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한마디추기급인(推己及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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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9.03.25 조회5,059회 댓글0건본문
중국 춘추시대 때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제(齊)나라에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큰 눈이 내렸다. 제나라의 왕 경공(景公)은 따뜻한 방 안에서 여우털로 만든 옷을 입고 설경(雪景)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었다. 경공은 눈이 계속 내리면 온 세상이 더욱 깨끗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라 생각하고 눈이 많이 내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때 재상인 안자(晏子: ?~BC 500)가 경공의 곁으로 다가와 창문 밖 가득 쌓인 눈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경공은 안자 역시 설경에 도취된 것이라고 생각하여 조금 들뜬 목소리로 말하였다.
“올해 날씨는 이상하군. 사흘 동안이나 눈이 내려 땅을 뒤덮었건만 마치 봄 날씨처럼 따뜻한 게 조금도 춥지않아.”
그러자 안자는 경공의 여우털 옷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하였다.
“정말로 날씨가 춥지 않으십니까?”
경공은 안자가 왜 그렇게 묻는지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생각도 않고 그저 웃기만 하였다. 그러자 안자는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옛날의 현명한 군주들은 자기가 배불리 먹으면 누군가가 굶주리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자기가 따뜻한 옷을 입으면 누군가가 얼어 죽지 않을까를 걱정했으며, 자기의 몸이 편안하면 또 누군가가 피로해 하지 않을까를 늘 염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공께서는 자신 이외에는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으시는군요.”
폐부를 찌르는 안자의 말에 경공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추기급인(推己及人)은 주자의「與氾直閣書(여범직각서)」에 나오는 말로서‘제 배 부르면 남의 배 고픈 줄 모른다’는 속담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경공은 군주로서 백성의 처지를 먼저 살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일상에 묻혀 눈 오는 경치에만 정신을 빼앗긴 채 추위에 떨고 있을 백성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는 경공과 같이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는 잘못을 범하지 말고, 먼저 남의 입장을 헤아리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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