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한마디도팽해아(倒綳孩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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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3.31 조회5,278회 댓글0건본문
도팽해아(倒綳孩兒)란 고사성어는 ‘아이를 거꾸로 업다.’라는 뜻이다. 즉 평소에는 아주 익숙하게 처리하는 일도 급하거나 방심할 때는 실수할 수 있으므로 늘 경계하고 부지런히 익혀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관해 장사정(張師正)의 『권유록(倦游錄)』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송(宋)나라 인종(仁宗) 때 묘진(苗振)이라는 선비가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경고시(京考試)를 보았을 때 4등으로 합격해서 관리 생활을 몇 년 동안 하게 되었다. 그 뒤 조정에서 관직(館職: 한림의 벼슬)시험을 공고하자 그에 응시하려고 하였다. 그는 시험을 치르러 가기 전에 승상 안주(晏珠)를 만났는데, 안주가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관리로 있은 지 벌써 여러 해가 되어 글 짓는 일이 다소 생소할 텐데, 이제 시험을 보게 되었으니 연습 좀 해야겠네.”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한 말을 묘진은 업신여기는 말로 듣고는 화가 나서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말하였다.
“뭐 그리 어려울 게 있겠습니까? 설마 30년 유모 노릇이나 한 아낙네가 아이를 거꾸로 업겠습니까?”
그 뒤에 묘진이 시험을 보러 갔을 때 출제된 시제(試題)는 ‘택궁선사부(澤宮選士賦)’01였다. 그런데 묘진은 시제를 보고 문장을 지을 때 침착하지 못하여 실수로 “온 천하에 임금의 신하가 아닌 사람이 없도다(普天之下 莫非王士)”로 쓴다는 것을 그만 “온 천하에 왕이 아닌 사람이 없구나(普天之下 莫非王)”로 잘못 쓰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그는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뒷날 안주가 우연히 묘진과 마주쳤을 때 그에게 말하였다.
“여보게 묘진. 자네는 아이를 거꾸로 업고 말았네 그려.”
묘진은 부끄러워서 얼굴도 들지 못한 채 대꾸 한마디 못했다는 것이다.
이같이 도팽해아(倒綳孩兒), 또는 도붕해아(倒繃孩兒)라는 고사성어는 평소 익숙한 일도 방심하거나 소홀히 하면 언제나 실수가 따름을 경계하는 말이다. 우리 속담(俗談)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것은 매사에 신중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항상 침착하여 주어진 일에 충실히 한다면 주위의 사람들이 그를 믿음직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자만하여 남을 무시하거나 자기 주변 관리에 정도를 벗어난 행위를 하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도팽해아(倒綳孩兒)의 교훈처럼 처사에 있어서 겸손과 신중함이 중요하므로 일상생활 속에서 이를 실천하여 몸에 배게 해야 할 것이다.
묘진이 시험을 보러 가서 자만하고 방심하여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떨어졌듯이 『전경』에 상제님께서 ‘장교자패(將驕者敗)’02라는 말씀을 하셨다. 즉 겸손하지 않고 잘난 체 하여 뽐내고 방자(放恣)하면 장차 실패할 것을 일깨워주신 것이다. 또한 상제님께서는 종도들에게 죄가 없어도 있는 듯이 항상 방심하지 말고 조심하라고 하셨듯이 우리 수도인들은 명심하여 수도에 철저를 기하고 맡은 바 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자기가 맡은 바 직분과 수도를 잘하고 있다 할지라도 늘 부족함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수도의 완성에 만전을 기울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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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택궁은 궁궐 이름으로 옛날에 황제가 활 연습을 하던 장소이다. 재능 있는 선비를 선발하던 곳이기도 하였다.
02 행록 4장 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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