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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설, 아름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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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치화 작성일2019.04.29 조회1,2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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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화(산북노인주간보호센타 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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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름다운 여주군 산북면 하품리에 전원주택을 짓고 때때로 들락거린 지가 한 5년 되었는데 작년 봄에 아들을 장가보내자마자 분당 아파트를 떠나 드디어 산골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봄의 산수유와 가을의 낙엽송이 더 없이 멋진 그윽한 골짜기인 이 <안두렁이>는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정겹고 고마워서 도시에서 늘 바쁜 척 했던 나였지만 답답할 게 하나도 없이 적응을 아주 잘했다. 서울로 나갈 일 있으면 아침 일찍 서두르면 되는 일이어서 걷거나 버스 타고 다니는 내게도 큰 부담이 아니기에 화요일마다 양재동 <원불교 강남교당>에 법회 보러 다니는데 오히려 평생 처음으로 완전 무결석을 하기까지 했다.

  원래가 날라리 주부인 나는 일은 거의 않고 많은 시간을 죽기살기로 책을 읽었는데 마음껏 신간서적을 사 볼 돈이 없어서 주로 전에 읽었던 고전 명작이나 조금 어려워서 읽다가 팽개친 인문학 서적들을 다시 읽으며 사실상 그때 내가 곤궁에 빠졌던 돈에 대한 억울한 일을 잊으려고 애썼다.

  어느 날 주특기대로 한가하게 동네 번화가(?)를 산책하는데 매번 버스 타고 지나칠 때마다 유심히 본 복지회관 건물이 눈에 띄자 혹시 책이라도 좀 있나하면서 “어르신들을 정성껏 보살펴드립니다.” 하는 현수막이 내걸릴 때부터 호기심을 발동해 보았다.

  일은 복지회관 현관문을 여는 순간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었나 보다. 웬 서글서글한 청년이 무조건 반갑게 맞이하면서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설프다는 듯 회관 현황을 설명해 주는데 이런 시골에 이렇게 좋은 시설이 있다는 게 놀라워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예쁘고 산뜻한 공간에 샤워실, 화장실 등이 최고급 설비를 갖추고 있어서, 시끄럽지 않아 더 귀여운 (어린이 시설은 요란함이 특징 아닌가.) 할머니들과 저절로 따스한 시선을 나누게 되었다. 나는 괜히 내가 이 시설을 이용할 아무런 관계가 없는 처지인데도 너무나 반갑고 감동되어서 “제가 춤을 좀 잘 추는 편이거든요. 어르신들께 춤 춰 보일 수 있는 봉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해 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생각하니 제 입으로 그렇게 말하는 중늙은이가 (나도 환갑, 진갑 다 넘었으니…) 어디 또 있을까마는 그전에 아파트 부녀회 활동할 때 행사가 있는 날 춤추는 걸 본 노인정 어르신께서 가끔 내가 지나갈라치면 “춤 한 번 춰주고 가!” 하면 한 번씩 그렇게 재롱 피웠던 생각이 나서 덜컥 그런 말이 나왔던 모양이다.

  그때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에 봉사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하나 키운 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부터 도서관 봉사, 아동연극지도, 글짓기지도며 어린이집 봉사 등을 나가보았지만 색다른 무용 봉사라니 매번 어떻게 재밌게 꾸려나갈지 무척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내가 언제나 믿는 것은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것>.

  첫날, 내가 좋아하는 대로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를 선택해 조금은 애잔하게, 조금은 구성지게, 각본은 없지만 대강 노래 가사의 이미지에 맞는 한국무용 춤사위를 많이 구사했는데, 무용전공이 아닌 내 춤은 말 그대로 퓨전이요, 흥과 끼로 뭉친 즉흥무일 뿐이었다. 연세가 많으신 어른들이니까 물론 반응은 약하고 어떻게 보면 영 재미없는 짓을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다행히 젊은 직원 선생님들이 추임새를 넣어주시고 박수를 유도해 주어서 나는 내 공연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그땐 거의 하지 않았다. 그저 어디 가서든 춤을 춰 보이고 나면 분에 넘치게 환호를 많이 받았고 엄청 즐거워하더라는 확신감 하나로 그렇게 춤춰 보였고 춤추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날 나는 대단한 감동에 휩싸였는데 지난번 점심시간에 내 기억에 새겨진 어르신 한 분이 다른 분들과 나란히 식탁에서 손수 식사를 드시는 모습이었다. 지난번 처음 뵈었을 땐 식탁에 앉지도 못하시고 물리치료 받는 침상 위에서 시설장님이 애기 밥 먹이듯 애써 한 수저 한 수저 떠먹이고 계셨기 때문이었다. 그때 나는 그게 거의 충격적이어서 식사 후 일부러 그분께 많은 질문을 은근슬쩍 해 보았는데 특별히 큰 병이 있기보단 하루 종일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았었기에 거의 우울증 비슷이 의욕을 잃고 계셨던 것 같았는데, 세상에 일주일 만에 남들과 동등하게 식탁에 앉아 스스로 진지를 뜨고 계셨으니…. 내가 오죽 신기해 했으면 당신께선 날보고 “밥 먹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해?”라며 겸연쩍어 하셨을까.

  그러고 보면 이 복지회관의 선생님들이 어르신들을 얼마나 정성을 들여 보살피는지 훤해진다. 아직 젊은 선생님들이신데 어르신들을 어쩌면 그렇게 갑갑해하지 않고 온화함으로 살펴드리는지 놀랍기만 하다. 조금 나중의 일이긴 하지만 한 번은 내가 우리집까지 나를 픽업하러 오는 김진규 팀장님께 얼마나 오래 훈련된 팀들이기에 그리도 선생님들이 훌륭하냐고 여쭸더니 웬걸 “훈련요? 급조된 팀인데요.” 하기에 그냥 농담인 줄만 알았는데 이번에 『대순회보』 78호를 보니 복지기관은 정말 이제사 시작되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처음엔 무용곡을 내 취향으로만 골랐었지만 이젠 터득이 좀 되어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경쾌하고 쿵작거리는 유행가로 바꾸고, 무용복이랄 것 까지는 없지만 연예인처럼 반짝이는 옷도 준비하고 속치마 같은 레이스 원피스에 놀이공원 뛰어다니는 계집애들 머리에 두른 딸랑거리는 머리띠도 해보고 하니, 모두들 재밌어하며 “재롱둥이”라는 별명까지 지어주셨다. 덕분에 아무리 젊은 척해도 나도 나이는 환갑을 훨씬 지난 탓인지 관절마다 기막히게 특급 일기예보를 하는가 하면 오래 전에 삔 왼쪽 발목이 높은 구두도 못 신게 하는 안타까운 형편이지만, 음악만 나오면 설친 듯이 춤을 추게 되는데 이때 손뼉치며 박자도 맞추고 추임새도 넣고 손동작도 따라하시는 어르신을 보면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모른다. 어디 젊고 아리따운 애들만 근사하란 법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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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거나 물리치료실은 물론 효과 만점인 옥(선약석) 찜질방까지 갖춘 완벽한 시설에서 사랑 가득한 젊은 직원들과 함께 맛과 정성이 가득한 점심에 간식까지 드실 수 있는 <산북노인주간보호센터> 어르신들은 참 호강도 하시는구나!’ 하고 솔직히 샘내는 주변의 소리를 나는 많이 들었다. 어느 날은 마침 생신잔치가 있는 날이었는데 잔치상을 얼마나 푸짐하고 색다르게 차렸는지(나는 그날 참으로 오랜만에 피자 한 조각을 얻어먹었다.) 한 어르신이 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노래로도 춤으로도 다 못 갚을 이 은혜”라고 하셔서 갑자기 분위기가 시적(詩的)인 수준으로까지 격상되었는데, 그렇게 춤을 추신 어른은 옆자리의 최고령 할머님이 말씀하시는 걸 대신 몸으로 표현하신 것뿐이라니 얼마나 더 재미있던지…. 그런데 그렇게 떡에, 피자에, 치킨에, 케익에 나는 사먹지도 못하는 딸기에 멜론까지 차리시고는 소장님 왈, “더 잘 해드린다 해드린다 하면서도 못 미쳐서 죄송합니다.” 하니 듣는 내가 입이 벌어질 일이다.

  주도면밀하고 언제나 활기차며 바쁘신 권 소장님, 능수능란하여 스며들지 못하는 데가 없는 김진규 팀장, 총각이지만 부잣집 맏며느리 같은 왕 선생님, 요즘 아가씨 같지 않게 진중한 정 선생님, 귀엽고 착한 조 선생님, 카리스마 있지만 시원함이 일품인 조 간호사님, 그리고 무엇보다 반찬을 너무 맛있게 해서 나나 어르신들이나 너무 살찌게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이영애 조리원까지, 산북노인복지회관은 어디에 자랑해도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기관임에 틀림없다. 아, 대한민국이 언제 이리도 대단한 나라가 되었을까.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최상의 복지는 대순진리회가 운영하는 여주군 산북면의 노인주간보호센터에 이미 산수유, 진달래꽃보다 더 예쁘게 활짝 만발해 있는 것이다.

 

 

 

 

※대순의 수도인도 아닌 사람의 부족한 글이 혹시라도『대순회보』에 실린다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라 생각하며, 우리 동네인 산북에 이러한 좋은 시설을 운영해 주시는 종단 대순진리회에 이번 기회를 통하여 산북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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