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한마디명찰추호(明察秋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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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3.31 조회4,946회 댓글0건본문
명찰추호란 사리(事理)가 분명해 극히 작은 일까지 알 수 있다는 뜻으로, 눈이 밝아 가을날 가늘어진 짐승의 털까지도 분별할 수 있는 것처럼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빈틈없이 살핀다는 의미다.
『맹자』 양혜왕 장구 상편(梁惠王章句上篇)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춘추시대에 제나라 환공과 진나라 문공이 서로 패권을 다투더니 전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제나라 선왕(宣王)이 다시 패권을 잡으려고 맹자에게 가르침을 청한 적이 있었다. 선왕이 맹자에게 제환공과 진문공의 치적에 대해 들려줄 수 없겠냐고 물어보았다.
맹자: 중니의 문도들 가운데에는 환공이나 문공의 일에 대해서 말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세에 전해지지 않았으며 신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듣고 싶으시다면 왕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왕: 덕이 어떠해야만 왕자가 될 수 있습니까⋅
맹자: 백성을 보호해서 왕이 된다면 아무도 그것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신은 호홀(胡⋅)에게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전에 귀국에서 새로 종을 만들고 소를 잡아 흔종(⋅種)을 치르려고 했는데, 대왕께서는 소를 가엾게 여겨 잡지 못하게 하셨다던데 그와 같은 사실이 있었습니까⋅
선왕: 있었습니다.
맹자: 이 마음이면 왕이 되시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요컨대 어떤 사람이 “나의 힘은 1백 균[3천 근]의 무게를 들 수 있어도 새의 깃 하나를 들 수 없으며, 시력은 짐승의 가을 터럭의 끄트머리를 살필 수 있어도 수레에 가득 실은 장작더미는 보지를 못합니다(吾力足以擧百鈞 而不足以擧一羽 明足以察秋毫之末 而不見輿薪).”라고 한다면 왕께서는 인정하시겠습니까⋅
선왕: 그것은 안 될 말입니다.
맹자: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대왕께서 짐승에 대해서는 그토록 어진 마음을 썼는데 백성들에 대해서 그렇지 못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새의 깃 하나를 들지 못한다는 것은 힘을 쓰지 않은 때문이오. 수레에 가득 실을 장작더미를 보지 못하는 것은 시력을 쓰지 않은 때문이며, 백성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베풀지 않은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왕이 왕 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안 하시는 것이지 할 수 없어서가 아닙니다.
선왕: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다릅니까⋅
맹자: 다른 사람에게 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것을 나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진실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어른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는 일을 할 수 없다 한다면 그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왕이 되지 않는 것은 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것과 같은 부류가 아닙니다. 왕이 왕 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나무를 꺾는 것 같은 부류에 속하는 것입니다.
명찰추호라는 고사성어는 윗글 가운데 ‘명족이찰추호지말(明足以察秋毫之末)’에서 따온 것이며 추호에 대한 해석은 각기 다르나 섬세하고 지극히 작은 것이라는 뜻이다. 짐승은 봄과 가을에 두 번 털갈이를 하는데, 가을철에 시작하는 털갈이는 묵은 털이 빠지고 새로 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가늘고 예리하다고 한다.
위 내용은 맹자가 패왕의 길을 알고자 한 제 선왕에게 왕도의 길을 일러주고 있는 대목이다. 왕이 왕 노릇을 하는 것은 나무를 꺾는 것과 같아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임을 밝힘으로써 왕에게 은혜가 짐승에게만 미치지를 말고 백성들까지 미칠 수 있는 왕도정치를 베풀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대순지침』에는 다음과 같은 도전님 말씀이 나온다.
“크고 작은 일을 천지의 귀와 신이 살피시니라.(大大細細 天地鬼神垂察)”하셨듯이 도인들은 명심하여 암실기심하지 말아야 한다.
상제님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겨 언행과 처사가 일치되게 생활화하여 세립미진(細粒微塵)되고, 마음이 무욕청정(無慾淸淨)이 되었을 때 도통진경에 이르니라.
임금이 되고자 하는 자는 자신의 욕심만 채울 것이 아니라 저 멀리 아래에 있는 백성들의 어려움과 수고로움을 잊지 않고 은혜를 베풀어 나갈 때 왕도의 길을 걸어 갈 수 있듯이 수도인들은 작은 부분 하나까지 살필 줄 알아야 하며 자모지정(慈母之情)과 은사지의(恩師之義)의 심정으로 서로 통심정이 되게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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