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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한마디상가지구(喪家之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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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4.01 조회3,8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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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가지구는 『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와 『공자가어(孔子家語)』 「곤서편(困誓篇)」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은 초상집 개란 뜻으로, 수척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며 얻어먹을 것만 찾아다니는 개의 모습에서 실의(失意)에 빠진 사람을 비유하는데 쓰인다.  

 

 

  공자는 그의 나이 55세 때 노(魯)나라 조정의 대사구(大司寇: 현재의 법무장관)로서 직무를 대행했지만 몇 년 후에 실직을 했다. 그 후 공자는 위(衛) 나라로 갔다가 다시 노나라로 돌아오기 까지 13여 년 동안 이 나라 저 나라를 편력하는 생활을 지속했다.  

  공자가 편력을 시작했을 무렵, 위나라에서 조(曹)나라와 송(宋)나라를 거쳐 정(鄭)나라로 갔을 때의 일이다. 공자는 제자들과 서로 길이 어긋나서 홀로 성곽의 동문에 서 있었다. 

  정나라 사람 누군가가 자공(子貢)에게 말했다.

“동문에 어떤 사람이 서 있었는데, 이마는 요(堯)임금과 닮았고 목은 고요와 닮았으며, 어깨는 자산과 닮았습니다. 그렇지만 허리 아래로는 우(禹)임금보다 세치나 짧고, 풀 죽은 모습은 마치 상갓집 개[喪家之拘]와 같았습니다.”  

  자공은 이 말을 그대로 공자에게 전했다. 그러자 공자는 웃으며 말했다.

“사람의 모습이 어떠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상갓집의 개와 같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정말 그랬었지! 그랬었구말구!”

 

 

  공자가 품었던 뜻은 천하에 도가 행해지는 것이었다. 그는 50세에 하늘이 자신에게 천하에 도를 펼칠 것을 명한 것을 알았다. 그는 13여 년간 여러 나라를 편력하면서 자신을 등용하여 줄 왕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공자의 도가 행하여지면 자신의 지위가 위태로워 질 것을 염려한 간신들의 방해와 군주의 우유부단함으로 그의 등용이 오래지 않거나 이루어지지 않았고, 공자도 군주의 그릇이 아니면 과감히 떠났다.   

  당시에는 도가 어지러워지던 시절이라 뜻이 있지만 펼치지 못하여 숨어 사는 은자(隱者)들이 많았다. 그러나 공자는 인간은 어울려 사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 생각하고 천하에 도를 통하게 하여 세상을 바꾸려고 과감히 세상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공자는 자신의 도가 행하여지도록 추진하였지만 당시의 실정은 공자의 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때는 도덕과 인의보다 힘에 의한 약육강식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시기였다. 공자는 이를 역행해 보려 했지만 역사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자신의 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는 14년 만에 노나라에 돌아와 하(夏)·은(殷)·주(周) 3대의 예(禮)를 추적하여 『예기(禮記)』를 편찬하였다. 시(詩)·서(書)·예(禮)·악(樂)을 교재로 삼아 후학을 길러 제자가 3,000명에 이르렀다.

   위의 이야기에서 공자의 이마가 요임금과 닮았고 목은 고요와 닮았다고 한 것은 그의 이상이 요순시대의 이상 정치를 꿈꾸어 온 것을 상징하는 말이고, 어깨는 자산(子産)과 닮았다고 하는 것은 공자의 이상이 현실로 내려올수록 축소되는 모습이며, 허리 아래로는 우임금보다 세치가 짧다고 하는 것은 그의 이상이 현실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실현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풀죽은 모습을 상갓집 개로 비유한 것은 그의 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세상을 상갓집으로 비유하고,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 당장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재리(財利)에만 정신이 팔려 있어서 공자의 도에는 도무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데서, 공자는 상갓집 개와 같다는 의미다. 공자는 자신에 대한 이런 비유를 적절한 것인 듯 만족해 하는 것 같다. 

  비록 도를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일념을 다한 공자의 마음은 물질만능시대에 재리를 추구하지 않고 도를 구하는 오늘날 우리의 수도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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