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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론(有神論)과 이신론(理神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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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2.22 조회2,7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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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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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에 있어 신(神)의 존재에 대한 관점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종교적 믿음에 대한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상사에서 신의 존재에 대한 관점은 유신론, 사변적 유신론과 이신론, 범이신론(凡理神論), 범재이신론(汎在理神論) 그리고 범신론(汎神論), 범재신론(汎在神論), 불가지론(不可知論)과 같은 형태로 파생되어 왔는데 이들은 인간이 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사유의 대표적인 이론들입니다. 이러한 사상들은 인간이 신을 사유한 중요한 자취들이므로 이 자취들을 되짚어 보는 과정에서 신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적 입장을 떠나 객관적이며 열린 자세를 가진다면 오히려 신앙의 폭과 깊이도 보다 크고 깊어질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번 시간에는 신을 사유한 여러 자취 가운데서 유신론과 이신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신론(有神論)


  인격신(人格神)론이라고도 하는 유신론은 말 그대로 신(神)이 존재한다는 사상입니다. 또한 그렇게 존재하는 ‘신이 우주에 대해 초월적으로 존재하며 늘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격적인 신’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인격’은 신을 논하는 데 있어 면밀히 인식해야할 중요한 개념으로 ‘자기 결정적이고 자율적 의지를 가진 개인’을 의미하는데, 유신론의 개념에서 신은 이성과 의지를 가진 그러한 인격으로서 초월적인 힘을 시공간 전체에 걸쳐 미치고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 인간은 신에 대해 일방적인 의존관계가 되며 신은 늘 인간 위에 위치하게 됩니다. 
  유신론은 신의 존재를 아예 부정하는 무신론과 대립하며, 자연이 곧 신이라는 범신론(汎神論)과도 대립합니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되 신이 인격적 존재로서 숭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신론과 구별되며 과학적 세계관과도 대립합니다. 또한 신은 존재하되 인간이 알 수 없는 존재라는 불가지론은 유신론과 무신론 모두를 부정합니다.
 한편, 유신론에서 신의 인격적인 특성은 인간이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를 자신의 의식 속에  투영시켜 표상화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즉 초월적이며 전지전능한 존재를 인간의 이미지를 통해 드러내면서 신의 존재가 인격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인격신에서의 신은 인간과 같은 존재는 아니지만 인간적인 이미지를 통해 확대된 개념이라고 이해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신론(理神論)


  자연신교(自然神敎)라고도 하는 이신론은 ‘신을 우주 저 멀리에 초월해 있는 인격적인 것에서 찾지 않고 이성(理性)과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우리 곁에 펼쳐져 있는 자연(自然) 속에서 찾고자 하는 이론’입니다. 이것은 17~18세기 계몽주의 시기에 발생한 신관으로 전지전능하며 우주 초월적인 존재로서의 신과 신의 세계 창조를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유신론과 비슷하지만 그 신이 인격신이 아니며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사유로써 파악할 수 있는 비물질적이며 추상(抽象)적인 존재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무엇보다 이신론에서의 신은 세계 창조 후 더 이상 자신이 펼쳐놓은 세계에 관여하지 않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유신론과 이신론의 이와 같은 차이에 대해 칸트(I. Kant)는 그의 『순수이성비판』에서 “이신론자는 한 하나님을 믿으나, 유신론자는 한 살아 있는 하나님(최고예지)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이신론의 이와 같은 특성은 계몽주의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몽주의의 이념은 중세의 신적 권위와 광신적 신앙을 멀리하여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신에게 의지하기보다는 각 개인이 평등 가운데 존중되고 인간이 자신의 이성을 발휘하여 자유와 주체성을 회복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사유로써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고자 함에 따라 신관에 있어서도 자연히 신은 세계를 창조만 했을 뿐 인간과 세계 위에서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는 존재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중세적 교회의 가르침을 인정하지 않아 삼위일체나 계시, 기적 등과 같은 비합리적인 것을 부정하고 성서를 합리적이며 비판적으로 연구하고자 함으로써 이론적이며 과학적인 방식의 신 해명을 추구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헤겔은 『종교철학』에서 이신론을 “지성적 종교”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신에 대한 관점으로 유신론과 이신론에 대해 소개해보았습니다. 유신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익숙하겠지만 이신론에 대해서는 생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신론이 이신론과 함께 사유될 때 의식 속에서는 신의 성찰에 대한 작은 사유의 불꽃이 점화되어 신에 대한 자각이 확장되게 됩니다. 단순히 신에 대한 각각의 사유라고 여기기보다는 이들 이론들이 서로 어떻게 대립하며 또한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생각한다면 그 사유들은 하나의 유기적인 힘을 가지며 신을 이해하는 큰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가만히 보면 신에 대한 어떤 이론 속에서도 신은 사라지지 않고 그 나름의 형태로 현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신을 부정하는 이론 속에서도 신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종교 속에서 신앙의 삶을 사는 이들에게 있어 신에 대한 여러 이론들은 그러한 면에서 오히려 신앙의 깊이를 깊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신에 대한 여러 학설 속에서 끝까지 사라지지 않고 그 학설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생동하고 있는 신의 몸짓과 음성을 느낄 수 있다면 말입니다.
 

참고문헌
임석진 외 편저, 철학사전, 중원문화, 2009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교육학용어사전,  하우동설, 1995.6.29
한국사전연구사, 종교학대사전, 1998.8.20
사카베 메구미 외 4명, 칸트사전, 이신철 옮김, 도서출판 b, 2009.10.1
가토 히사타케 외 1명, 헤겔사전, 이신철 옮김, 도서출판 b, 2009.1.8
 
 

《대순회보》 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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