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문위기를 성숙의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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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20.12.12 조회9,177회 댓글0건본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생명의 위협은 물론, 생계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요구되면서 일상생활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도 가정, 직장, 회관, 도장을 분주하게 오가며 행하던 활동들을 대폭 줄임으로써 수도생활에 변화를 맞게 되었다. 자칫 수도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이 상황에서도 어떻게 마음먹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발전과 성장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러한 사실을 뉴턴의 일화가 잘 보여준다.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로 근대 과학의 선구자 역할을 한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은 역학, 광학, 수학 등의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이 업적들은 잠자고 먹는 시간조차 아까워했던 그의 평생에 걸친 노력의 성과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그의 업적들은 재난의 시기에 그 토대가 이루어졌다.
뉴턴이 케임브리지 대학에 재학 중이던 1665년 초반, 런던에 흑사병이 발생해 날마다 많은 사람이 죽었다. 사람들은 무섭게 퍼지는 병을 피해 런던을 떠났고 케임브리지 대학은 마침내 휴교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이후 20개월간 전염병은 영국 전역에 창궐했고, 안전하다고 여겨진 곳으로 각기 흩어진 학생들은 극도의 불안감과 고립감에 시달리면서 할 일을 잃은 권태로움에 빠졌다. 평상시 우주의 원리를 밝히는 데 목적을 두었던 뉴턴은 이 기간 자신과 교수들을 괴롭히던 수학 문제들을 풀기로 결심하고 고향에 가서 연구에 몰두했다. 매일같이 끝없는 계산식으로 공책을 메우며 같은 문제를 며칠씩 고민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집 근처 사과 과수원에 앉아 연구를 계속했는데 가지에 매달린 사과를 올려다보며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력’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되었다. 또한, 태양이 주변 사물들에 미치는 광학 효과를 응시하다가 빛의 움직임과 속성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이 두려움과 권태로움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던 20개월 내내, 그는 전염병을 불안해하지도 자신의 장래를 걱정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이 시기에 미적분 연구의 기초를 만들고 역학, 광학을 창안했다.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천재로 거듭난 것이다.01
생명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기 속에서 마음의 동요 없이 자기 일에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뉴턴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연구에 더욱 전념해 자신을 발전, 성장시키는 기회로 만들었다. 그로 하여금 재난에 굴하지 않고 자기 일을 묵묵히 하게 한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확고한 목적의식이었다. 그에게는 우주의 원리를 밝히겠다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으므로 재난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목표로 삼을 수 있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한 결과 미적분의 기초를 만들고, 역학, 광학 등을 창안해 위대한 성과를 거둠으로써 천재라는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반면, 목적이 뚜렷하지 않았던 다른 학생들은 불안감과 권태로움에 사로잡힌 채 흑사병이 끝나기만을 막연히 기다리며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냈다.
인생에 있어서 목적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인내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목적이 있다는 것은 마음과 정신이 지향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돌아올 집이 있으면 어느 곳에 있더라도 안정감이 있듯, 목적 또한 마음과 정신을 그곳에 두게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이러한 목적은 재난이나 위기 시에도 그것을 달성하고자 몰입하게 함으로써 동요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돕고 역경과 시련을 견딜 힘을 부여한다. 또 거듭되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재도전하거나 그것을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게 한다.
수도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다면 자신에게 오는 여러 장애를 지혜롭게 극복해낼 수 있다. 도전님께서 “우리는 대운대통(大運大通)을 기원하고 그것을 받겠다고 하는 것이다. 대운은 운수이고 대통은 도통이다. 이것을 받는다는 것은 도통을 받고 극락을 누린다는 것이다.”02 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도인들은 도전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대운대통을 목적으로 삼아 지금, 이 순간도 수도에 매진하고 있다. 도통과 운수처럼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클수록 거기에 따르는 어려움도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확고한 목적의식이 세워져 있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길은 항상 열려 있다. 뉴턴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홀로 있는 시간에 맞추어 적절한 계획을 세운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이 시기에 수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동안 바쁘게 수도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긴 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주어진 시간을 자신의 수도 생활을 돌아보고 고쳐나가는 시간으로 활용해보자. 먼저 양위 상제님과 도전님의 뜻이 담겨 있는 『전경』과 『대순지침』 그리고 『대순진리회요람』을 좀 더 자주 접하고 깊이 이해함으로써 대순진리에 대한 교리를 마음속에 깊이 새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교리와 교화의 실력 향상을 도모하고 과거 자신의 수도 생활에 과부족이 없었는지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목적을 염두에 두고 시시각각 자신의 마음과 언행이 교리에 부합하는지 살핀다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보다 성숙한 수도인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01 로버트 그린 외 1인, 『50번째 법칙』, 안진환 옮김 (경기: 살림출판사, 2009), pp. 257~258.
02 「도전님 훈시」(199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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