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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 속에 생동하는 변증법(辨證法)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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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2.21 조회2,3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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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운 봄날, 한 동자와 늙은 스승이 동산을 거닐고 있었다. 때마침 민들레 꽃씨 하나가 바람에 실려 동자의 작은 손에 놓이자 스승은 비로소 말을 건넨다.

“동자야, 이 꽃씨 속에 숨 쉬는 우주가 보이느냐?”

“요렇게 작은 꽃씨 속에서 어떻게 우주를 볼 수 있는지요?”

“잘 듣도록 하여라. 만물의 이치는 크고 작은 것을 따지지 않고 세상 모든 곳에 깃들어 있다. 이 씨앗이 싹을 틔우고 든든한 줄기로 뻗어 잎과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 것, 그것이 우주의 모습이다.”

“스승님, 깨달음이 오질 않사옵니다.”

“태초의 우주를 씨앗에 비유해 보거라. 그 씨앗 속에는 앞으로 만물의 모습으로 펼쳐질 모든 재료들이 아무런 모습도 없이 잠자고 있다. 그 후 씨앗 속에 잠자던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어 수만 가지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 우주의 흐름이다. 고로 만물은 흩어져 대립해 있지만, 하나의 근본에서 나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역사를 일구어가는 것이란다. 흩어지고 모이는 가락이 한 없이 반복되듯이 말이다. 결국, 진리와 덕으로 바라보는 만물은 서로 한 몸이지.”

 

  이 세계와 그 속의 무수한 존재들, 그들은 과연 어떠한 원리에 의해 존재해 나가는 것일까?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그 심오한 문제에 대해 변증법이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사전적 의미로 변증법은 모순 혹은 대립을 근본 원리로 하여 인간의 사유나 만물의 전개 방식을 설명하려는 논리이다.

변증법의 원리는 세 가지 개념을 거쳐 이해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대립(對立, Gegensatz)의 개념이다. 만물은 상반되는 관계에서 서로 규정되며 또한 그것을 통해 발전의 원동력을 마련한다. 예를 들어 남성이 남성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은 남성과 반대되는 개념인 여성이 있기 때문이며 그 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둘은 상반되는 성질을 가지고 서로의 결핍된 부분에 영향을 줌으로써 상호발전하게 된다.

  두 번째는 지양(止揚, Aufheben)의 개념이다. 지양이란 상반되는 두 대상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다가 결국은 진보된 상태로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남성과 여성이 진실한 사랑을 주고받는 발전적인 과정을 거쳐 완전한 일체성을 형성하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남녀가 정신적으로 한 마음이 되고 육체적으로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 그 모두를 지양의 결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전일성(全一性, Alleinheit)의 개념이다. 따로 떨어져 대립하고 있는 여러 대상들이 사실은 하나의 유기체라는 것이다. 즉, 동일한 근본에서 뻗어 나와 갖가지 모습으로 흩어져 있는 이들은 전체로 두고 볼 때 완전한 하나이다. 그래서 인류의 모습도 변증법을 통해 바라보면, 여러 인종으로 흩어져 피부색을 달리 하는 그들이 결코 서로에게 남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변증법은 비단 만물의 모습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를 반성할 때를 살펴보자. 반성은 의식의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비추어보는 것으로 비유될 수 있는데, 그 거울 앞에 설 때 원래의 자신과 거울 속의 자신으로 나누어져 서로간의 대화가 가능해진다. 하나였지만, 반성을 통해 둘이 되어 나누는 대화의 장, 그것이 의식의 변증법이다. 그것으로써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살펴 고쳐가며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변증법을 이해하면서 상극과 대립의 진통을 겪고 있는 인간사의 현실과 함께 헤겔의 말 한마디를 떠올리게 된다. “사랑은 타인의 모습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이다.” 이 말은 전 인류의 일체성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표현으로, 상생에 목마른 인간의 영혼에 단비가 되어줄 듯하다. 그렇다면 지금, 해원상생을 실천함에 그 사랑을 곁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 미워했던 누군가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해보는 것으로.

 
 
 
알아봅시다


변증법 : (영)dialectics, (독)Dialektik, (프)dialectique.


  어원은 ‘말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legein과 ‘~을 통하여’를 뜻하는 dia가 합쳐진 dialigein이다. 좁은 의미로는 물음과 대답을 통해 진리에 도달하려는 대화기법을, 큰 의미로는 헤겔의 변증법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변증법은 큰 의미로서의 변증법을 지칭하는데, 이 변증법은 대립하는 요소들 사이의 역동적이고 풍요로운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즉 변증법은 정(정립), 반(반정립), 합(종합)의 3단계의 과정으로 모든 만물과 인간의 사고가 발전하여 완성된다고 보는 이론이다. 헤겔의 변증법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이르러 유물론과 결합되어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전개된다.

 

헤겔(Hegel, Georg Wilhelm Friedrich, 1770~1831)

 

  독일 관념론 철학의 집대성자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출생이며 뷔르템베르크 공국 재무관의 아들로 태어났다. 1788년 튀빙겐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하여 시인 횔덜린(Hlderlin), 철학자 셸링(Schelling)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1807년 밤베르크 신문의 편집장, 1808년 뉘른베르크 중고등학교 교장 겸 교수를 거쳐 1816년에는 하이델베르그대 교수가 되었다. 2년 후 훔볼트대학으로 옮겨 61세에 사망했다. 그의 대표작에는 정신현상학(1806~1807), 논리학(1812~1816), 철학강요(1817), 미학(1820~1829), 법철학 원리(1821~1831), 역사철학강의(1837) 등이 있다.

  헤겔의 철학 체계는 논리학, 자연철학, 정신철학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내재해 있는 원리가 바로 모든 사물의 전개(展開)를 정(正)·반(反)·합(合)의 3단계로 나누는 변증법(辨證法)이다. 헤겔에 의하면 정신이 곧 절대자이며 자연은 절대자가 자기를 외화(外化)해 드러낸 결과물인 것이다.

  그의 철학은 비록 관념론적 형이상학이라는 비판과 반발을 얻기도 했지만, 역사성을 중요시한 점에서는 19세기 역사주의적 경향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변증법이라는 이론만으로도 사상사(思想史)에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대순회보》 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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