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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제님돌이키기만 하면 선인(仙人)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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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1.09 조회4,2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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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대순종교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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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9[己酉]년의 새해가 밝았다. 이제 신명과 창생, 온 우주를 구하시기 위한 상제님의 천지공사도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정월 초하룻날 사시(巳時)가 되자 상제님께서는 정읍 대흥리 차경석의 집에서 현무경(玄武經) 세 벌을 쓰셨다. 그 가운데 한 벌은 친히 품속에 지니시고, 또 한 벌은 훗날 도주님의 무극도장이 세워질 도창현(道昌峴)02에서 불사르셨으며, 나머지 한 벌은 차경석의 집에 보관하도록 시키셨다. 그리고 상제님께서는 차경석에게 정월 초사흗날 새벽이 되면 고사를 지내라고 명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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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대흥리에 사는 차경석의 사촌형뻘인 차문경(車文京)이 술에 잔뜩 취한 채 온 동네를 다니며 상제님께서 역적질을 한다고 고함치고 다녔다. 이 소식이 천원(川原)03 병참(兵站)에 전해지자 그곳의 군병들이 출동할 준비를 서둘렀다.04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신 상제님께서는 차경석에게 집을 지키고 있도록 하시며, “자정에 문틈을 봉하고 고기를 굽고 술병의 마개만 열고 심고하라. 이것이 곧 고사니라.”고 이르신 뒤, 곧바로 정읍 대흥리의 옆 마을 비룡촌(飛龍村)에 사는 차윤경(車輪京: 차경석 동생)의 집으로 떠나셨다.
  차경석은 다음 날인 정월 초사흗날 자정이 되자마자 즉시 상제님의 명에 따라 고사를 시행하였다. 날이 밝자 군병들이 총을 메고 차경석의 집으로 몰려와서 상제님을 찾았으나 실패하고 동네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날 한 심부름꾼이 김경학을 데려가기 위해 상제님과 종도들이 모여 있는 차윤경의 집으로 찾아왔다. 그는 태인 백암리05에 사는 김경학의 형이 보낸 사람이었다. 김경학의 형은 자신의 동생이 이상한 술객에게 속아 재산을 허비할 것이라고 여기고 그 술객을 잡아가도록 관부에 고발한 뒤, 동생을 집으로 불러들이려 하고 있었다. 역시 이를 이미 다 알고 계신 상제님께서는 영문을 모르는 김경학에게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으시고 다만 발을 당기시며 “속담에 발복이라 하나니, 모르고 가는 길에 잘 가면 행(幸)이요, 잘못 가면 곤란이라.”고만 하셨다. 그리고 상제님께서는 이제 태인 백암리에 사는 최창조의 집으로 갈 것이라고 하시며, 김경학에게는 심부름꾼을 따라 형에게 가도록 이르셨다. 김경학이 길을 나서자 상제님께서는 홀로 최창조의 집에 가셨다가, 다시 백암리 앞의 솔밭을 지나 태남리 덕두(德斗)마을에 사는 최덕겸의 집으로 거처를 옮겨버리시니, 종도들은 상제님께서 어디에 계신지를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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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학은 심부름꾼을 따라 태인에 있는 형에게 가던 중로에, 형으로부터 이상한 술객을 잡아달라는 고발을 접수한 순검을 만나게 되었다. 그 순검은 김경학을 추궁하여 그로부터 상제님께서 최창조의 집으로 가셨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를 끌고 최창조의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상제님께서는 이미 아무도 몰래 다른 곳(최덕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신 뒤였다. 때마침 문공신과 황응종이 상제님께 세배를 올리려고 최창조의 집으로 들어섰는데, 이를 본 순검은 상제님께서 계신 곳을 대라며 그들을 구타하였다. 하지만 문공신과 황응종도 상제님 계신 곳을 알지 못했다.
  다음 날인 정월 초나흗날, 차문경이 일으킨 소란이 주사(酒邪)였음이 밝혀지자 천원 병참의 군병들은 상제님을 더 이상 수색하지 않게 되었다. 차경석은 즉시 박공우와 차윤경으로 하여금 상제님을 찾아 그 사실을 알려드리도록 하였다. 상제님께서는 “내가 공사를 본 후에 경석을 시험하였으되, 일을 무사히 처결하였으니 진실로 다행한 일이로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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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덕겸이 살았던 덕두마을의 현재 모습.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남리 소재

 
  다음 날인 정월 초닷새, 상제님께서는 동곡으로 발걸음을 옮기셨다. 며칠이 지나자, 김경학의 형도 상제님을 오해하였음을 뒤늦게 깨닫고 고발을 취하했고, 그에 따라 태인의 순검도 상제님을 찾는 일을 그만 두었다. 이 소식을 들으신 상제님께서는 “정읍 일은 하루 공사인데 경석에게 맡겼더니 하루아침에 안정되고, 태인 일은 하루아침 공사인데 경학에게 맡겼더니 하루에 안정되니, 경석이 경학보다 훌륭하도다.”고 말씀하셨다. 이로 보면, 정월 초에 며칠간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겉으로는 군병들과 순검이 상제님을 잡으러 다닌 관재(官災)인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 이 일들은 모두 상제님께서 보신 어떤 공사의 일환이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정읍에서 천원 병참의 군병들이 상제님을 찾으러 다닌 시간은 하루가 채 되지 못하였고, 김경학의 형으로부터 고발을 접수한 태인의 순검이 상제님을 찾으러 다닌 시간은 수일이 넘었는데, 상제님의 말씀에 따르면 이것은 차경석과 김경학 두 사람의 어떤 차이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두 사람의 차이를 살필 수 있는 일은 여럿이 있겠으나 이 경우만을 들여다본다면, 차경석은 군병들이 들이닥쳐 총으로 위협했음에도 굴하지 않고 상제님께서 차윤경의 집으로 가셨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않았고, 김경학은 겨우 순검 한 사람에게 굴복하여 상제님께서 최창조의 집에 계심을 순순히 자백하고야 말았다. 상제님께서는 이런 차경석과 김경학에 대해서 “경석은 병조판서의 자격이며, 경학은 위인이 직장(直腸)이라. 돌이키기 어려우나 돌이키기만 하면 선인(仙人)이 되리라.”고 평가하셨다.
  직장은 ‘곧은 창자’라는 뜻으로서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한 사람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직장 성품을 지닌 김경학이 순검의 질문에 곧이곧대로 답변한 것은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대순진리회요람』에 보면, 믿을 신(信)에 대해 “한 마음을 정한 바엔 … 하나를 둘이라 않고, 셋을 셋이라 않고, 저것을 이것이라 않고, 앞을 뒤라 안하며 …”라고 하였다. 하나는 하나이기 때문에 둘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셋은 분명히 셋인데 왜 셋이라고 하지 않는 것인가?06 위의 차경석과 김경학 사례에서 보면, 차경석은 셋을 셋이라 하지 않았고 김경학은 셋을 셋이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차경석은 거짓말을 한 나쁜 사람이고 김경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은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셋을 셋이라 해야 될 때가 있고 그러면 안 되는 때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로지 직장의 성품만을 고집하고 있는 사람은 그 ‘때’라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다. 따라서 큰일을 도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김경학에 대한 상제님의 가르치심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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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뒤, 상제님께서 종도들에게 “초목 중에 일 년에 자라는 것에 무엇이 제일 많이 자라느뇨?” 하고 물으셨다. 종도들이 대(竹)나무가 가장 잘 자란다고 아뢰자, 상제님께서는 “그 기운이 만물에 특장(特長)하니 감하여 쓰리라.” 하시고 어떤 공사를 행하셨다. 과연 이 해에 대나무는 잘 자라지 않았다.
  실제로 초목 가운데 가장 빨리 자라는 것이 대나무다. 초목은 생장점에서 세포 분열을 일으켜 성장을 하는데, 대개의 경우 생장점은 줄기 끝에 하나만 있다. 그런데 대나무는 하나의 줄기에 마디가 여러 개가 있고, 이 각 마디들마다 생장점들이 다 있어서 모두 동시에 자란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대나무는 일반 초목에 비해 그 성장이 엄청나게 빠르다. 대나무는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싹을 틔우지 않고 땅 속에서 수년 동안 뿌리를 내리는 작업만 한다. 몇 년이 지나야 싹(죽순)이 솟아오르고, 그로부터 불과 몇 달 안에 평생 자랄 키만큼 순식간에 성장을 한다. 하루에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1m까지나 성장을 하며, 몇 달간 맹렬한 기세로 위로 뻗어 오른 뒤에는 수명을 마치는 나머지 수십 년의 기간 동안 위로 뻗거나 몸체를 굵게 하거나 하지 않고 다만 딱딱하게 굳기만 한다. 상제님께서는 몇 달 만에 평생 자랄 양을 다 자라버리는 이런 대나무의 특장(特長) 기운을 감하여 쓰신다고 하셨지만, 그 말씀의 연유나 배경에 대해 전해지는 바가 없어 그 뜻은 알 수 없다. 다만, 1년 전에 동곡약방을 설치하시면서 약방 뒤에 손수 대나무를 심으셨던 일, 그리고 몇 달 뒤 봄에 그 대나무를 사용하여 대두목 교운공사를 보시는 일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순회보> 1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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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장병길, 『대순종교사상』 (대순종교문화연구소, 1989), 부록Ⅱ, p.5.
02 現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흥리에 있으며, 삼리(三里) 마을 동북쪽에서 독양(犢養) 마을로 넘어가는 항가산(恒伽山) 중턱의 고개를 말한다.
03 現 전북 정읍시 입암면 천원리.
04 천원에는 국가 공문서나 관물(官物)의 운송을 위한 시설인 역(驛)이 있었다. 당시 천원역(川原驛)에는 관리 7명, 파수꾼(경비를 담당하는 군병) 9명, 노비 7명, 말 10필이 상주했다고 한다. 또 경비를 담당하는 군병의 식량을 마련하기 위한 둔토(屯土)도 있었다. 『정읍문화재지』 (정읍문화원, 1999), p.517; 『개편 정읍시사 上』 (개편 정읍시사 발행 추진위원회, 2010), p.152, p.190 참조.
05 現 전북 정읍시 칠보면 백암리 원백암마을.
06 『대순진리회요람』, p.17; 예전에 어느 도인이 도전님께 『대순진리회요람』의 이 부분이 혹 오타가 아닌지 여쭌 적이 있었다. 그때 도전님께서는 그 도인에게 도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가르쳐주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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