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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문잃어버린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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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10.01 조회5,1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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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교무부


  붓다는 깨달음을 얻은 지 40년째 되는 해에 큰 법회를 열고 그동안 숨겨두었던 재산을 공개하였다. 붓다는 그것이 무엇인지 묻는 수보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그것은 공(空)이다.”


  “공을 말씀하신다고요⋅”


  “그렇다. 그동안 아함부를 12년간이나 설했고, 또 방등부는 8년간이나 했다. 그리고 반야부는 지금까지 20년을 설했다. 이제 그 마무리를 할 때가 되었다. 내일 설하고자 하는 내용은 너무도 심오하고 깊은 내용이다.”


  “내일 설하실 말씀은 무슨 경이라 이름하실 것입니까⋅”


  “『금강경(金剛經)』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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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법회가 시작되자 붓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옛날 어떤 큰 부자가 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들이 어릴 때 집을 나가 길을 잃고 떠돌다가 거지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잃어버린 아들을 한시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지가 그 집을 찾아와 구걸하였는데 아버지는 그 거지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고 한 눈에 그 거지가 자신의 아들인 것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이놈아, 너는 내 아들이다. 여기가 네 집이다.’ 하면서 거지의 팔을 잡아당겼습니다. 그러나 거지는 그 말을 믿지 못하고 이 늙은이가 목걸이가 탐나서 거짓말을 하는구나 생각하고 멀찌감치 도망쳤습니다. 
  하는 수 없이 아버지는 꾀를 내어 하인을 보내어 우리 집에서 허드렛일을 하면 밥을 먹여주겠노라고 하였습니다. 그제야 아들은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와 맛있게 차린 밥상 앞에 앉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집에 잡아두고 똥 치우고 거름 치우는 일부터 시작하여 밭일을 맡기고 점차 곡식 창고 관리를 맡겼습니다. 그 뒤 집 안의 크고 작은 일을 처리하도록 하고, 맨 나중에는 집 안의 재산을 모두 관리하게 시켰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아버지는 집안의 친척들을 모두 부르고 식솔까지 다 불러들인 다음 마침내 수십 년간 꾹 참아왔던 말을 하였습니다.


  ‘너는 내 아들이다. 너는 태어날 때부터 내 아들이었다. 여러 어르신 식구들, 모든 사람이여. 이 사람이 바로 내 아들입니다.’ 드디어 아버지는 속말을 시원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그제야 아들은 자신이 주인아저씨의 아들인 줄 알게 되었고, 저를 부려먹던 사람들이 친척이며 한 식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나도 오늘 거지의 아비가 그랬던 것처럼 모두 불러 모았습니다. 여러분에게 나 역시 거지 아들을 둔 아비처럼 말합니다. 이렇게 선언합니다.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모두 내 아들, 곧 붓다의 아들, 불자(佛子)입니다. 
  여러분은 태어날 때부터 불자였습니다. 
  여러분이 곧 붓다입니다.


  그동안 미혹과 번뇌와 집착에 빠져 어떤 삶을 살아왔든 변함없는 내 아들 불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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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앞줄에 앉아 있던 비구들은 말뜻을 알아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무수히 엎드려 절을 하기 시작했다. 무슨 뜻인지 몰라 웅성거리는 사람도 있었고 그 뜻을 옆 사람에게 설명하는 사람도 있었다. 장내가 정리되자 붓다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 역시 차례와 단계를 밟아 여러분을 가르쳐왔습니다. 거지 아들에게 똥 치고 거름치는 일을 시킨 때는 곧 내가 『아함경』 등 아함부를 설하던 시절 12년입니다. 그 뒤 아들이 밭일도 하고 집안을 드나들 때는 『유마경』, 『금광명경』, 『능가경』, 『승만경』, 『무량수경』 등 방등부를 설하던 시절 8년입니다. 그다음 집안의 크고 작은 살림을 다 맡겼을 때는 내가 반야부를 설하던 20년간입니다. 그 반야부의 마지막으로 나는 이제 여러분이 붓다의 아들, 불자임을 알리면서 모든 살림을 맡길 뿐만 아니라 전 재산을 다 주겠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주고자 하는 마지막 전 재산은 바로 지금부터 설하게 될 『금강경』입니다.”


  비구들은 다시 한번 자리에서 일어나 붓다를 찬탄하였다.     


  이 이야기에는 붓다의 45년 설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와 붓다와 불교 신도들의 정신적 관계가 비유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절대자 신과 인간의 관계를 아버지와 아들로 표상한 것은 고래로 종교의 보편적 흐름이었습니다. 불교에서 ‘불자’라는 표현을 쓰듯이 우리 도에서는 ‘도문소자(道門小子, 道子)’라는 표현을 씁니다. 

  우리의 몸을 낳아주신 부모님이 계시지만 우리에게 생명과 복록을 주신 분은 상제님이십니다. 옛말에 “자식 겉 낳지 속 낳지 못한다.”는 말은 이를 두고 이르는 것입니다. 생(生)과 수명과 복록은 천지의 대은이니 천지보은의 대의(大義)를 세워 상제님께 성 ⋅ 경 ⋅ 신을 다 하는 것은 인간 된 근본 도리입니다. 이것이 인도(人道)의 대강(大綱)입니다. 그리고 부모님께는 낳아서 길러주신 은혜에 대하여 효도를 다하여야 합니다. 

  전체 인류는 상제님의 아들과 딸들입니다. 그러므로 전 인류는 도 안에서 한가족입니다. 그러므로 상제님께서 인세(人世)에 대강(大降)하시어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시기 위하여 천지공사를 행하셨음을 널리 알려 상제님의 덕화를 입을 수 있도록 포덕하는 것은 도문소자의 기본 책무입니다. 

    <대순회보> 131호


참고문헌
ㆍ이재운, 『소설 금강경』, 서해문집,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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