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문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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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1.26 조회6,939회 댓글0건본문
옛날 옛날에 곰 세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아빠 곰, 엄마 곰, 그리고 아기 곰. 어느 날, 엄마 곰이 아침 식사로 뜨거운 수프를 만들었어요. 그녀는 세 가지의 그릇에 수프를 담았답니다. 큰 그릇, 중간 그릇, 작은 그릇. 그렇지만 수프는 너무 뜨거웠어요. 그래서 곰들은 수프가 식을 동안 숲으로 산책하러 갔답니다.
곰들이 산책하는 동안, 골디락스라는 이름의 작은 소녀가 집으로 다가갔어요. 골디락스는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어요. 그래서 골디락스는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그녀는 탁자 위의 그릇 세 개를 보았어요.
“아, 배고파!” 그녀가 말했어요. 이윽고 그녀는 큰 그릇의 수프를 맛보았어요. “이 수프는 너무 뜨거워.” 그리고 그녀는 중간 그 릇의 수프를 맛보았어요. “이 수프는 너무 차가워.” 그리고 그녀는 작은 그릇의 수프를 맛보았어요. “이 수프가 딱 맞아.” 골디락스는 수프가 너무 맛있어서 다 먹어버렸지요.
골디락스는 세 개의 의자를 보았어요. 처음에는 아빠 곰의 의자에 앉아 보았어요. “이 의자는 너무 커.” 그리고 그녀는 엄마 곰의 의자에 앉았어요. “이 의자는 너무 넓어.” 그리고 그녀는 아기 곰의 의자에 앉았어요. “이 의자가 딱 맞아.” 그러나 작은 의자는 부서지고 그녀는 바닥에 넘어졌어요.
골디락스는 너무 피곤해서 침실이 있는 위층으로 올라갔어요. 그녀는 침대 세 개를 발견했어요. 처음에 그녀는 커다란 침대에 누웠어요. “이 침대는 너무 딱딱해.” 그리고 그녀는 중간 침대에 누웠어요. “이 침대는 너무 부드러워.” 그리고 그녀는 작은 침대에 누웠어요. “이 침대가 딱 맞아.” 그녀는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어요.
곧 곰 세 마리가 집에 왔어요. “누군가 내 수프를 먹었어!” 아빠 곰이 말했어요. “누군가 내 수프를 먹었어!” 엄마 곰이 말했어요. “나도 누군가 내 수프를 먹었어! 그리고 전부 다 먹어버렸어!” 아기 곰이 말했어요.
곰 세 마리는 집안을 둘러보다가 그들의 의자를 보았어요. “누군가 내 의자에 앉았어.” 아빠 곰이 말했어요. “누군가 내 의자에 앉았어.” 엄마 곰이 말했어요. “누군가 내 의자에 앉았어. 그리고 부서졌어,” 아기 곰이 말했어요.
그리고 곰 세 마리는 그들의 침실로 올라갔어요. “누군가 내 침대에서 누웠었어.” 아빠 곰이 말했어요. “누군가 내 침대에서 누웠었어.” 엄마 곰이 말했어요. “나도 누군가 내 침대에 누웠고 그녀가 여기서 아직 자고 있어!” 아기 곰이 울며 말했어요.
골디락스는 일어나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곰 세 마리를 보았어요. 그녀는 뛰어내려 그녀가 할 수 있는 한 빠르게 집을 뛰쳐나갔어요. 그 이후로 그녀는 낯선 집에 다시는 들어가지 않았답니다.
이 이야기는 영국의 전래동화인데 원래 곰 세 마리 이야기의 원전은 고대 스코틀랜드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것으로 금발머리 골디락스 대신에 암 여우가 곰 세 마리의 집에 침입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암 여우가 침입하지만 세 마리 곰이 이 침입자를 삼켜버림으로써 타인의 재산과 개인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경고성 이야기로 회자하다가 침입자가 암 여우에서 할머니, 할머니에서 은발 머리 소녀, 다시 금발 머리 소녀로 바뀌게 되고 세 마리 곰도 큰 곰, 중간 곰, 작은 곰에서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으로 바뀌면서 대중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침입자가 잡아먹히거나 혼이 나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결말 또한 창문으로 뛰쳐나간 소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런 언급 없이 끝나는 것으로 바뀌면서 열린 결말로 매듭짓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심리학자인 브루노 베텔하임은 그의 저서 『옛 이야기의 매력』에서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의 자리와 음식들을 하나씩 경험하며 사라지는 금발 머리 소녀의 모습은 가족 내에서 자신의 위치나 역할을 탐색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해석하였습니다. 또한, 새로 태어나는 동생의 존재를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침입자이자 경쟁자로 여기는 아이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고도 하였습니다. 하나의 이야기에서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재밌는 해석입니다.
골디락스(Goldilocks)는 경제 용어로도 쓰이는 데 어느 국가의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면서도 물가상승이 없는 상태를 ‘골디락스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골디락스가 곰 세 마리 집에 들어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수프’를 먹고 기뻐한다는 내용에 착안하여 1990년대 후반 미국 경제에 비유하여 경제 용어화 되었습니다. 당시 미국 경제는 높은 경제성장에 비해 비교적 낮은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상황이 일어났는데, 이는 정보기술(IT)산업의 호황으로 수년간 꾸준한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도 물가상승과 실업률이 경제에 부담이 없을 정도로 매우 낮은 상황으로 이어진 것을 두고 이르는 것입니다.
골디락스는 비단 경제분석에서만 통용되는 용어가 아닙니다. 상품을 진열할 때 값비싼 상품과 값싼 상품, 중간 값의 상품을 함께 나란히 놓아 소비자로 하여금 중간 값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판촉기법을 ‘골디락스 가격’이라고 합니다. 골디락스 동화가 전해주는 교훈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동양의 중용사상과 일맥상통합니다.
곰 세 마리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이것이 왜 그렇게 유명하게 되었겠습니까? 이 이야기에는 많은 코드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린 이야기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이야기에 어떤 결론을 내렸으면 이토록 유명해지지는 못하였을 것입니다. 열린 결론에 많은 석학이 해석을 곁들이면서 그 내용이 풍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수도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 이야기가 전하는 영적인 메시지는 골디락스가 “딱 맞아(just right)!”라고 외치는 ‘적절함’에 있다 하겠습니다. 쉼과 틈이 없이 정성껏 수행하는 심적 기도(心的 祈禱)와 더불어 모든 행동을 법례(法禮)에 합당케 하고 도리(道理)에 알맞게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수도적 관점에서 이 이야기에서 취할 만한 교훈은 ‘적중(的中)’입니다. 이야기에서는 적중을 표현하는 대사, “딱 맞아(just right)!”가 세 번에 걸쳐 반복됩니다. 마지막으로 침대가 적중하여 편안하였으므로 낯선 곳임에도 불구하고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적(的)’01에는 참으로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서경(書經)』에서 요임금과 순임금 우임금이 서로 전한 심법(心法)이 ‘윤집궐중(允執厥中)’이며 이것이 바로 ‘적(的)’입니다. ‘진실로 그 중을 잡는다(允執厥中).’ 이 말의 의미는 범사에 모자라거나 넘치는 법이 없이 적중하게 처신하고 사람들을 대하고 일을 처리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화살이 과녁의 정 중앙을 관통하는 것이 적중(的中)입니다.
‘적(的)’이 들어간 단어들을 생각해보면 적당, 적절, 적응, 적확, 적시, 적중, 적정, 적용 등등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어에서 ‘적(的)’은 딱 맞는다는 의미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골디락스가 외친 ‘딱 맞아’가 바로 그것입니다. 양적인 면에서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질적인 면에서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그것인 것, 진짜인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적(的)’은 한마디로 적절하다는 뜻입니다. 딱 맞아서 어긋남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수도는 도주님의 진법(眞法)에 ‘딱 맞는(just right)’ 올바른 수도가 되어야 합니다.
상제님께서 “나의 말은 늘지도 줄지도 않고 여합부절(如合符節)이니라.” (교법 3장 3절) 하셨고, 도전님께서는 “상제님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겨 언행과 처사가 일치되게 생활화하여 세립미진(細入微塵)되고, 마음이 무욕청정(無慾淸淨)이 되었을 때 도통진경에 이르니라.” 하셨듯이 우리는 언제나 도법에 적중한 수도를 해야 하고, 상제님과 도주님, 도전님의 말씀을 가슴에 깊이 새겨 언행과 처사가 일치되게 생활화하여 수도의 목적을 이룩하는 데 만전을 기하여야 하겠습니다.
<대순회보> 157호
참고문헌
ㆍ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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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적(的)은 형성문자로 흰 백(白)에 조금 작(勺)을 짝 지운 글자로 해처럼 둥글고 희게 보이는 조그마한 과녁이라는 뜻이다. 사전적 의미로도 과녁이라는 뜻 이외에 참, 진실, 목표, 분명하다, 밝다, 선명하다, 적실, 적확이라는 뜻이 있다. 적(的)에 내포된 의미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우 ‘최고’를 선택할 것인가 ‘최적’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하여 스스로 질문해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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