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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불보살전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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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5.03 조회5,6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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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田禹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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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우치는 조선 중기의 기인(奇人)이며 환술가(幻術家)이다. 그의 생몰 연도는 알 수가 없다. 박제가 · 유득공 · 이서구 등과 함께 「건연집(巾衍集)」 이라는 시집을 낸 영·정조시대의 유명한 실학자인 이덕무(李德懋 1739∼1793)는 그의 저서 「청장관전서」중 「한죽당필기(寒竹堂筆記)」에서 전우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전우치는 담양(潭陽)사람이다. 어릴 때 암자에 들어가 공부를 하였는데 하루는 절의 스님이 술을 빚어 놓고 우치에게 잘 보아달라고 부탁하고 산을 내려갔다. 그런데 스님이 돌아와 보니 술은 간 데 없고 찌꺼기만 남아 있어 스님이 책망하니 우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술을 다시 빚어 주면 진짜 도둑을 잡아내겠다고 하였다. 스님은 반신반의하면서 그의 말대로 다시 술을 빚어 주었다.
    전우치가 술을 지키고 있노라니 갑자기 흰 기운이 무지개 같이 창문으로 들어와 술 항아리에 잠시 머물더니 술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 아닌가? 흰 기운이 시작되는 곳을 찾으니 앞산 바위굴 속이었다. 그런데 그 굴속에 흰 여우 한 마리가 술에 잔뜩 취하여 자고 있었다. 우치는 밧줄로 여우의 다리를 묶어 등에 메고 와 암자의 들보에 메달아 놓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글을 읽고 있었다. 한참 있으니 여우가 술에서 깨어나 사람의 말로 『나를 놓아주면 그 은혜를 꼭 후히 갚겠습니다.』라고 애원하는 것이었다. 우치가 『도망가려는 수작 마라, 네가 무엇으로 은혜를 갚겠느냐? 차라리 죽여 버리는 것이 속 시원하겠다.』고 하니 여우가 『저에게 환술을 부릴 수 있는 비결 책이 있는데 굴속에 감추었으니 그것을 드리겠습니다. 나를 묶어 둔 채 줄의 끝을 잡고 굴속으로 들여보내면 그 책을 찾아오겠습니다. 만약 굴속에서 나오지 않으면 줄을 잡아 당겨 그때 죽여도 늦지 않겠습니까?』라고 더욱 애원하였다. 우치가 그것도 괜찮겠다 여기고 여우의 말대로 하였더니 과연 여우가 책을 가져 다 주었다. 약속대로 여우를 풀어주고 책을 살펴보니 도술에 관한 비결서였다.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경면주사로 점을 찍어가며 수십 가지를 보았는데 어느 날 전우치의 본댁 노비가 머리를 풀고 통곡하며 찾아와 그의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우치가 놀라 책을 방바닥에 버려둔 채 문 밖으로 뛰어나가 보니 갑자기 노비가 간 곳이 없었다. 그제서야 여우에게 속은 것을 알고 방으로 들어가 보니 여우가 이미 주사로 점을 찍은 부분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조리 베어 가버린 후였다. 우치는 후에 도술로써 세상에 크게 이름을 떨쳤는데 모두 주사로 점을 찍은 내용의 술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실제로 가정연간(1522∼1566) 중에 전염병이 크게 만연되었는데 전우치가 도술로써 그 역질을 예방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볼 때 그의 전기(傳記)를 단순히 소설 같은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수광(1536∼1566)도「지붕유설(芝崩類說)」에서『전우치는 시중(市中)의 유생으로 도술을 잘하고 재주가 많으며 능히 귀신을 부렸다.』라고 서술하며 전우치가 지은 「청창유월매삼매 벽락무운안육통(淸窓有月梅三昧 碧落無雲雁六通)」이란 한시를 소개하고 『참으로 도를 얻은 사람 같다.』라고 평하고 있다. 그밖에 전우치에 대한 신비한 일화가 여러 문헌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그 중 유몽인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 나오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여기에는 그 당시의 저명했던 선비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전우치는 방술가(方術家)이나 문장 또한 능했다. 한번은 기제(企齊) 신광한(1484-1555)의 집에 갔었는데 마침 송인수(1487-1547)도 와 있었다. 기제가 인수를 돌아보며 『이름을 들었지만 이렇게 서로 만남이 늦은 것이 한스럽소』하였다. 기제가 『전우치군, 자네 이분을 위해 재미있는 것을 한번 보여 줄수 없는가?』하니 우치가 웃으면서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어야지요』하였다. 조금 있으니 주인집에서 점심밥을 내왔다. 우치가 밥을 먹다가 뜰을 향하여 입속의 밥을 내뱉으니 밥알이 모두 흰나비가 되어 편편히 날아가는 것이었다. 또 일찍이 어느 친구 집에 갔더니, 좌중에 있던 어느 사람이 『자네 천도복숭아를 얻어올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전우치가 『무엇이 어렵겠는가?』하고는 새끼줄 수백 발을 가져오라 하였다. 새끼줄이 점점 풀려 하늘 높이 올라가더니 나중에는 구름 속에서 대롱대롱 땅에 늘어졌다. 그러나 전우치는 동자의 허리를 새끼줄 끝에 매달고 동자에게 줄을 타고 올라가라고 하면서 『새끼줄을 타고 올라가면 그곳에 푸른 복숭아가 많이 열려 있을 터이니 따서 내려보내라.』고 하였다. 이에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와 하늘을 쳐다보았다. 동자는 새끼줄에 매달려 공중으로 올라가더니 구름 속으로 들어가 안 보이게 되었다. 한참 뒤에 푸른 복숭아가 잎이 달린 채 마당에 마구 떨어졌다. 사람들이 다투어 맛을 보니 단물이 흠뻑 흐르고 맛이 이세상의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공중에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전우치가 깜짝 놀라 하는 말이『복숭아 하나를 먹으려다 어린 동자의 목숨을 잃었구나』하였다. 좌중의 사람들이 연유를 물으니, 『이건 틀림없이 천도(天桃)를 지키는 신장이 동자를 죽인 것 같다.』라고 하였다. 갑자기 공중에서 팔뚝 하나가 땅에 툭 떨어지더니 잇달아 두 다리, 몸뚱이, 머리가 따로따로 계속 떨어졌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소스라치게 놀라 안색이 변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전우치가 천천히 팔, 다리, 머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서 사지를 한자리에 수습해서 원래의 모습대로 맞추어 놓자 잠시 후에 동자가 부시시 일어나더니 뛰어 달아나는 것이 아닌가?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서로 쳐다보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전우치는 이러한 환술(幻術)에 능한 방사로서 뿐만 아니라 정통 선법(仙法)을 익힌 시해선(尸解仙)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훗날 전우치는 황해도 신천에서 술수로써 민중을 현혹시킨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옥에서 죽었다. 태수가 사람을 시켜 파묻게 했는데 후에 친척들이 이장하려고 무덤을 파서 관을 열어보니 속이 텅 비어 있었다. 그런데 「오산설림(五山說林)」의 저자 차천로(1556-1615)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기록에 남겨두고 있다. 『어느 날 전우치가 찾아와서 부친에게 「두공부시집」한 질을 빌려 달라고 해서, 그 사람이 죽은 줄 모르고 빌려주었는데 그 후에 알아본 즉, 벌써 죽은 지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대순회보》 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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