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의 발견은 위대한 지식 >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HOME   >  교화   >   이야기  

이야기

정각원잘못의 발견은 위대한 지식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9.05.30 조회6,676회 댓글0건

본문

6068c30b49c41d3eb6d35e55274461d8_1559179
 

교감 임명을 모시고 1년쯤 지나서 있었던 일이다. 나는 주로 서울에서 포덕 사업을 했는데, 내수 선무 한 사람이 몇 달 전 부산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그 선무를 만나러 부산에 가게 되었다. 선무의 선각들은 내게 그 선무가 마음을 가다듬어 수도생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잘 챙겨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하였다. 전화 통화는 가끔 했으나 거의 석 달 만에 만나는 것이었다. 아무리 교화를 잘한다고 해도 단번에 그렇게 바뀔 수 있겠는가 싶기도 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볼 일이었다.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상제님께 심고도 드리고 어떤 교화를 해야 할까 생각도 하며 나름대로 준비를 하였다.

그 선무 집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다. 무척 반가웠다. 이 선무는 몇 해 전부터 교제하고 있는 약혼자가 있었다. 자신은 서둘러 결혼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은데, 여러모로 약혼자와 의견이 맞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도 하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제야 어느 정도 마음에 안정을 찾은 듯 보여 준비한 교화를 해 주었다. 하지만, 이야기 듣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여 생각했던 만큼 제대로 교화를 하지 못하였다. 많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서야 했다.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다고 위안 삼으며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는 중에 방면의 교령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왔다. 그 선무의 선각자인 내수 선사에게서 문자가 왔는데, 그 내용을 교감께서도 좀 보셔야 할 것 같아 전달해 드린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사실은 비밀로 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차비 들여 부산까지 가셔서는 도대체 교화를 어떻게 하신 건지. 교감은 왜, 제대로 된 도인을 못 만드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불만 섞인 어투로 선각자인 교령에게 하소연을 보낸 것이다. 아마도 교화를 잘 들었나 확인 차 그 선무와 전화 통화를 했나 보다. 자기가 원하는 만큼 그 선무가 변화가 없다고 느낀 모양이었다. 이 문자 메시지를 보는 순간 ‘얼마나 나에 대한 기대가 컸으면 저런 말을 할까’ 하고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부아가 치밀었다. 너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좀처럼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에 도착하여 포덕소에서 선각자인 방면 선감을 만나 이런 내용을 말씀드렸다. 선감께서는 “선사가 얼마나 수반 선무를 훌륭한 도인으로 키우고 싶었으면 그러했겠어요.”라며 나를 위로했다. 그리고 문제를 단순하게 이 일만 가지고 생각하지 말고 예전에 그 선사와 있었던 일들도 함께 연관해서 생각해 보라 하셨다.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자신의 행동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는 충고도 덧붙여 조언해 주셨다. 그 후로 조용히 나 자신의 행동과 그 선사와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 보았다. 그런데 여러 날이 지나도 내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도대체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수년 전에 선감께서 내게 지나가는 말로 종종 “말만 잘한다고 교화가 아니에요. 마음이 실려야 합니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리고 ‘아, 그렇구나! 내가 진정 마음이 부족했구나.’라는 깨달음이 스쳤다. 선감 말씀을 들었던 당시에는 ‘정말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왜 저런 말씀을 하시나?’ 하고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제야 그 의미가 와 닿은 것이다. 교화가 비록 우리 도의 진리를 전하는 것이지만, 교화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듣는 사람의 감화 정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노릇이다. 선사의 문자 메시지가 어디 이 일만을 놓고 내린 평가였겠는가? 이후로 나는 수반들의 교화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진심을 담고자 더 노력하게 되었다.

수반들의 바른말이 나 자신의 부족함을 일깨우는 큰 계기가 된 것이다. 혼신의 열정을 쏟아 교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나를 수반들은 누구보다 더 잘 알았던 것이다. 만약 내가 위세로 수반들의 항변을 무시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도전님께서도 “잘못의 발견은 위대한 지식이 되니 상급 임원은 위세로 잘못을 덮으려고 하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나의 잘못을 일깨워주는 사람이 선각이면 어떻고 후각이면 어떤가. 중요한 것은 나의 잘못을 발견하고 그것을 고치는 것이다. 나는 수도하는 도인이 아니던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12616)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전화 : 031-887-9301 (교무부)     팩스 : 031-887-9345
Copyright ⓒ 2016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