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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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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2.23 조회2,6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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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보통 사람들과 뭔가 다른 괴상하고 특이한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은 4차원이야.”라고 한다. 때로는 남들보다 특출한 재능이나 안목을 지닌 사람을 가리키며 “저 사람은 우리와는 차원이 달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로 쓰이는 차원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처지. 또는 어떤 생각이나 의견 따위를 이루는 사상이나 학식의 수준.”을 일컫는다.

  차원이란 말은 원래 수학에서 유래되었는데, 수학에서 말하는 ‘차원(dimension)’은 공간이나 도형이 넓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이런 의미의 차원의 개념은 기원전부터 있었다. ‘기하학의 시조’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기원전 330?~275?)는 자신이 저술한 기하학 원론에서 점ㆍ선ㆍ면ㆍ입체의 정의를 내렸다. 즉 점은 부분을 갖지 않는 것이고, 선이란 폭이 없는 길이이며, 면이란 길이와 폭만 가진 것이고, 입체란 길이와 폭과 높이를 가진 것이라 하였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1596~1650)는 “차원은 한 점의 위치를 정하기 위해 필요한 수치의 개수”라고 하였다. 선 위의 한 점의 위치를 정할 때 기준점에서 거리에 해당하는 1개의 수가 필요하므로 곧 선은 1차원이다. 하지만 면에서 한 점의 위치를 정할 때 두 개의 수치가 필요하므로 면은 2차원인 것이다. 평면이 아닌 지구의 표면의 경우도 경도와 위도라는 2개의 수치로 위치를 특정할 수 있으므로 2차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몇 차원일까? 하늘을 날아가는 항공기의 위치를 생각해 보자. 항공기의 위치를 특정할 경우, 위도와 경도라는 2차원 정보에 덧붙여 높이의 정보가 필요하다. 즉 위도, 경도, 높이라는 3개의 수치를 사용해야 항공기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적절한 좌표를 설정해 기준을 잡으면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으므로,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3차원이다.

 

차원에 따른 세계의 차이

 

  1차원의 세계와 2차원의 세계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1차원에는 ‘길이’라는 정보 외에는 다른 정보가 없다. 반면 2차원의 세계에는 삼각형이나 사각형, 원이나 타원, 곡선으로 둘러싸인 도형 등 1차원에 없는 다양한 ‘형태’가 등장한다. ‘각도’나 ‘회전’이라는 말도 2차원의 세계에서 비로소 그 의미를 지닌다. 1차원의 세계에 사는 생물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생물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선이 곡선인지 직선인지 알 수가 없다. 즉 2차원에서 봐야 그 선이 휘었는지 똑바른지 알 수 있다.

  2차원의 세계에서 다양한 도형이 존재하는 것처럼 3차원의 세계에서는 다양한 입체가 존재하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 2차원에서는 입체라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다. 2차원에 없는 3차원만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도넛 모양과 같은 뚫린 구멍을 가진 입체를 가지는 것이다. 3차원이 가진 “뚫린 구멍을 가질 수 있다.”는 특징은 우리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몸도 ‘뚫린 구멍을 가진 입체’이기 때문이다. 뚫린 구멍이란 물론 입에서 항문으로 이어지는 소화관을 말한다. 2차원에서 몸을 관통하도록 구멍을 뚫을 경우 그것에 의해 몸 전체가 둘로 갈라져 버리므로 인간의 생존은 3차원의 세계가 가진 성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만약 4차원이 존재한다 해도 상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가 3차원 공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차원과 2차원의 차이를 살펴서 추측하면 4차원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3차원의 구가 2차원 면을 통과한다면 2차원 세계에서 보면 갑자기 작은 점이 생기고 그것이 점점 큰 원으로 자라다가 다시 작아져 소멸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4차원 구가 3차원 공간을 지나는 모습은 갑자기 작은 구가 생겨서 점점 커지다 사라지는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즉 4차원 구를 상상할 수는 없지만 4차원 구가 3차원을 통과하는 모습은 볼 수 있다.

  고차원의 세계는 낮은 차원에서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된다. 문자 d를 2차원에서 아무리 회전시켜도 b가 되지 않지만 2차원에서 끌어내어 3차원 공간에서 뒤집으면 b가 되는 것처럼 3차원에서 4차원 공간을 이용하면 좌우가 뒤바뀔 수 있다. 즉 어떤 사람을 4차원 공간에 집어넣고, 거기서 회전시키면 몸의 좌우가 뒤바뀌게 된다. 또한 폐쇄된 공간에 갇혀 있는 사람도 4차원 공간을 이용하면 탈출할 수 있다.

 

고차원의 그림자인 저차원

 

  3차원의 입체에 빛을 쬐면 2차원의 면 위에 그림자가 생긴다. 이 그림자의 모양은 원래 입체의 형태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나 그림자가 원이라고 해서 그림자의 바탕이 되는 입체가 반드시 구는 아니다. 그림자가 원이 되는 입체는 구뿐만 아니라 원기둥이나 원뿔일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높은 차원의 물체가 낮은 차원에 드리우는 그림자는 원래의 물체의 일부 정보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즉 그림자는 입체를 한 방향에서 비쳤을 때의 모습밖에 전할 수 없다. 이렇게 물체의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 것을 사영(射影)이라고 한다. 사영은 물체가 가진 정보 가운데 낮은 차원에 속하는 일부의 정보만을 골라내는 조작이다. 예컨대 ‘키를 잰다’는 작업은 3차원에서 1차원으로 사영하는 것에 해당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기원전 427~기원전 347)은 자신의 저서인 『국가』에서 ‘동굴의 비유’라는 유명한 이야기를 하였다. 동굴의 벽에 비치는 그림자만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 죄수는 그림자가 세계의 모든 것이라 믿고,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 입체의 모습을 모른 채 일생을 마칠 것이다. 플라톤은 “우리는 그림자만 보고 있다.”라는 말을 통해 벽에서 동굴 밖으로 시선을 돌려 ‘참된 앎’을 구하라고 설파했다. 플라톤의 이 말은 ‘우주는 몇 차원일까?’라는 엄청난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인슈타인의 4차원 개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옴으로써,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뉴턴은 시간과 공간을 서로 전혀 다른 것으로 보아 우주 전체 시간의 흐름은 똑같고 공간 또한 만물이 존재하는 장소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고 보았다. 반면, 아인슈타인은 물체가 움직이는 속도와 질량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달라지고 공간도 휜다고 하였다. 시간과 공간은 따로 분리된 독립된 개념이 아니라 옷감의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는 것이다. 그는 3차원 공간과 1차원의 시간을 하나로 간주해 ‘4차원 시공’이라 하였다. 어떤 사물의 위치를 정하는 데 공간적 좌표뿐만 아니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우주는 곧 4차원 시공인 셈이다.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중력은 ‘4차원 시공간의 휘어짐(3차원 공간의 휘어짐과 시간의 느려짐)’에 의해 발생한다.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위의 4차원 시공을 휘게 한다. 무거운 천체일수록 주위에 있는 시공의 휘어짐이 커진다. 우리는 4차원 시공간 또는 3차원 공간이 휜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지구의 표면은 2차원인데 3차원에서 보면 휘어져 있지만 2차원 생명체는 그 표면이 휘어져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3차원 공간 또는 4차원 시공간이 휘어져 있는지를 알려면 우리가 5차원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차원이 되어야 한다.

고차원의 실재와 초끈이론

  최근 이론물리학자들은 5차원이나 그보다 많은 공간 차원이 이 우주에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자연계에 가로놓여 있는 커다란 과제가 해결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그 커다란 과제는 바로 ‘힘의 통일’이다. 그동안 물리학이 밝힌 자연에 존재하는 힘은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의 네 힘이다. 즉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이 4가지 힘의 지배를 받는다. 수많은 물리학자들은 이 네 힘의 원리를 하나로 통일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전혀 다른 힘인 줄 알았던 전기력과 자기력이 전자기력으로 통일된 후 과학자들은 다른 힘의 원리도 통일될 줄 알았다. 하지만 중력과 전자기력은 힘의 성질과 크기 면에서 너무도 달라 통일된 원리에 이르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한동안 힘의 통일의 문제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가 높은 차원의 존재를 가정함으로써 드디어 해결점이 열리게 되었다. 다시 말해, 입체와 그림자의 관계에서 하나의 입체가 비추는 방향에 따라 원이나 정사각형, 삼각형 등의 그림자로 비추는 것처럼 이 네 가지 힘도 하나의 ‘근원적인 힘’의 네 가지 ‘그림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플라톤이 “벽에서 동굴 밖으로 시선을 돌리라.”고 말한 것처럼 물리학자들도 더욱 높은 차원의 시공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러한 고차원이 존재한다는 가정을 한 후 네 가지 힘을 통일할 수 있는 ‘초끈이론(String theory)’이 등장하였다. ‘초끈이론’은 네 가지 힘의 원리를 모두 설명할 수 있어 물리학에서 말하는 궁극의 이론에 가장 가깝다고 한다. 기존의 물리학은 우주의 만물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가장 작은 최소 입자를 찾는데 주력하였다. 그러나 초끈이론은 입자가 아닌 끈이 우주를 구성한다고 본다. 현악기를 연주할 때 줄의 진동에 따라 한 줄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듯이 초끈의 진동 방식의 차이에 의해 빛, 전자, 중력자, 소립자 등의 모든 만물이 생성되었다고 한다.

  이 초끈이론은 우주를 10차원 시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4차원 시공 외의 나머지 차원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3차원 공간은 무수한 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각 점들의 미시세계로 들어가 보면 놀랍게도 각 점마다 6개의 상위 차원이 존재한다. 그 상위 차원과 3차원의 거리는 10-23m로 너무나 가까운 거리이다.

  초끈이론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4차원 시공간의 우주를 고차원에 떠 있는 마치 비눗방울 같은 막(膜, brane)이라고 보고 있다. 4차원 시공간과 고차원의 관계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4차원 시공간을 비눗방울과 같은 막으로 비유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면 바로 옆에 공간이 무한대로 펼쳐져 있어도 2차원 세계에서는 인식할 수 없듯 4차원 시공간 바로 옆에 고차원 세계가 있음에도 우리는 차원에 막혀 인식할 수 없다. 이 막은 초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초끈은 4차원 시공간에 갇혀 있는 끈도 있지만 고차원을 넘나드는 끈도 있다. 즉 우리는 4차원 시공간에 있지만 우리들을 이루는 일부의 끈은 고차원을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고차원의 실재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

 

  고차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통해 옥스퍼드 대학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1953~)교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해냈다.

  “원자와 전자 모두 다차원에 동시에 존재합니다. 양자 역학에서도 공간의 다양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차원의 우주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 모두에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사람이든 행성이든 은하계든 말입니다. 원자가 동시에 다차원에 존재한다면 사람 역시 다차원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며 정신 또한 다차원에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떤 차원에서는 우리가 이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고차원의 실재는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현실의 모습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4차원 시공은 고차원의 그림자이며 우리가 오감으로 느끼는 현실은 자연계 전체의 모습의 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4차원 시공뿐 아니라 고차원에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2차원과 3차원의 세계가 엄청난 차이가 있듯이 4차원 시공을 사는 우리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고차원 세계에는 펼쳐져 있을 것이다. 그러한 고차원은 바로 우리 바로 옆에 실재하고 있으며 4차원 시공과 끊임없이 관계하고 있다. 즉 우리를 구성하는 끈의 일부는 4차원과 고차원을 넘나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현실의 한계를 뛰어 넘는 존재를 신이라고 한다. 신은 인간보다 차원이 높은 존재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초끈이 차원을 넘나든다는 것을 신의 세계와 인간 세계와의 교류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도인들의 수도하는 목적은 도통하는 데 있다. 도통이란 무불통지하고 무소불능한 능력을 얻는 것으로 인간으로서 4차원 시공의 현실적ㆍ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수도를 하여 도통진경에 이르는 것도 이러한 고차원으로의 승격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ㆍ 일본 뉴턴프레스, 『차원이란 무엇인가』, 뉴턴코리아, 2009.

 

 

《대순회보》 1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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