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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한마디선시어외(先始於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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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5.03 조회5,4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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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어외 는 ‘먼저 곽외 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한 사람(제안자)부터 시작하라는 의미이고, 큰 뜻을 이루려면 비근한 일에서부터 시작하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전국책(戰國策)』의 「연책 소왕(燕策 昭王)」에 나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 연(燕)나라 소왕이 제위에 올랐을 때 안으로는 내분으로 혼란스러웠고, 밖으로는 제(齊)나라에게 많은 영토를 빼앗겨 국력이 약해졌다. 소왕은 제나라에 빼앗긴 영토를 만회하기 위해 고심하였다. 그는 나라를 일으키고자 겸손한 태도로 세상의 현인을 초빙하니 이때 곽외 라는 현자가 그를 찾아왔다.

 

소왕이 인재를 등용하는 방책을 그에게 물으니 곽외가 대답하였다.

 

“물론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이 많이 있지만 문제는 왕께서 실행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제왕(帝王)의 신하는 명분은 신하지만 실제는 스승입니다. 왕자(王者)의 신하는 명분은 신하지만 실제는 친구입니다. 그리고 패자(覇者)의 신하는 명분은 신하지만 실제는 빈객에 불과하고, 위태한 나라의 신하는 명분은 신하지만 실제는 포로에 불과합니다.

 

왕께서 눈으로 지시하며 신하를 구하신다면 종으로 부릴 만한 사람만 이를 것입니다. 손님과 주인의 예를 갖추어 신하를 구하신다면 그저 평범한 신하가 모일 것이고, 상대에게 나와 대등한 예를 취하여 신하를 구하신다면 그저 친구 정도의 인물만 모여들 것입니다. 손을 맞잡고 공손히 겸양하시어 신하를 구하신다면 스승으로 삼을 만한 인재를 구하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즉 위로 왕자(王者)가 되시든 밑으로 패자(覇者)가 되시든 그것은 오로지 왕의 선택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이 말을 듣고 소왕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누구에게 가르침을 청하고 그 의견을 들으면 좋겠소?”

 

그러자 곽외가 대답했다.

 

“옛날 한 임금이 천금을 주고 천리마를 구하려 했으나 3년이 지나도록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잡무를 보는 말단 관리가 천리마를 구해 오겠다고 자청해서 그에게 천금을 주었습니다. 그 관리는 3개월이나 걸려 겨우 천리마가 있는 곳을 알아내 급히 달려갔으나, 애석하게도 그가 오기 전에 말은 죽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 관리가 ‘죽은 말의 뼈를 오백 금을 주고 사오자[賈死馬骨]’01 임금은 매우 분노해서 말했습니다. ‘난 살아있는 말을 원했다. 누가 죽은 말을 오백 금을 주고 사오라고 했느냐?’ 그가 대답했습니다.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사람들은 죽은 말도 오백 금을 주고 사는데 산 말은 얼마나 비싸게 사겠느냐고 생각할 겁니다. 아마 머지않아 반드시 천리마가 들어올 것입니다.’ 과연 일 년도 안 되서 천리마가 세 필이나 들어왔다고 합니다. 지금 임금께서 진정 인재를 구하시려 한다면 먼저 저 곽외부터 스승의 예로 대하십시오. 저 같은 자가 그런 대우를 받는다면 저보다 훌륭한 자가 어찌 천 리 길을 멀다 하겠습니까?”

 

소왕은 곽외의 말을 옳게 여겨 그를 위해 황금대(黃金臺)라는 궁전을 짓고 스승으로 예우했다. 이 일이 제국(諸國)에 알려지자 천하의 현재(賢才)가 다투어 연나라로 모여 들었는데 그 중에는 합종론의 주창자 소진(蘇秦), 조(趙)나라의 명장 악의(樂毅)를 비롯하여 음양설(陰陽說)의 비조(鼻祖)인 추연(鄒衍), 대정치가인 극신(劇辛)과 같은 큰 인물도 있었다. 이들의 보필을 받은 소왕은 제나라를 정벌하고 숙원을 풀었다. 선시어외는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먼저 가까이에서부터 찾고 이루라는 뜻이다.

 

상제님께서는 “모든 일에 옳고 그름이 다 나에게 있는 것이지 위치에 의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이후로 모든 일을 잘 생각하여 할지어다.”(교법 3장 18절)라고 하셨다. 무슨 일을 대하든지 나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을 선책(善責)한 이후에 일을 도모하여야 하겠다. 나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마음이니, 상제님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고 나의 언행과 처사가 그 말씀에 일치되게 생활화하여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하는 것으로 일을 도모하는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상제님의 무한무량하신 덕화로 범사가 다 잘 될 것이다.

 

 

 

 

01 죽은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귀중한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먼저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

 

 

<대순회보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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