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기공사(公事)를 받들며 입은 덕화(德化)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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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종희 작성일2018.10.05 조회5,851회 댓글0건본문
청주 방면 보정 한종희
도문(道門)에 들어오다
유년 시절 전남 함평에 살 때, 전북의 어떤 신인(神人)이 모든 사람의 병을 치료해 줬다는 풍문을 듣고 어머니께 그곳으로 이사 가자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소문의 진위를 몰랐는데 입도한 뒤에야 그것이 상제님의 행적에 관한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뒤 서울로 이사했고 장성해서는 TV나 라디오를 수리하는 약전(弱電)01에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제가 19살 때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한 노인을 만났는데 그 노인은 버스가 텅 비었음에도 굳이 제 옆자리에 앉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제 관상이 특이하니 지금은 비록 고생하지만 27세가 되면 좋은 곳을 찾게 될 테니 그때까지 선하게 살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학벌도 없고 말주변도 없는 제가 어떻게 유명해지겠냐고 반문했더니 그냥 선하게만 살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청량리에서 하차하자 노인께서 따라 내리시면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으니 제과점에 가자고 하셨습니다. 먹고 싶은 빵을 잔뜩 사주시며 꼭 선하게 살아야 한다고 간곡하게 말씀하시기에 ‘일일(一日) 일선(一善)’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고 하니 잘하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27세가 되면 좋은 일이 있으려나 보다 생각하다가 다음 해 월남전에 참전했습니다. 전장에서 죽어가는 많은 군인과 막대한 피해를 입는 민간인을 보며 전쟁에 회의를 느꼈고 ‘하느님의 법으로 세상을 치유할 순 없을까?’, ‘하느님을 찾아야 하는데 어찌하면 좋을까?’ 등의 생각에 골몰하다가 제대했습니다.
그 후 주택을 짓는 공사의 전기를 담당했는데 주인이 공사가 잘못됐다며 인부들 모두에게 노임을 주지 않았습니다. 공짜로 하려는 심산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내가 진짜 잘못했나?’라는 생각도 들어 약전에 관한 일을 그만두고 강전(强電)02에 관한 일을 배운 뒤, 강전과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입도할 무렵에는 이○○ 씨 회사03의 전기 공사를 맡았습니다. 만 평 규모의 대지에 조미료 공장을 짓는 일로 86명의 전기공을 데리고 일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큰 공장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지금도 의문이 생깁니다. 언젠가 도전님께서 “몇 천 년 전부터 네가 명을 받고 와서, 도의 현장에서 일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약전을 하다가 강전을 배우게 되고, 또 생각지도 못한 큰 공사를 덥석 맡게 된 것이 도전님 뜻을 받들기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공사를 통해 약전과 강전에 관련된 모든 전기 분야의 일을 배움으로써 종단의 큰 공사를 받들 수 있는 기반을 다졌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노인이 말씀하신 27세가 되었습니다. 조미료 공장을 건설하는 한편, 일본 업체와의 계약을 앞두고 성공 가도를 달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꿈에 나타나 중곡동을 찾아가라고 하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중곡동에 자주 갔지만 별다른 것이 없었으므로 그 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일본 업체와의 계약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러자 그 노인이 계속 꿈에 나타나 외국에 가면 죽을 것이며 중곡동을 찾아가는 것이 사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80여 명의 일꾼에게 일 시키기도 벅찬 마당에 생시 같은 꿈에 계속 시달리니 ‘도대체 중곡동에 뭐가 있기에 그러시나?’라는 생각을 하던 중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갔습니다. 예비군 부대에서 갑자기 저만 포천으로 보냈습니다. 이상하게 여기며 포천 훈련장에 갔더니 어떤 사람[전도인(傳道人)]이 도담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을 비방했습니다. 타인들이 왜 비방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 그분에게 거기가 도대체 어딘데 그러냐고 물었더니 중곡동 대순진리회라고 했습니다. 중곡동이란 말에 귀가 번쩍 뜨인 저는 훈련을 마치고 그분을 따라갔고 그곳에서 입도치성까지 모시게 되었습니다.
입도하고 난 뒤, 한복을 맞추어 집에 가지고 갔더니 어머니께서 눈치를 채시고 수도를 반대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19살 당시, 버스 안에서 만난 할아버지에 관한 얘기를 했을 때 어머니께서 “잘될 사람은 신인이 알아본다더니 그분이 신인이신가 보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을 상기시켜 드렸습니다. 그리고 시작도 해보기 전에 어머니께서 반대하시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6개월 동안 열심히 해보고 이 도가 참된 것이면 닦고 아니면 그만두겠다고 저의 의지를 분명히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또한 반대 의사를 꺾지 않으셔서 며칠간 집안에 불화가 계속됐습니다. 가화만사성이라 했고, 또 도를 닦으면 잘 된다고 했는데 왜 이럴까 싶어 제가 옳은 길로 가고 있는지 알음 귀를 열어 주십사 하고 상제님께 심고를 드렸습니다. 그날 밤 꿈 속에 세 분이 납시셨는데 한눈에 구천상제님, 옥황상제님, 도전님이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인사를 올렸더니 상제님께서 웃으시면서 기다렸는데 이제 왔냐고 하시며, 이제 오기는 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열심히 하면 아주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생시같은 꿈을 꾸고 나니 도를 닦는 것이 옳은 길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염려하시는 어머니의 심정도 이해는 하지만 사람에게 진리가 우선이지 돈이 먼저가 아니라는 생각에 도를 닦기로 결심했습니다.
도전님을 처음 뵙다
얼마 뒤, 처음으로 중곡동 기도공부를 들어갔습니다. 새벽에 아침을 먹고 점심과 저녁을 먹지 못한 상태에서 주일 공부라 밤 11시 기도를 모시게 되었는데 27살 왕성한 나이였으므로 어찌나 허기가 지던지 밥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는데 내정에서 시봉이 쟁반에 보리밥을 갖고 오셔서 그것을 다 먹고 깼더니 기도가 끝났습니다. 신기하게도 그토록 허기졌었던 배가 정말 밥을 먹은 것처럼 불렀습니다. 상제님께서 식록을 붙여 준다고 하셨는데 이런 게 식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선각에게 말했더니 공부 잘하라고 했건만 실컷 졸아 놓고 헛소리한다며 믿지 않았습니다.
새벽 6시에 본전 앞에 있는 성진관 앞을 청소하고 있는데 도전님께서 납시셔서 저를 보시더니 오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공부를 들어갔으므로 도전님께서 저를 찾으시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해서 다른 도인을 가리키며 이 사람을 부르신 거냐고 여쭈니 저를 부르신 거라고 하셨습니다. 깜짝 놀라 ‘무엇 때문에 나를 찾으시나?’라고 생각하면서 본전 앞의 계단 아래에 섰습니다. 계단 위에 서 계신 도전님께 허리를 굽힌 채 고개만 들어 뵙고 있자니 도전님께서 반듯이 서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공부할 때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보시고는 한참을 웃으셨습니다. ‘어젯밤 기도시간에 밥 먹은 것 때문에 웃으시나?’라는 생각을 했더니 더 웃으셨고 ‘도전님께서 다 아시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멋쩍게 배를 만지니 한층 더 웃으셨습니다.
도전님께서 “부른 건 다름이 아니고 저 담을 쌓아야 하는데 벽돌이 몇 장 들어가는지 계산해봐.”라고 하셨습니다. 그 당시에 중곡도장에는 담이 없었습니다. “예? 벽돌요? 저는 벽돌공이 아니라 전기를 맡고 있습니다.” “전기를 맡고 있어? 어디서?” “이○○ 회장 일을 맡고 있습니다.” “몇 명이나 데리고 있어?” “86명 데리고 있습니다.” “어이구 많네! 뭐하는 건데?” “공장을 짓고 있는데 만 평입니다.” “어이구 엄청 크네! 그래, 알았어.” 이렇게 도전님을 처음으로 뵈었고 공부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도장 피뢰침의 의미를 밝혀주시다
도전님을 뵌 후로 수도와 사회 일을 병행하면서 도전님의 부르심을 받아 도장의 전기 일을 하곤 했습니다. 하루는 도전님께서 석등 옆의 땅을 파보라고 하셨습니다. 파다 보니 뭔가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도전님께서 “거기 파면 피뢰침 동판이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과연 그곳에는 가로, 세로 30cm인 정사각형의 동판이 있었는데 세 개가 모두 새끼손가락 굵기로 수만 번 벼락 맞은 형태로 되어 있어서 순간 저는 ‘아니 신성한 도장인데 어떻게 벼락을 맞을 수가 있지?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수만 번을!’이라는 생각과 함께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제 마음을 꿰뚫어 보신 듯 도전님께서 물어보셨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 저는 선뜻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도전님께서 “상제님께서 뇌성보화천존(雷聲普化天尊)이시지 않느냐. 계속 벼락을 보내신다. 자네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뇌성을 주관하시는 상제님께서 계속 벼락을 보내시기 때문에 수십억 볼트의 전류가 흐르고 그 가운데 새는 것을 동판이 잡아준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이어서 “그래서 이렇게 구멍이 뻥뻥 뚫려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도장에서 일할 때, 피뢰침은 무조건 신경 써서 잘해야 한다. 그래서 자네에게 보여주는 것이야. 그러니까 잘해 놔라.”라고 분부하셨습니다.
도전님의 분부를 모신 후, 도장의 공사를 받들 때마다 성심성의껏 피뢰침을 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한 번은 대진청소년수련원에 피뢰침을 설치했을 때인데 기존과 달리 신형 피뢰침으로 처음 설치하다보니 안전한 지 걱정되었습니다. 때마침 비가 쏟아지면서 하늘에서 벼락을 쳤는데 피뢰침에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상제님의 덕화로 느껴지면서 마음속은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해졌습니다.
도전님 명으로 공사에 전념하다
일 년 정도 이○○ 회장 일을 더 하다가 1979년에 수도에 전념하기로 마음먹고 그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그쪽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버는 좋은 일을 왜 그만두냐며 말렸습니다. 하지만, 돈은 나중에 얼마든지 벌 수 있지만 도 닦을 시기는 정해져 있다는 생각에 도전님 일에 정성을 다하고 싶었습니다.
이후 포덕에 전념했고 당시에는 ‘저 사람을 입도시켜야겠다.’고 마음먹고 말만 붙이면 포덕이 될 정도로 사업이 잘됐습니다. 한창 포덕사업에 열중하고 있을 즈음 도전님께서 중곡도장 공사를 시작하시면서 “내 일을 좀 해줘야겠다.”라고 분부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포덕사업 때문에 난색을 보이자 “다 포덕사업만 하면 누가 안에서 일을 하느냐. 그것도 음양인 것이니 포덕하지 말고 내 일을 해주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포덕은 해서 어디에다 쓰려고 그러느냐?”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이때, ‘포덕해서 어디에다 써? 도전님께서 쓰시는 거지.’라는 생각에 이르자 “아이고 죄송합니다. 분부 받들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중곡도장 공사에 참여하였습니다(1980년 말). 도장을 개·보수하고 영대를 증축하는 공사였습니다. 이 공사를 시초로 해서 여주본부도장, 대진여고, 분당대진고등학교, 대순회관, 제주수련도장, 대진대학교와 포천수도장, 토성수련도장, 동두천병원, 분당제생병원 등의 전기 공사를 담당했으며, 여주본부도장의 일을 하고 있으라는 도전님의 명에 따라 지금까지 계속 도의 공사를 받들고 있습니다.
신명과 함께 일하다
중곡도장 공사 시, 도전님께서 대순성전의 조명을 해야겠다고 하시며 한국박물관에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그곳에서 모든 물건에 간접 조명이 돼 있는 것을 보고, 우리도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돌아와 도전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도전님께서는 “그래 나도 다 봤다. 다 봤으니까 그대로 해라.”라고 명하셨습니다. 제 생각을 읽으신 것이었습니다. 우리 실정에 맞게 응용해야 했으므로 많은 구상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도전님께서 제 생각을 읽으시고는 그대로 하라고도 하셨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도 하셨습니다. 이렇게 대순성전의 조명공사를 마치자 도전님께서 중곡도장 외곽조명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물어보셨습니다. 영대가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밑에서 조명을 비추되 색조명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씀드리자, 도전님께서 색조명은 하지 말고 자연색으로 은은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래서 영대를 비추어 은은하게 하려면 영대와의 거리가 좀 떨어져야 하는데 거리가 좁아서 그렇게 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은은할지 연구하다 보니 꿈에 신명이 오셔서 이렇게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다음 날, 도전님께 말씀드리고 신명들께서 제안하신 대로 조명을 설치해서 밤에 비추어 보았더니 도전님께서 안 되겠다며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밤 꿈에 신명들께서 다시 오셔서 다른 방법을 제안하셨고 다음 날 또 그 방법대로 설치해서 밤에 비추어 보았는데 다시 하라는 도전님의 분부를 또 모셨습니다. 그렇게 며칠간 신명의 도움을 받으며 방법을 모색해 가던 중 전○○ 씨가 천상 옥경대 그림에 나타난 청사초롱의 위치를 보여 주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신명들께서 며칠간 알려주신 조명의 위치와 그 청사초롱의 위치가 대략 맞아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다만 거리가 좁아 맞지 않았을 뿐이었는데 신명들의 도움을 받아 몇 번에 걸쳐 작업한 결과 맞게 되었고, 그때서야 도전님께서 “그래. 그렇게 해라.”고 허락하셨습니다.
공사를 시키실 때 현몽(現夢)하시고 잘못을 깨우쳐주시다
도전님께서 일을 시키실 때면 언제나 꿈에 납시셔서 “나하고 일 좀 해야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꿈에서 깨어나 도전님께서 곧 부르시겠다는 생각에 대기하고 있으면, 다음 날 어김없이 도전님의 분부를 모신 사람이 저를 데리러 왔습니다. 목욕재계하고 가서 도전님을 뵈면, 왔냐고 하시면서 책상을 탁탁 치셨는데, 도전님을 못 뵌 몇 개월간 제가 어떻게 수도했는지 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실 때면 오금이 저리고 좌불안석의 심정이었는데 수도를 열심히 했으면 박카스 한 병을 주셨고 기도를 제대로 모시지 않았다든지 술을 먹는 등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면 꾸중을 하셨습니다. 한번은 변명하다가 변명을 하면 할수록 말이 점점 꼬여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은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되 변명할 필요가 없으며 도전님께는 변명할 수조차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다시는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공사를 받들 때, 도전님께서 내부에 들어가는 파이프가 구불구불한 것을 보시고 “안 보이는 곳이라고 삐딱하게 하지 말고 반듯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저 하나 잘못하는 것으로 인해서 이 우주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잘해야 한다고 하시며 전선을 이을 때 꼼꼼히 정성에 정성을 다해 잇도록 분부하셨습니다. 도전님께서는 저희가 지붕 속에서 일하고 있어도 전선이 반듯하게 되었는지 정성을 다해 전선을 이었는지 모두 아셨고, 좋은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선을 이으면 사람들을 선(善)으로 이끌 것이며 나쁜 마음으로 하면 나쁜 기운이 응해 사람들을 해롭게 할 수 있음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이후 공사를 받들며 ‘나(=마음)’를 비우지 못하고 이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전님께 많은 꾸중을 모셨습니다. 육신이라는 것이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티끌보다 작은데 기술을 내세우지 말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리고 생각에서 생각이 나오는데 이치를 생각하다 보면 신명이 도와주셔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니 부지런히 이치를 생각하여 각을 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아둔하여 그렇게 10년이 넘도록 꾸중을 모시면서도 도전님께서 지적하시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말씀하신 이치를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그때가 대진대학교 본관을 지을 때였습니다. 고압의 전주를 세웠는데 포크레인 작업 도중 고압 퓨즈가 끊어져 전기가 나갔습니다. 그날 비가 세차게 내렸고 제가 볼일을 보러 간 사이 도전님께서 납시셔서 전기 일을 하는 ○○방면의 한 외수에게 “전기가 나갔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라고 물어보셨습니다. 그 외수가 살펴보니 고압 퓨즈가 나간 것이어서 “퓨즈를 이으면 됩니다.”라고 답을 드렸습니다. 도전님께서 “그래? 이을 수 있어?”라고 물어보시자, 그 외수는 “예. 이을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고, 도전님께서 괜찮겠냐고 재차 물어보셨으나, 외수는 “괜찮습니다.”라고 답하고는 못을 박은 30cm 길이의 막대기를 들고 전주에 올라갔습니다.
제가 볼일을 보고 돌아와 보니 그 외수는 이미 전주에 올라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막대기가 비로 인해 흠뻑 젖어 있었으므로 그것은 맨 손으로 고압 전기를 만지는 것과 같았습니다. 순간, ‘아! 큰일 났구나!’라고 깜짝 놀랐으나 옆에, 도전님께서 지켜보고 계셔서 도전님께서 봐주시니 괜찮을 거라는 믿음에 안심하고 외수가 일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외수가 퓨즈를 이을 때 잠시 불이 반짝했을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무사히 일을 마친 외수가 전주를 타고 내려와 도전님께 인사를 드리자, 도전님께서 저를 보시더니 ‘니가 알고 있는 과학이라는 게 이런 것이냐?’ 며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시는 듯했습니다.
저는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으로는, 그 외수가 감전되어 ‘쿵’ 하고 떨어지는 게 정상이었습니다. 도전님께서는 제가 지닌 전기적인 기술과 상식이 이 우주의 큰 이치에 비하면 하잘 것 없다는 것과 기술만으로 한다는 생각을 버렸을 때 그 이상의 큰 이치를 깨달을 수 있음을 일깨워 주셨던 것입니다.
한번은 도전님께 닫집에 조명을 달아 상제님께 비춰드리면 어떨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도전님께서 “그래! 그럼 네가 한번 불빛을 비춰봐라.” 하셔서 의자에 올라가 도전님께서 가리키시는 곳을 향하여 여기저기 불빛을 비추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팔을 내리라는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한여름인데다 두루마기까지 입고 불을 비추고 있으려니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팔도 아팠습니다. 한참 뒤에 제 잘못을 깨달아 뉘우치고 있자니 도전님께서 그만 내려오라고 하셨습니다. 영대를 내려가시면서 “누가 상제님께 빛을 비춘다더냐?” 하셨습니다.
생계를 도우시고 병을 낫게 하시다
도전님 명을 받들어 처음으로 참여한 중곡동 본부건물의 증축공사가 끝난 뒤인 1982년, 아내와 두 아이의 가장으로서 생계비를 벌기 위해 사회의 전기 일을 했습니다. 대통령 지시를 받은 과학기술처에서 경제기획연구소 건물을 짓는 공사였습니다. 그런데 8일에 한 번씩 기도공부 들어가고 가끔 도전님의 분부로 영대의 전기 일을 해야만 했기 때문에 과학기술처 일이 더뎠습니다. 그러자 그곳 사람들이 ○○○ 대통령이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분이신데 공사를 빨리 진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며 이 일을 하든지 그 일을 하든지 하나를 선택하라고 해서 결국 그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생계비를 벌면서 도전님 명을 받들 수 있는 일이 어떤 게 있을까 고심하다가 엿장사가 제일 좋겠다 싶었습니다. 엿을 팔다가 도전님께서 찾으시면 갔다가, 다시 와서 좌판을 벌이면 되니 그 일이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래서 좌판을 준비했는데 막상 엿을 팔려고 하니 엿 사라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도를 닦으면서 어떻게든 가정을 이끌어 가려면 이 일을 꼭 해야 한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더니 그제서야 말문이 트였습니다. 옥수동 초등학교 앞에서 100원에 4개 하는 엿을 몇 만 원어치 판 뒤 땀을 줄줄 흘리면서 미아리 길음시장까지 손수레를 끌고 가서 좌판을 벌이면 주변의 아주머니들이 엿을 사겠다고 몰려들어 시장 사람들이 저에게 비켜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며 손수레를 끌고 이동하면 사람들이 줄줄이 따라와 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어느 날은 수십만 원어치를 팔기도 했는데 집 사람이 무슨 장사를 그리 잘하냐며 보러 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다보니 이건 내가 장사를 잘해서라기보다는 도전님께서 기운을 주고 계시기 때문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신바람 나게 엿장사를 하며 나날을 보내던 중, 도전님께서 여주본부도장 공사를 시작하시면서 사람을 보내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 사람을 통해 내일 가면 안 되겠냐고 여쭈었더니 내일 올 거 같으면 오지 말라고 하셔서 좌판을 그대로 벌여둔 채 곧바로 여주로 갔습니다. 도장에 도착해 도전님께 인사를 드렸더니 한참을 웃으시면서 “엿장사 더하지 그랬냐.”라고 하시면서 박카스를 주시며 일하라고 하셨습니다.
한번은 분당대진고에서 작업을 하다가 어지러워 쓰러진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갔는데 간이 나쁘다며 입원을 권했지만 마다하고 약이나 지어 달라고 했습니다. 어지러웠으므로 빨리 걷지도 못하고 보폭을 크게 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약을 든 채, 집사람 뒤를 아장아장 겨우 따라 걸으면서 ‘내가 하느님 일을 해 왔는데, 양위 상제님과 도전님께서 내가 필요 없으시면 이 약을 먹어도 죽을 것이고, 필요하시면 이 약을 안 먹어도 살려 주실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약을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약을 먹으라고 했습니다. 제가 약을 버렸다고 하자 아내가 저에게 미쳤다고 하면서 속이 타는지 제 형제들에게 전화했습니다. 걱정스럽게 몰려온 누나와 동생에게 “우리 도전님께서 나를 필요로 하시면 이 약을 안 먹어도 낫게 해주실 것 아니냐. 그래서 내가 버렸다.”라고 말하니 어이없어하며 “아이고 잘 하셨어요.” 하고 비아냥거리며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 제 믿음대로 병이 싹 나았고 병을 낫게 해주신 도전님께 감사드렸습니다. 병이 낫자 형제들이 “어떻게 나았어? 무슨 약 먹고 나았어?”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약을 먹지 않은 것을 알지 않느냐고 하니까 형제들이 희한하다고 했습니다.
공사의 기한과 천시(天時)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시다
1989년, 제주도 노형동에 제주수련도장을 지을 때였습니다. 봄에 시작해 여름이 되었습니다. 공사를 빨리 마쳐야 하는데 진척이 없으니 마음이 답답해 늦은 밤, 현장에 나가 앉아 있곤 했습니다. 도전님께서 사람을 보내 이런 제 심정을 살피셨는데 어느 날 공사현장 3층에서 부르시면서 빨리 오라고 하셨습니다. 부리나케 뛰어 올라가니 도전님께서 바다를 가리키시며 “저게 뭔지 아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새카만 게 보여서 저도 모르게 숨이 턱 막혔고 엄청난 공포감이 확 밀려와 넋이 나간 채,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저게 태풍이다!” 하셨습니다. 태풍이 바로 앞에 와 있었던 것입니다. 도전님께서 “저 태풍이 오면 자네들 일에 지장이 있어. 그래서 내가 저 태풍을 돌려야겠다.”라고 하시면서 “잘 봐! 내 손을 잘 봐!” 그러셨습니다. 그래서 “예! 보고 있습니다!” “잘 봐!” “예! 보고 있습니다!” “잘 봐! 보고 있어?” “예! 보고 있습니다!” 도전님께서 손가락을 이동시켜가면서 허공의 한 점 한 점을 찍으시며 계속 크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아하! 나한테 그러시는 게 아니라 저 신명한테 그러시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봐!” “예! 보고 있습니다!” “잘 보고 있어? (손가락을 옮겨 허공을 찍으시며) 이렇게 가는 거야! 이렇게! 이렇게 가는 거야! 알았어?” “예! 알겠습니다!” “잘 봐!” 계속 그러셨습니다. “이렇게 가는 거야! 알았어?” “예! 알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5시간 뒤에 도전님께서 텔레비전을 틀어 뉴스를 보라고 하셨습니다. 뉴스에서 제주도로 오고 있던 태풍이 이동 경로를 바꿔 목포로 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때 도전님께서 “내가 저 태풍을 안 돌리면 자네들 일에 지장이 있을까봐 돌려줬어. 알았느냐? 열심히 해.”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제주수련도장 공사 초반에 ○○건설에 공사를 맡기셨는데 하루는 비가 오셔서 인부들이 일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침 6시에 그것을 보신 도전님께서 저 사람들이 왜 일을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제주도 풍습이, 비가 오면 인부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더니 비가 그치면 일을 하겠는지 물어보라고 하셔서 비가 그치면 일을 하겠다고 한다는 답변을 드렸습니다. 도전님께서 “그래? 그럼 가지 못하게 잠깐 붙들고 있어라. 그리고 자네도 전화기 앞에서 기다려라. 내가 양잠 단지에 가서 자네에게 전화할 테니 그때 전화를 받아서 이 사람들한테 말을 해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도전님께서 재차 “절대 어디 가지 말고 전화기 옆에 있어.”라고 하셔서 전화기 옆에 착 붙어 있었습니다.
도전님께서 양잠 단지에 도착하신 후 곧바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지금 비가 오느냐?” “예! 비가 오고 있습니다.” “그래? 그 사람들한테 물어봐라. 일할 건지 안 할 건지.” 그래서 물어보고 “일 안 하겠답니다.”라고 전해드렸습니다. “그래? 그럼 5분만 더 기다려봐라.”라고 하시고 5분 뒤에 또 전화를 하셨습니다. “비가 그쳤느냐?”라고 물어보셔서 빗줄기가 약해지긴 했지만 비가 오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그 사람들한테 물어봐라.” 하셔서 그들에게 물어보고 “일 안 하겠답니다.”라고 답을 드렸습니다. 도전님께서 “그래? 그럼 더 기다려봐라. 내가 또 전화할 테니까.” 하셔서 또 기다렸습니다. 5분 뒤에 또 전화를 하셨고 그때는 이슬비가 내렸고 안개가 끼었습니다. 여전히 일꾼들은 이슬비에 옷이 젖으니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도전님께서 “그럼 또 5분만 더 기다려.” 하셨습니다. 그래서 5분 더 기다리니 비는 그치고 안개만 자욱했습니다. 도전님께서 “지금 어때?” 하셔서 “안개가 꼈습니다.” 했더니 “그래? 그럼 물어봐라.” 하셔서 일꾼들이 일하겠다는 뜻을 전해 드리자 도전님께서 “그러면 일 시켜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일꾼들이 일하고 있는데, ○○건설 전무가 소장에게 전화를 해서 일꾼들 다 들어갔느냐고 물었습니다. 소장이 일하고 있다고 하자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일하고 있느냐고 전무가 놀라서 반문했습니다. 소장이 여기는 비가 오지 않고 안개만 자욱하다고 하자, 전무가 자기가 바로 옆(5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믿지 못해서 전화를 끊고 바로 왔습니다. 전무가 타고 온 차에서 물이 줄줄 흐르고 있기에 어디서 왔는데 이렇게 물이 줄줄 흐르나 하고 저도 의아했습니다. 현장에 안개만 자욱하게 끼어 있는 걸 확인한 전무는 “희한하네!” 하며 동서남북 다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안개가 많이 끼어서 우리만 모르지 바로 옆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세차게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적이 일어난 건데 우리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일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도전님께서 “왜 이렇게 하는 줄 아니? 그 날짜에 우리 영대를 모시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태풍도 못 오게 하고 비도 안 오게 하고 그래서 그런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대순회보> 1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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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전자회로나 제어회로 등 비교적 약한 전류를 사용하는 전기 부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
02 발전기ㆍ전동기ㆍ변압기 등 비교적 강한 전류를 다루는 전기 부문을 두루 이르는 말.
03 당시는 삼성이라는 상호의 회사가 없었고 아이미라는 조미료 공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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