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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한마디다기망양(多岐亡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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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3.30 조회4,5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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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망양’은 갈림길이 많은 곳에서 양(羊)을 잃었다는 말로, 『열자(列子)』 「설부편(設符篇)」에 나오는 고사(故事)이다. 학문의 길이 다방면으로 나뉘어 있어 그 참된 진리를 찾기 어려움을 비유한다.

 

전국시대에 사상가 양주(楊朱)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양주의 이웃집에서 기르던 양 한 마리가 울타리를 넘어 달아났다. 그 이웃사람은 자기 식구들을 총동원하여 양을 찾느라 소란스러웠다. 그리고 양주에게도 청(請)해 하인들이 양을 찾게 했다.

 

양주가 “어허! 양 한 마리를 잃어버리고서 어찌 쫓는 사람들이 이리 많으냐?”라고 묻자 이웃사람이 말했다. “양이 갈림길이 많은 쪽으로 달아났기 때문에 어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얼마 후 양을 뒤쫓아 갔던 사람들이 피곤한 기색으로 돌아왔는데 시무룩해 있었다.

 

 

 

양주: “양을 찾았느냐?”

 

하인: “잃어버렸습니다.”

 

양주: “어째서 잃어버렸느냐?”

 

하인: “갈림길 가운데 또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양이 어디 갔는지 알 수 없어 찾지 못했습니다.”

 

 

 

양주는 이 말을 듣고는 낯빛을 바꾸어 말을 하지도 웃지도 않으며 하루를 보냈다. 문하생(門下生)들은 그것을 괴이하게 여겨 양주에게 이렇게 물었다. “양은 천한 가축이고, 선생님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말씀도 없으시고 웃지도 않으시니 어찌된 일입니까?”

 

양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제자는 선배 심도자를 찾아가 양주의 뜻을 묻고 심도자는 다시 양주를 찾아가 질문하였다. “옛날 형제 세 명이 똑같은 스승을 모시고 유가의 도(道), 인의(仁義)를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인의에 대해 묻자 첫째 아들은 자기의 몸을 아끼고 명예를 뒤로 돌리는 것이라고 하였고, 둘째 아들은 자기의 몸을 죽여 명예를 이루는 것이라 하였으며, 셋째 아들은 자기의 몸과 명예를 모두 보전하는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입니까?”

 

양주는 대답했다. “큰길에는 갈림길이 많기 때문에 양을 잃었고, 배움이라고 하는 것은 방법이 많으므로 그 본성을 잃은 것이다.(大道以多岐亡羊 學者以多方喪生) 학문은 본래 근본(根本)이 하나인데, 그 말단(末端)이 이처럼 달라진 것이다. 그러므로 근본으로 돌아가면 얻는 것도 잃은 것도 없는 것이라네.”

 

사물에는 본(本)과 말(末)이 있는데 근본만을 귀하게 여기고 말단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다만 그 말단(末端)은 근본에서 벗어나지 않은 말단이어야 할 것이다. 만약에 말단이 근본에서 벗어나 있다면 당연히 근본을 돌이켜 말단의 치우침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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