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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야기만폭동 거북바위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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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21.12.19 조회4,1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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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암(普德庵) 위에는 만폭동의 절승경개를 굽어볼 수 있는 좋은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둘러보면 나는가 하면 뛰는 것 같은 기묘한 바위들과 듬성듬성한 소나무 숲이 훤히 드러나는 대향로봉, 소향로봉이 속삭이듯 나란히 앉아 있다.
  보덕암에서 다시 분설담으로 내려와 만천(萬川)을 따라 오르면 계곡을 가로지른 커다란 반석을 타고 넘으며 13m 높이에서 장쾌하게 떨어지는 진주폭포가 등장한다. 이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은 층을 이룬 바위 턱에 부딪혀 진주알처럼 방울방울 흩어져서 쪽빛같이 푸르고 수정처럼 맑은 소(沼)에 내려앉는다. 이 소가 만폭팔담 중에서 가장 기세 좋고 웅장하다는 진주담(眞珠潭: 깊이 7.5m, 넓이 214m²)이다. 진주담 위에는 개울바닥에 돌확 하나가 크게 패여 흐르는 물을 받았다가 진주폭포로 넘겨 보내는 못이 있는데 진주담 위에 있다 하여 윗소라 부른다.
  윗소를 지나면 개울 양쪽에 솟은 봉우리들이 계곡 안쪽으로 좁아지면서 돌이 많던 산의 모습이 점차 울창한 산림으로 바뀐다. 왼편의 향로봉 경사면에는 ‘法紀菩薩(법기보살)’, ‘天下奇絶(천하기절)’, ‘釋迦牟尼佛(석가모니불)’이라는 글씨가 나란히 새겨져 있다. 법기보살과 천하기절은 해강 김규진씨의 글씨로, 그가 쓴 구룡연의 ‘彌勒佛(미륵불)’ 다음으로 금강산에서 큰 글씨이다. 오른편 법기봉에는 사람처럼 생긴 큰 바위와 작은 바위가 마주 서 있다. 큰 바위는 무엇을 가르치는 것 같고, 작은 바위는 공손히 머리를 수그린 채 가르침을 받는 듯하다. 이렇게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법기보살(法起菩薩)과 파륜보살(波崙菩薩)의 화신으로 알려진 법기암과 파륜암이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 바위 밑에 거북이처럼 생긴 바위가 머리를 쳐들고 물 가운데 앉아 있는 소가 있다. 만폭팔담 중에서 여섯 번째로 등장하는 구담(龜潭)인데 그 주변에는 ‘龜潭(구담)’이란 글씨와 ‘天下第一名山(천하제일명산)’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구담에서 흰 너럭바위를 씻으며 왼쪽으로 꺾여 흐르는 물길에도 거북모양으로 패인 자그마한 확이 있다. 약 1.5m 깊이로 패인 이 ‘확’과 파란 담수 위에 피둥피둥 살찐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듯한 ‘거북바위’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옛날 바닷속 용궁에는 마음씨가 어질고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거북이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 거북은 조선의 금강산이 천하제일의 명산이란 얘기를 듣고 꼭 한번 구경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용왕이 계시는 궁궐 앞에 엎드려 금강산에 다녀오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했다. 용왕은 어질기로 소문난 거북이의 소원이었기에 흔쾌히 승낙했지만, 단풍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고 명했다.
  거북이가 용왕이 알려준 통로를 이용해 땅 위로 기어 나왔더니, 만폭동 계곡의 너럭바위 위에 자신이 서있었다. 그는 다시 돌아갈 때를 생각해 이 구멍의 위치를 잘 기억해 두었다. 계절이 가을인지라 계곡마다 붉은 단풍으로 수를 놓았고 봉우리들은 오색으로 치장하여 참으로 아름다웠다. 붉게 물든 계곡의 산 중턱에는 기암괴석이 층층이 쌓여있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진주를 뿌리듯 알알이 흩어져 내렸으며, 파랗게 고여 있는 담수는 가을하늘보다 더 맑았다.
  난생 처음 보는 절경에 도취된 거북은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며 팔담(八潭)을 차례로 보았지만, 그 경치가 너무도 아름다워 다시 한 바퀴 돌아보았다. 금강산에는 경치가 빼어난 곳들이 많았지만 거북은 이곳을 떠나 다른 곳을 둘러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만폭동의 경치는 보면 볼수록 더욱 좋았기 때문에 또다시 한 바퀴 더 돌았다. 이렇게 몇 차례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용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한 잎 두 잎 단풍이 지기 시작하자 비로소 거북은 “아뿔싸!”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걸음을 재촉하여 처음 나왔던 그 구멍으로 돌아와서 용궁에 가기 위해 대가리를 들이밀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대가리는 들어가는데 몸뚱이가 그만 모서리에 걸리고 말았던 것이다. 거북이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소용이 없었다. 금강산의 절경을 구경하느라 허기진 데다가 천고마비의 계절에 먹을거리도 풍성해 그것들로 배를 채우다 보니 어느 사이에 체중이 많이 불었던 것이다. 분명 자기가 나왔던 구멍인데 왜 다시 들어갈 수 없는지 그 까닭을 몰랐던 거북은 결국 기진맥진하고 말았다. 그 후, 못 가운데서 두리번거리며 엎드려 있는 바위가 금강산에서 살이 쪄서 용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거북의 화신이란 말이 전해 내려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못과 바위를 각각 ‘구담(龜潭)’과 ‘거북바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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