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문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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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0.03 조회7,165회 댓글0건본문
글 교무부
아서 왕이 젊었을 때, 이웃 나라 왕의 습격을 받아 포로가 되었다. 아서 왕을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의 젊음과 이상에 마음이 움직인 이웃 나라 왕은 살려주는 조건으로 아주 어려운 문제를 제시했다. 아서 왕에게는 1년의 기한이 주어졌다. 만일 1년 안에 문제를 풀지 못하면 아서 왕은 죽게 되었다.
그 질문은 … 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대의 현자에게도 곤혹스러운 이 심원한 문제는 경험 없는 젊은 아서 왕이 풀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당장 죽는 것보다는 나으므로 아서 왕은 이웃 나라 왕의 제의를 받아들여 1년 안에 대답을 주기로 했다.
왕국으로 돌아온 아서 왕은 모든 이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왕자, 성직자, 현자 심지어 궁정 어릿광대까지. 모든 이들과 이야기해보았지만 아무도 만족할만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그에게 늙은 마녀를 찾아가보라는 것이었다. 아마 그 마녀라면 그 답을 알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 대가는 엄청날 것인데, 그 마녀는 왕국에서 터무니없는 대가를 요구하기로 유명했다.
이윽고 1년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아서 왕은 마녀에게 가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마녀는 아서 왕의 질문에 답해주는 대신 먼저 그 대가에 동의하기를 요구했다. 그 늙은 마녀는 원탁의 기사 중에서도 가장 멋지고 아서 왕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한 랜슬롯 경과의 결혼을 원했다!
젊은 아서 왕은 소름이 돋았다. 마녀는 곱추인데다가 몰골이 흉측했다. 달랑 이빨 하나만 남은 입에서는 시궁창 냄새가 났으며 끊임없이 외설적인 소리를 뱉어내고 있었다 …. 그는 그토록 혐오스러운 존재는 평생 본 적이 없었다. 아서 왕은 도저히 마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어 차라리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랜슬롯은 왕과의 알현을 요청했다. 그는 아서 왕의 생명보다, 원탁의 보존보다 더 중요한 대가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결혼이 선포되었고 마녀는 아서 왕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모든 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왕국의 모든 사람이 머리를 끄떡이며 마녀의 말을 인정했다. 그리고 아서 왕은 생명을 건지게 되었다.
일은 그렇게 진행되어 이웃 나라 군주는 아서 왕을 죽이지 않고 자유를 주었다. 랜슬롯과 마녀의 결혼식은 기가 막혔고, 왕의 마음은 해방감과 비통함 사이에서 갈가리 찢기고 있었다.
첫날밤이 되었다. 랜슬롯은 애써 스스로를 추스르며 침실로 들어섰다. 그러나 기막힌 광경이 눈앞에 벌어졌다. 침대에는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최고의 미녀가 누워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란 랜슬롯은 어찌 된 일인지 물었다.
미녀는 랜슬롯이 마녀로 있는 동안 너무도 잘 대해주었으므로 하루의 반은 흉물스런 마녀로 나머지 반은 아름다운 미녀로 있겠다며 밤과 낮 중 어느 때에 미녀로 있기를 원하는지 랜슬롯에게 물었다.
랜슬롯은 곤란한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낮에는 친구들에게 아름다운 아내를 내보이며 밤에는 으스스한 마녀와 지낼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낮에 흉측스러운 마녀와 살다가 밤에는 아름다운 미녀와 지낼 것인가?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랜슬롯의 선택이 밑에 나와 있긴 하지만 읽기 전에 자신만의 선택을 한번 해보라 …
생각이 깊은 랜슬롯은 그 선택을 그녀 자신에게 맡기겠노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마녀는 하루 종일 미녀로 남아있겠다고 대답했다. 그것은 그가 그녀의 삶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도록 충분히 그녀를 존중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마녀가 이웃 나라의 공주였는데 다른 마녀의 저주를 받아 마녀가 되었고 자신을 진정으로 존중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 마법이 풀려 아름다운 공주의 본래 면목을 되찾게 된다는 내용을 첨가하면 이야기의 완성도가 더 높아질 것입니다.
아서 왕은 영국의 전설적인 인물로 여러 문학작품에 인용되어왔고, 그의 실존 여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의 모험담과 기사도 정신은 영국민의 정신세계를 풍부하게 하였을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바 없습니다. 지난 1981년에 제작된 ‘엑스칼리버’란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었는데, 아서 왕의 탄생과 그의 죽음까지 충실하게 영상화한 영화로 존 부어만 감독의 작품 중 최고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선천의 역사가 억음존양(抑陰尊陽)으로 여성들의 자주성이 억압되어 오다 보니 여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는 답변은 분명 지혜로운 명답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반대로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남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자들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무엇이 남자들을 여자로부터 떠나게 하는 것인지를 ….
이 시점에서 글을 덮고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남자들이 진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스스로 답을 내본 뒤에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남자들이 진실로 원하는 것은 ‘존중받는 것’입니다. 옛말에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하고 여위열기자용(女爲悅己者容)”01이라 하였습니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서 죽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 주는 이를 위해 화장을 한다는 말인데, 오늘날에도 많은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말입니다. 사람을 대할 때 공경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처세와 용인(用人)의 근본입니다.
요즘은 사회에서 황혼 이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데, 남편과 잘 지내는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아내와 잘 지내는 방법 역시 아내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어떤 사람을 대하더라도 다 존경하라.”02하셨고, 도전님께서는 “해원상생(解冤相生)은 모든 사람을 존경(尊敬)해주는 것입니다.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한 것임을 아는 것이 존경입니다.”03라고 훈시하셨습니다.
사회에서는 “서로 사랑하라!” 하지만, 우리 도(道)는 “서로 존중하라!” 합니다. 사랑하는 것과 존중하는 것에는 개념상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꽃이나 동물을 보고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존중한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존중한다는 말은 상대방을 존경하여 귀중하게 여긴다는 말인데, 주로 사람이나 신명(神明)에게 사용합니다. 그리고 부부지간에 서로 사랑한다고 하면서 반말을 사용할 수는 있으나 서로 존중한다 하면서 반말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옛날 궁중에서 왕이 왕비를 대할 때 경어를 쓰는 것은 자신들이 그만큼 존귀한 존재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인류는 다 같이 상제님의 자식들로서 존귀한 존재들입니다. 그러므로 서로를 대할 때 서로 존중하여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서로 사랑하라!”보다 “서로 존중하라!”는 것이 새로운 시대, 인존시대(人尊時代)에 더 걸맞은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인류의 평화가 이웃 간에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여 인보상조(隣保相助)의 미덕으로 밉고 고움이 없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도(道)의 무한대한 진리에 있다는 도전님의 위대한 가르치심을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 이 세상에 해원상생(解冤相生)·보은상생(報恩相生) 대도(大道)의 진리를 현창하기 위하여 수유(須臾)도 쉼이 없이 성·경·신을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대순회보> 153호
참고문헌
http://www.ookingdom.com/laughs/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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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전국책(戰國策)』, 사마천의 『사기(史記)』, 「자객열전」에서 재인용.
02 교법 1장 10절.
03 『대순회보』, 35호, 「도전님 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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