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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문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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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0.04 조회6,2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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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교무부  

 

 가난한 나무꾼의 집, 불이 꺼진 캄캄한 방안으로 한 줄기의 빛이 어슴푸레하게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오빠, 오늘이 크리스마스지?” 미틸(Mytyl)이 물었다. “크리스마스는 내일이야.” 틸틸(Tyltyl)이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면서 말했다.
  그때, ‘끼익’ 하고 방문이 열리더니 이웃집 벨 아주머니와 비슷하게 생긴 할머니가 들어왔다. “나는 요술 할멈인 베릴류느란다. 그런데 너희 집에 파랑새가 있니?” “새는 있지만, 파랑새가 아니고 비둘기예요.” 틸틸이 대답했다.
  “그러면 파랑새를 찾아 줄 수 없겠니? 내 딸의 병을 고치려면 파랑새가 꼭 있어야 해.” “알았어요. 찾아 드리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파랑새를 찾을 수 있는지 가르쳐 주세요.”
  그러자 요술 할멈은 자루에서 초록색 모자를 꺼냈다. 아주 작은 모자였다. 요술 할멈은 틸틸에게 그 모자를 주면서 말했다. “이 모자를 써 보아라. 그리고 모자에 달린 다이아몬드를 왼쪽으로 돌려보아라. 그러면 보통 때는 안 보이던 것도 아주 잘 보이게 된단다.”
  틸틸은 요술 할멈에게서 모자를 받아썼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를 왼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갑자기 방안이 대낮처럼 밝아졌다. 방안에는 전에 보지 못하던 훌륭한 가구들이 놓여 있었다. “여기가 어디예요?” “옛날의 너희 집이란다.” 요술 할멈이 말했다.
  그 때, 찬장에서 빵과 우유 그리고 설탕의 요정이 뛰어 나왔다. 난로에서는 불의 요정이, 수도에서는 물의 요정이 노래를 부르며 나왔다. 개와 고양이가 멋진 옷을 입고 틸틸과 미틸에게로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램프가 쓰러지면서 빛의 요정이 나타났다. 그러자 요술 할멈이 말했다. “얘들아 오늘 밤에는 너희 둘이서 ‘생각의 나라’에 다녀오너라. 아홉 시까지는 꼭 돌아와야 한다.”
  틸틸은 다이아몬드를 돌렸다. 그러자 안개 속에서 무엇이 나타났다. “집이다. 집이 보인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계셔.” 틸틸과 미틸의 목소리를 듣고, 문 앞에서 졸고 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눈을 떴다. “누이와 동생들도 여기 있나요, 할아버지?” 그러자 집안에서 일곱 명의 아이들이 달려 나왔다. 어렸을 때 죽은 틸틸과 미틸의 형제들이었다. “틸틸과 미틸이 우리를 생각해 주어서 이렇게 만나게 되었구나! 반갑다. 반가워.” 형제들은 서로 끌어안고 기뻐했다.
그때, 파란 날개를 가진 예쁜 티티새가 머리 위에서 울고 있었다. 틸틸과 미틸은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이 파란 티티새를 잡아서 새장 안에 넣었다. 틸틸과 미틸은 형제들과 옛이야기를 나누었다. “좀 더 일찍 생각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할아버지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앞으로는 자주 생각할게요.”
  틸틸과 미틸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형제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잠시 후, 낡은 시계가 ‘땡’ 하고 한 번 울렸다. 여덟 시 반이었다. “빨리 가야겠어요. 요술 할멈이 아홉 시까지 돌아오라고 했거든요. 그 새장을 이리 주세요.” 두 아이는 새장을 들고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다. “잘 가. 그리고 또 와.” 형제들의 말소리가 짙은 안개 속으로 사라져 갔다. 바람을 쐬자, 새장 속의 파랑새는 검은 티티새로 변했다.
  “오빠, 춥고 무서워.” 틸틸과 미틸은 손을 꼭 잡고 부지런히 걸었다. 마침내 저 멀리 정다운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두 아이는 시간에 늦지 않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밤의 궁전’으로 가 봐요. 거기 가면 파랑새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빛의 요정이 말했다. 틸틸과 미틸은 개를 데리고, 빵과 설탕의 요정과 함께 밤의 궁전을 찾아 길을 떠났다.
  이를 알게 된 고양이는 먼저 밤의 궁전으로 달려가서 파랑새를 잡으러 몰려오고 있다고 밤의 여왕에게 알려 주었다. 그러자 여왕은 밤의 궁전의 문을 모두 걸어 잠그게 했다. “제발 안으로 들어가게 해 주세요.” 틸틸이 여왕에게 부탁했다. 틸틸의 모자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본 여왕은, 문을 열어 주기로 했다. “좋아, 그러나 너희가 이곳에서 혼이 나도 난 모른다.”
  여왕에게서 열쇠 꾸러미를 받은 틸틸은 첫 번째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쏴아’ 하고 유령들이 튀어나왔다. “유령들의 방이다. 문을 닫아라!” 두 번째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기분 나쁜 신음 소리가 들려 왔다. “앗, 질병의 방이다. 문을 닫아라!” 세 번째 방문을 열자, 이번에는 전쟁의 귀신들이 문을 향해서 밀려나오고 있었다. “저것들이 나오면 큰일 난다. 문을 닫아라.”
  네 번째의 방문은 유난히 컸다. “아직도 혼이 더 나야 하겠니?” 여왕이 나타나서 말했다. 그러나 틸틸은 용감하게 네 번째의 방의 문을 열었다. 그곳은 아름다운 화원이었다. 틸틸과 미틸은 안으로 들어갔다. 수백 마리의 파랑새가 달빛을 받으며 이리저리 꽃밭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틸틸과 미틸은 빵과 설탕의 요정의 도움을 받아서 파랑새를 잡아 재빨리 밤의 궁전을 빠져나왔다.
  틸틸과 미틸은 파랑새를 빛의 요정에게 보여주려고 부지런히 걸었다. 그러나 빛의 요정을 만나자마자 파랑새는 목을 늘어뜨리고 죽고 말았다. “이건 가짜 파랑새예요.” 빛의 요정이 말했다. “이번에는 진짜 파랑새를 찾으러 가요.” 파랑새는 어디 있을까? 두 아이는 숲 속으로 갔다.
  그런데 이번에도 고양이가 먼저 숲으로 달려가서, “나무꾼의 아이들이 파랑새를 잡으러 이리로 오고 있어요.” 하고 나무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러자 나무들은 화를 내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틸틸은 떡갈나무 대왕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앗, 파랑새가 저기 있다. 떡갈나무 대왕님, 그 파랑새를 우리에게 주세요.”하고 말했다. 떡갈나무 대왕은, “흥 잡을 테면 어디 잡아 보아라.”하고 소리치면서 굵은 가지로 틸틸과 미틸을 후려갈기는 것이었다. 그러자 숲 속의 짐승들과 나무들도 일제히 두 아이에게 덤벼들었다. 틸틸은 그들과 싸우면서 모자의 다이아몬드를 돌렸다. 그랬더니 별안간 숲 속이 환하게 밝아지고, 나무와 짐승들도 얌전해졌다. 그러나 파랑새는 그 사이에 어디론지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빛의 요정은 이번엔 틸틸과 미틸을 ‘미래의 나라’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 있는 것들은 모두 푸른색이었다. 푸른 빛깔의 아이들이 “우리가 태어나면,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 드리겠어요.”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두 사람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틸틸과 미틸이 놀라는 눈으로 여러 가지 신기한 물건들을 보고 있을 때, 큰문이 열리면서 바다에 떠 있는 아름다운 배가 한 척 보였다. “오늘 태어날 아이들은 어서 배에 타거라. 63초 후에 출발한다.” 시간의 할아버지가 모래시계를 들고 배 앞에 서서 외치다가, 두 사람을 보고 화를 내며 물었다. “너희는 누군데 파랗지 않느냐?”
  그러자 빛의 요정이 틸틸에게 속삭였다. “파랑새는 내가 잡았으니까 얼른 다이아몬드를 돌리세요.” “너무 긴 여행이었지요?” 빛의 요정이 물었다. 그때, 틸틸과 미틸은 이미 집 앞에 와 있었다.
  “미래의 나라에서 잡은 새가 분홍빛으로 변해 버려서 요술 할멈이 화를 내지 않을까?” “아니에요, 도련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까요. 아마 이 세상에 파랑새 같은 것은 없을지도 몰라요.” 빵의 요정은 이렇게 말하며 빈 새장을 내주었다.
  “안녕히 계세요.” 빛의 요정이 말했다. “헤어지고 싶지 않은데…” 틸틸도, 미틸도, 빵의 요정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 “나는 해님 속에도, 별님 속에도, 또 여러분의 밝은 마음속에도 있어요.” 빛의 요정이 말했다.
  시계가 여덟 시를 알렸다. 빛의 요정은 헤어지기 섭섭해하는 두 어린이를 달래서 집안으로 들여보내고,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갑자기 주위가 캄캄해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고, 어디선지 개 짖는 소리만 들려 왔다. “일어나거라, 잠꾸러기들아! 벌써 여덟 시가 넘었다.” 어머니의 목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메리 크리스마스, 여러분!” 그때, 벨 아주머니가 웃으며 들어왔다. 잠이 덜 깬 틸틸은 벨 아주머니를 요술 할멈으로 잘못 알고, “파랑새를 잡아오지 못해서 미안해요.” 하고 사과했다.
  “파랑새라니?” “따님이 병이 들어 아파서 누워 있다고 했잖아요? 이 새를 갖다 주세요.” 틸틸이 새장을 가져왔다. “오빠, 이 새가 파랑새가 되었어!” 새장을 본 미틸이 외쳤다. 정말로 새장에 있는 새의 날개가 밤사이에 파랗게 변해 있었다.
  “밤새도록 파랑새를 찾으려고 그렇게 돌아다녀도 없더니, 그 파랑새가 바로 우리 집에 있었네!” 틸틸이 새장을 벨 아주머니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벨 아주머니, 따님에게 얘기해 주세요. 이 새는 점점 더 파랗게 될 거라고요. 그러면 병도 나을 거라고요.”
  잠시 후, 벨 아주머니가 딸을 데리고 다시 왔다. “참으로 고맙다. 네가 준 새를 보여 주었더니, 이렇게 일어나서 걸어 다니기 시작하는구나.” 벨 아주머니의 딸은 파랑새를 안고 빙긋 웃으며 서 있었다.
  틸틸이 파랑새에게 먹이를 주려고 했다. 그러자 새가 손에서 하늘 높이 날아올라 갔다. “어머나, 내 파랑새가 날아가네!” 벨 아주머니의 딸이 슬프게 울자 틸틸이 달랬다. “울지 마. 또 잡아 줄게.”
  여러분, 이다음에라도 어디서 파랑새를 보거든 일러주세요. “틸틸에게로 돌아가거라.” 하고. 

 
  파랑새의 작가인 모리스 마테를링크(1862~1949) 백작은 벨기에의 시인이자, 극작가, 수필가입니다. 그는 1911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침묵과 죽음 및 불안의 극작가로 불리기도 했는데, 그가 다루는 작품의 주된 주제는 죽음과 삶의 의미였습니다.
  동화 ‘파랑새’는 많은 상징과 의미를 지니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주인공들이 찾아 나서는 파랑새는 행복을 상징하는데, 결국 파랑새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생각의 나라, 밤의 궁전, 미래의 나라 그 어느 곳에서도 파랑새를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파랑새는 색이 바래거나 곧 죽었습니다. 이것은 행복을 좇는 한, 행복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지천으로 널린 세 잎 클로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행운’이라는 꽃말을 가진 네 잎 클로버만을 찾고 귀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정작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틸틸과 미틸이 그렇게도 찾아 헤매었던 파랑새가 결국 자기 집의 새장에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듯이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 것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우리 속담에 “업은 아기 3년 찾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도 모르고 또는 가까이 있는 것도 모르고 여기저기 찾아 헤맨다.’는 뜻입니다. 도주님께서는 사람들이 저마다 바라는 것이 명예와 영화이지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지름길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 하시며, 첩경은 다른 데서 구할 것이 아니라 나의 가장 지극한 보배인 심령(心靈)을 통일하는 것임을 밝혀주셨습니다.01 틸틸과 미틸이 자신들이 찾던 파랑새는 자신들의 가슴에 있는 것임을 깨달았듯이 우리도 나의 가장 진귀한 보배인 심령이 내 안에 있음을 자각하고 심령을 통일하는 수도의 완성을 기하기 위하여 성심(誠心)을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대순회보> 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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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교운 2장 41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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