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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문좋아, 좋아, 아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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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0.01 조회6,5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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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교무부  


  장자(莊子)는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이자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도가(道家)의 대표자다. 그는 도(道)를 천지 만물의 근본원리라고 보았다. 도는 어떤 대상을 욕구하거나 사유하지 않으므로 무위(無爲)하고, 스스로 자기존재를 성립시키며 절로 움직이므로 자연(自然)하다고 본다.

  장자는 사람들이 말을 꺼내기 전에 “좋아, 좋아, 아주 좋아.”라는 말을 습관처럼 연발하곤 했다. 어떤 사람이 찾아와 좋지 않은 일을 말하는데 장자는 “좋아, 아주 좋아.” 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장자를 찾아온 사람은 “제 아내가 죽었습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장자는 말을 못 알아들은 것처럼 “좋아, 아주 좋아.”를 연발했다. 또 어떤 사람이 찾아와 “간밤에 집에 강도가 들었습니다.”라고 말하는데도 장자는 “좋아, 아주 좋아.”라고 말했다. 또 어느 날 한 사람이 “아드님이 나무에서 떨어졌습니다.”라고 말하자 장자는 “좋아, 아주 좋아.”라고 말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장자는 좋다는 뜻을 모르는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이 좋다고 말한다면 이는 대화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장자에게 물었다. 


  “‘좋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좀 설명해 주십시오. 누가 죽었다거나 큰일이 났다는 말에도 항상 ‘좋다’고만 말씀하십니다. 오늘 아침에는 아드님이 나무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지금껏 그 아드님이 당신의 시중을 들었습니다. 이제 아드님이 큰 사고를 당했으니 당신이 아드님을 간호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연로한 나이에 아드님을 간호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울 텐데 ‘좋다’니요.”


장자는 말했다.


  “잠깐, 인생이란 그리 단순한 게 아니야.”


  다음 달 나라에 변란이 생겼다. 이웃 나라와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서 나라의 젊은이들은 모두 징집되었다. 하지만 장자의 아들만이 다리를 다쳐서 군역을 면할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장자에게 말했다.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지니셨습니다. 아드님이 다리를 다친 일이 결국은 ‘좋은’ 일임이 드러났지 않습니까.”


  장자는 말했다. 


  “잠깐. 그렇게 서두르지 말게. 인생이란 그리 단순하지 않아.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장자의 아들은 전에 마을의 한 처녀와 정혼을 했었다. 그런데 다음날 처녀의 집안에서 파혼을 하겠다는 전갈이 왔다. 앞으로 걸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딸을 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말했다.


  “결국은 좋지 않은 일이 되었군요.”


  장자는 말했다.


  “잠깐, 서두르지 말게. 앞날은 누구도 몰라.”


  일주일 후 장자의 아들과 정혼을 했던 처녀가 갑자기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이 다시 모여 이렇게 말했다.


  “대단하십니다! 앞날을 훤히 내다보지 않으십니까! 그 처자가 죽을 줄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러자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잠깐, 잠깐!”


  장자는 기대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생은 무한하지만 우리의 인내심은 너무나 보잘것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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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상영되고 있는 ‘세 얼간이’라는 인도 영화가 있습니다. 웃음과 감동, 교훈의 삼박자를 갖춘 근래에 보기 드믄 수작입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알 이즈 웰!”을 주문처럼 외웁니다. ‘알 이즈 웰’은 영어로 ‘All is well’로 ‘모든 것이 괜찮다.’는 뜻입니다. 위의 장자의 “좋아, 좋아, 아주 좋아.”라는 삶의 태도와 서로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는 그만한 연고가 있고, 흔히 평면적 사고와 일시적인 견해로는 그 사건의 의미를 전면적으로 조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발생하는 모든 일에 대하여 감정적으로 좋거나 나쁘게 반응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늘 일변하는 주변의 환경과 상황에 영향을 받는 기분상태로 있기보다는 일상 자신을 반성하고, 마음을 내적으로 관조하여 양심의 자리에 머물며 마음을 안정케 하고, 예법과 도리에 알맞게 처신하여 안심ㆍ안신을 이루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수도생활을 돌이켜보더라도 과거 시점에서 겪은 일을 당시에는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 모두 자신의 능력과 심덕(心德)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견지에서 현재 겪는 것도 역시 미래의 나에게는 덕이 되는 것이므로 지금 여기에서 “좋아, 좋아, 아주 좋아.”, “알 이즈 웰”을 외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 자신이 상제님에 대한 믿음을 변치 않고 수도의 완성을 향해 매진할 때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는 도(道)에 대한 믿음과 도적(道的) 낙관주의(樂觀主義)의 소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수도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인간적인 욕심으로 어떤 결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상제님의 임의(任意)에 맡기고 나 자신은 심기(心氣)를 바르게 하고 의리(義理)를 세우며 심령(心靈)을 구하여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자신의 도리를 다해 나간다면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는 도적인 낙관주의를 생활 속에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순회보> 129호


참고문헌
ㆍ오쇼 라즈니쉬 저/ 손민규 역, 『인생에 소중한 가르침을 준 스승과의 위대한 만남』, 비전코리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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