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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문두 형제의 금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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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4.27 조회6,0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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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애 깊은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어느 화창한 봄날 그들은 외갓집에 가고 있었습니다. 고개에 막 올라서서 쉬던 중이었는데, 마침 그때 언덕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보였습니다. “형님 저것이 무엇일까요?” 동생이 가까이 가보니, 그것은 금덩어리였습니다. “아니, 웬 금덩어리가 여기에…!” 동생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형제는 금을 똑같이 나누어 갖기로 했습니다. 얼마 후, 형제는 강가에 다다랐습니다. 두 형제는 사공을 불러 배를 타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형제의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형님이 안 계셨더라면 금은 모두 내 차지가 되었을 텐데 …’, ‘동생이 없었더라면 나 혼자서 금을 차지하여 더 큰 부자가 되었을 텐데 …’ 그렇게도 사랑하던 동생이 갑자기 미워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동생의 생각도 형의 생각과 똑같았습니다. 그토록 존경하며 따르던 형님이 갑자기 없어져 버렸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배는 어느덧 강 한가운데에 이르렀습니다. “형님, 금을 강에 버립시다.” 동생은 형의 눈치를 살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형이 말했습니다. “그래 참 좋은 생각이다.” 풍덩, 풍덩 하고 연달아 금이 강물에 던져졌습니다. 형과 동생은 서로 자신들이 조금 전에 품었던 마음을 숨김없이 털어놓았습니다. “아우야, 정말 미안하다. 내가 너무 어리석어 그런 못된 마음을 품었구나.”, “아닙니다. 형님 저야말로 형님께 큰 죄를 지을 뻔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두 형제는 전보다 더욱 의좋게 지냈다고 합니다.01

   

  이 일화는 형과 아우가 함께 길에서 금덩이를 주었는데, 이후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자 금을 버린다는 형제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사람의 삶을 더욱 바람직한 상태로 만드는 것은 재물이 아니라 사람의 도리와 양심임을 깨우치게 하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즉 물질 만능주의로 가족 간이나 형제 간에도 우애보다는 재물이 더 우선시되는 오늘날의 풍조 속에서 자신을 한번 돌이켜보게 하는 것입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있듯이, 보통 사람들은 재물을 보면 욕심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천성 그대로의 본심이 우리의 본래 마음이고 지극한 보배입니다. 이 지극한 보배가 내 안에 있음을 망각하고 재물에 마음을 빼앗긴다면 이것이 바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화에서 형과 동생은 금덩어리를 줍고 나누어 가지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 더 욕심이 나서 서로 ‘형과 아우가 없더라면 나머지도 자기가 다 가질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물질에 대한 욕구의 확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번 생긴 욕망은 불이 붙듯이 점점 커진다는 사실입니다. 적당한 욕망과 적당한 양심의 공존은 불가능합니다. 일화에서도 두 형제가 이러한 욕망의 확장성을 깨닫고 그 싹을 잘라 버리려고 금덩어리를 버린 것입니다.

  복권이 당첨되어 횡재한 자가 행복한 예가 별로 없다고 하듯이, 우리는 흔히 재물로 인해 정신과 가치관이 뒤집히는 경우를 봅니다. 노력하지 않은 횡재에서는 행복이 오지 않고 오히려 성취 욕구나 자신감이 감퇴하여 버립니다. 인간의 행복은 재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 그 성취감과 자신감에서 옵니다. 결국, 성취감이나 자신감은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내 안의 힘을 확인하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내 안의 힘! 그것은 천성 그대로의 양심입니다.

  이러한 재물이 우연히 자신에게 왔을 때 양심과 사심의 저울질에서 사심을 이겨내고 양심 쪽으로 마음의 무게가 더해지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평소에 마음을 속이지 않는 수행을 통해 지극한 보배인 천성 그대로의 마음을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현대인들은 상대적 빈곤감과 물질적 어려움 속에서 자칫 물질에 마음이 빼앗기고 여기에 집착할 여지가 많습니다. 이러한 때에 외물(外物)에 나의 지극한 보배인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잘 지켜야 합니다. 도통도 마음을 닦은 바대로 열린다고 하셨으니, 이를 목적으로 하는 수도인들은 수심연성(修心煉性)과 세기연질(洗氣煉質)로 천성을 회복하는 데 힘써야 하겠습니다. 

<대순회보> 2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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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글 송명호, 그림 김민호, 『생각하는 갈대』 (서울: 한국 갈릴레이, 2004), pp.61-6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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