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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편무사(無偏無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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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주우 작성일2018.01.11 조회3,8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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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방면 교령 김주우

 

 

『여씨춘추』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춘추시대(春秋時代)의 진(晉)나라 평공(平公)이 신하인 기황양(祁黃羊)이라는 자에게 물었다. “남양현에 현령 자리가 비어 있는데 누구를 보내는 것이 적당하겠는가?” 기황양은 주저하는 기색이 없이 즉시 대답했다. “해호(解狐)를 보내면 반드시 훌륭하게 임무를 해낼 것입니다.” 평공은 놀라서 물었다. “그대는 해호와 원수지간인데, 어찌하여 해호를 추천하는 것인가?” 기황양이 대답했다. “공께서 물으신 것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에 관한 것이지, 해호가 제 원수인지 아닌지를 물은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하여 임명된 해호는 과연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였다.

 

얼마 후, 평공이 다시 물었다. “지금 조정(朝廷)에 자리가 하나 비어있는데, 누가 적임자인가?” 기황양은 대답했다. “기오(祁午)가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공이 이상하다는 듯 여기며 반문했다. “기오는 그대의 아들이 아니오. 어찌 아들을 추천할 수 있소.” 기황양이 대답했다. “공께서는 누가 적임자인지를 물으신 것이지, 기오가 제 아들인지 아닌지를 물은 것이 아닙니다.” 결국 기오는 모든 일을 공명정대하게 처리하고 칭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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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이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공자(孔子)는 기황양의 처신에 대해 ‘대공무사(大公無私 : 매우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다.)하다.’고 말하였다. 이처럼 공자가 칭찬한 것은 기황양이 인재를 천거할 때, 자기의 정적이라고 하여 배척하지도 않았고 또한 주변의 시각을 두려워해서 친척을 꺼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즉 기황양은 편견을 두지 않고 사람의 덕(德)과 재능(才能)을 기준으로 하여 천거하였던 것이다.

 

공평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사람의 평가가 재능보다는 학연, 지연, 혈연 등의 관계(關係)에 따라 좌우되기 쉽기 때문에, 어떤 자리에 있던지 간에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고 타당성 있는 기준에 입각하여 처리하는 자세가 항상 요구되어진다. 이러한 자세는 한쪽으로의 치우침과 사사로움이 없는 공명정대한 무편무사(無偏無私: 사사로움이 없고 치우침이 없어 지극히 공평하다.)의 태도라 할 것이다.

 

사람이나 사물 또는 뜻밖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한쪽으로 치우친 판단은 편애(偏愛), 편청(偏聽), 편견(偏見)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편벽됨은 주위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차이를 차별로 인식하게 한다.

 

사사롭고 편파적인 판단에 따른 불평등한 차별은 우리 주변에서 다양하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조직의 구성원들 간에 갈등을 조장시키기도 한다. 특히 성(性) 차별, 장애인에 대한 차별, 학력이나 학벌에 대한 차별, 연령에 따른 차별, 외국인에 대한 차별, 외모에 대한 차별 등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는 그 개인이 갖추고 있는 능력보다도 환경적, 생물적인 차이로 인해 그들이 소속된 조직이나 사회에서 인사 및 등용의 차별과 일상생활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기도 한다.

 

편벽된 처사에 따른 차별은 비단 어른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오늘날 학원가에서는 속칭 ‘일진회’, ‘왕따’ 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무편무사의 처사가 결여되어 불평등하게 차별을 하는 경우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만연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상의 만물상(萬物相)이 하나같이 똑같은 형상(形象)을 하고 있지 않다. 각양각색의 고유한 성질과 모양의 차이가 있지 않는가? 하물며 성장한 환경과 가문이 다른 사람이 함께 사는 곳에는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하게 나타나는 차이를 인정하지만 편벽되고 사사로운 처사로 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

 

『대순지침』에 “모든 도인들은 처사에서 무편무사(無偏無私)하고 공명정대하여 욕됨이 없게 하라.(82.1.2, 82.7.21)”라고 하신 말씀을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실천이 이루어 질 때 궁극적인 목적인 ‘도통(道通)’과 이상세계(理想世界)인 ‘지상천국(地上天國)’을 실현 할 수 있다. 도를 닦아 운수를 받는 것은 개인적인 감정과 이익을 떠나서 해원상생(解相生)과 보은상생(報恩相生)으로 남을 잘되게 하는 공명정대한 수행이 필요하다. 불철주야로 수도에 정진하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하고 있지나 않은지 반추했으면 한다.

 

 

<대순회보 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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