발하며 순간 다들 할 말을 잃었습니다.

  30년 넘게 살면서 단 한 번도 불이 나 본적도, 구경한 적도 없었는데 도장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바람이 쌩쌩 부는데 솔방울에 불이 붙어서 도깨비불같이 날아다니고 불길이 번져 올라 커지는 게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다른 연수생은 그 상황을 보면서 울면서 심고 드리기도 하고 저는 ‘이 상황이 혹시 개벽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시간도 잠시, “연수생들 내정으로 올라오세요. 영대 쪽 불을 꺼야 합니다.”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사람의 진심은 어려울 때 나온다는 말이 이때를 두고 한 것 같았습니다. 저는 평소 어눌하고 행동도 느린 편인데 연수생들과 다 같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물동이를 챙기고, 줄을 서고 호스를 잡고 눈에 불을 켜고 다녔습니다. 강사분께선 내정식당 옥상에 올라가셔서 물을 뿌려야 되는 곳, 호스의 위치를 일사불란하게 알려주셨습니다. 평상시 교화 때 천천히, 인자하신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렇게 움직이는 모습에 ‘영대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라는 굳은 의지가 마음으로 쑥 들어와 느껴졌습니다.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연수생들도 느꼈을 겁니다.

  “도가 중요합니다”라고 한마디 말씀하시는 것보다 이 상황에서 행동하시는 모습에서 이곳은 정말 귀하고 소중한 곳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느껴져서 저도 열심히 대야에 물을 담아 옮기고, 호스도 잡았습니다. ‘상제님!’을 마음속에서 외치면서 하늘을 보니 붉은색이었습니다.

  내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도장을 지켜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방면에서 제 역할을, 마음을 잘 쓰지 못한 게 생각이 나서 울컥했습니다. 선각분들께 마음을 맞춰서 잘하지 못했던 것과 제가 힘들면 후각들에게 마음을 써주지 못한 것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여태 수도하며 마음을 잘 쓰진 못했지만 여기서 도장은 꼭 지켜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되고 연수생들도 같이 움직이고 심고 드리면서, 마음을 보태었습니다.

  “영대 쪽은 불이 사그라들었으니 연수생들은 숙소에 들어가셔서 대기하고 계세요.”

  그때 시각은 자정이었습니다. 영대 쪽은 좀 나아졌다고 말씀하셨지만, 주변 하늘은 전부 붉은색을 띠고 있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새벽 5시 30분, 숙소 앞에 모여서 강사분께서 밤새 불을 끄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여주도장에서도 소방차가 오고, 수호자분들, 종사원분들 다 같이 도와서 무사히 불을 끌 수 있었다고 다행이라고 하시면서 마지막에 말씀해 주신 게 기억에 남습니다,

  “바람과 함께 불길이 커지니까 마음이 급해져서 젊은 외수 종사원이 불 속으로 들어가려고 해서 막았습니다. 무작정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나도 지키면서 불을 꺼야 합니다. 거리와 간격을 유지해야 합니다. 불은 사람의 목숨으로 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로 꺼야 합니다. 이번 반 연수생분들은 앞으로 어려움이 와도 끝까지 인내하여, 방면에서 도를 지키시는 일꾼이 되세요.”

  수도하고, 제 마음을 지키는 것이 버거워 연수도 겨우 마음을 내서 왔는데 소중한 경험을 하고, 교화를 듣게 되어서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지키는 것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 마음도 지키면서, 방면도 지키고 도를 지키는 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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