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각원편견과 선입견 없이 심정(心情)을 통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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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1.03 조회6,057회 댓글0건본문
벌써 20여 년이 지났나 보다! 대학 시절, 친구의 소개로 입도하여 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던 중이었다. 어느 날 내 위의 외수 선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당시 포덕소에 있던 수반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수도생활을 그만두고 갈 때는 간다고 인사라도 꼭 하고 갑시다.”
약간 웃음기 섞인 투로 말했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배어 있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묻지 않고는 넘어갈 수가 없었다.
“○내수, 우리가 도를 닦는다고 하면서 그 정도 인사도리도 지킬 줄 모른다면 그동안 수도한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 후에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 선사가 어디를 가는 길에 그동안 같이 수도했던 누군가를 보았단다. 선사는 반가워서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상대는 눈길도 안 주고 도망치듯 지나쳐 가버렸다고 한다. 1년여 동안 한솥밥 먹고 같이 지냈던 사람이 그렇게 모른 척 가버려서 속이 많이 상한 모양이었다.
그러한 일이 있고 나서 나는 선무가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생활의 고비가 찾아왔다. 나는 원래 생각이 개방적이어서 자유롭게 살았던 터라 스스로 통제하며 수도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도우(道友)들과 심리적으로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평소 선각자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면 내 행동이 문제고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교화를 들었다. 자연히 선각자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횟수가 줄었고 나의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수도생활이 나에게는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여러 날을 혼자 고민하다가 수도생활을 그만두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갈 때 가더라도 인사는 꼭 하고 가라는 말이 떠올라 선사를 찾아가 이제는 가야겠다고 말했다. 그 순간 선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냐며 물어왔다. 나는 선사가 그렇게 진지한 걸 처음 보았다. 내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제 수도생활을 그만두겠다고 하니 엄청난 충격을 받았나 보다. 나는 거침없이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을 모두 털어놓았다. 도우들과 있었던 일, 선각자들에 대한 생각과 감정 등을 자체 검열 없이 쏟아냈다. 아마도 이 자리가 마지막이려니 하는 생각에서 그랬을 것이다. 그렇게 몽땅 말해놓고 나니 속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선사 앞에서 열심히 포덕하겠다고 다짐하고 나왔다.
나와서 좀 있으려니 내가 수도생활을 접으려고 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데 다시 포덕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다니! 그제야 정신이 들고 상황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 우리 선사 덕분이구나. 이제 갈 거라며 인사를 하러 왔다는 수반의 이야기에 한마디도 토를 달지 않고 들어준 선각자의 마음…. ‘수반이 또 불평하러 왔구나. 또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하지….’ 이런 편견과 선입견 없이 수반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 심정과 통하려고 했던 바로 그 마음이 이렇게 나를 바꾸었던 것이다. 지금은 내가 상급임원이 되어 수반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많아졌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수반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편견과 선입견 없이 그 수반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그러한 일이 있고 나서 나는 선무가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생활의 고비가 찾아왔다. 나는 원래 생각이 개방적이어서 자유롭게 살았던 터라 스스로 통제하며 수도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도우(道友)들과 심리적으로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평소 선각자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면 내 행동이 문제고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교화를 들었다. 자연히 선각자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횟수가 줄었고 나의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수도생활이 나에게는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여러 날을 혼자 고민하다가 수도생활을 그만두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갈 때 가더라도 인사는 꼭 하고 가라는 말이 떠올라 선사를 찾아가 이제는 가야겠다고 말했다. 그 순간 선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냐며 물어왔다. 나는 선사가 그렇게 진지한 걸 처음 보았다. 내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제 수도생활을 그만두겠다고 하니 엄청난 충격을 받았나 보다. 나는 거침없이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을 모두 털어놓았다. 도우들과 있었던 일, 선각자들에 대한 생각과 감정 등을 자체 검열 없이 쏟아냈다. 아마도 이 자리가 마지막이려니 하는 생각에서 그랬을 것이다. 그렇게 몽땅 말해놓고 나니 속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선사 앞에서 열심히 포덕하겠다고 다짐하고 나왔다.
나와서 좀 있으려니 내가 수도생활을 접으려고 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데 다시 포덕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다니! 그제야 정신이 들고 상황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 우리 선사 덕분이구나. 이제 갈 거라며 인사를 하러 왔다는 수반의 이야기에 한마디도 토를 달지 않고 들어준 선각자의 마음…. ‘수반이 또 불평하러 왔구나. 또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하지….’ 이런 편견과 선입견 없이 수반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 심정과 통하려고 했던 바로 그 마음이 이렇게 나를 바꾸었던 것이다. 지금은 내가 상급임원이 되어 수반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많아졌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수반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편견과 선입견 없이 그 수반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대순회보 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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