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안에 우주가 있다 - 프랙탈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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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2.23 조회2,993회 댓글0건본문
뉴턴 이후 물리학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현대 문명은 물리학의 엄청난 혜택을 누리고 있다. 뉴턴은 우주의 모든 물체들 상호 간에는 인력이 작용하고 이 인력이 떨어져 있는 물체의 운동을 지배한다고 하며 모든 역학적인 현상을 하나의 법칙으로 설명하였다. 뉴턴은 자신이 발견한 법칙을 토대로 ‘자연은 일정한 법칙에 따라 운동하는 복잡하고 거대한 기계’라고 하는 역학적 자연관을 주장하였다. 그 당시 사람들은 뉴턴의 자연관에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과학자들 또한 충분한 자료만 있다면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하나의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즉 인간은 과학의 힘으로 자연의 모든 신비를 밝힐 수 있으리라는 장밋빛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현대 과학자들은 고전 물리학이 말한 질서는 전체 자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의 자연 현상은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함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한 자연의 모습을 과학자들은 ‘카오스(chaos)’ 현상이라 명명하였다.
현대 과학이 밝힌 자연의 모습은 크게 셋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고전 물리학이 밝힌 예측 가능하고 질서 정연한 자연 현상이다. 둘째, 완전히 불규칙하고 혼란스러운 자연 현상이다. 셋째, ‘카오스’ 현상으로 불규칙하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일정한 법칙을 따르고 그 상태가 초기 조건에 민감하게 의존하는 현상이다.
● 카오스 현상
카오스 현상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소용돌이나 홍수로 인한 탁류, 각종 생명 현상, 주가 변동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는 기상 변화 등이다. 이 카오스 현상의 특징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먼 미래에 대해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카오스 현상은 초기 조건에 굉장히 민감하게 의존해서 초기의 아주 작은 차이가 나중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이를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 하는데 이 말은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 Lorenz, 1917~2008)가 1972년에 미국 과학부흥협회에서 실시한 강연의 제목인 ‘예측가능성-브라질에서 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는가?’에서 유래한다. 과학의 가장 큰 힘은 발견된 법칙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었는데 카오스의 세계에서는 가까운 미래는 어느 정도 가능할지 모르나 먼 미래의 예측은 전혀 불가능하다. 날씨 예보의 경우 기상청에서 아무리 성능이 좋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해도 한 달 뒤의 날씨는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둘째, 아주 복잡하여 혼돈스러운 현상도 어떤 질서를 갖춘 보편적 성향을 보인다. 시계추를 흔들어 놓으면 처음에 세게 흔들었는지 약하게 흔들었는지 무관하게 정지된 상태로 끌려 들어온다 하여 이 정지 상태를 ‘끌개(attractor)’라고 부른다. 그런데 카오스 운동에서도 처음에 혼돈스럽게 운동하다가 시계추가 멈춘 지점처럼 어떤 지점을 중심으로 벗어나지 않고 운동한다. 이 카오스에서 나타나는 끌개를 ‘기묘한 끌개(strange attractor)’라고 한다. 이 ‘기묘한 끌개’는 나름대로의 구조와 특성이 있음이 최근 연구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이는 혼돈 속에도 질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질서는 스스로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부분이 전체의 패턴을 무한반복하는데 이를 ‘프랙탈(Fractal)’01구조라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카오스로서의 혼돈은 완전한 혼돈이 아니다.
로렌츠(E. Lorenz)의 ‘기묘한 끌개’. 대기의 변화 모양을 3차원 공간에 그린 것이다. 질서가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일정한 법칙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또한, 무질서하지만 법칙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그림은 결코 두 번 다시 같은 궤도를 돌지 않으며, 영원히 변화하는 카오스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임의의 초기에서 출발한 점은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두 개의 소용돌이를 만들면서 단 한 번도 겹치는 일없이 영원히 이어진다. 한 쪽의 소용돌이를 돌면서 진폭은 서서히 커지는데, 어느 순간에 예측할 수 없이 갑자기 다른 쪽의 소용돌이로 옮겨간다. 여기서도 몇 번씩 돌다가 갑자기 또 다른 쪽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이 전체는 완전한 무질서가 아니라 규칙성과 불규칙성이 얽혀 있다.
● 프랙탈 구조
혼돈의 카오스가 고도로 조직적인 상태로 갑자기 도약하는 현상을 ‘자기조직화’라고 한다. 자기조직화에 의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앞에서 언급한 ‘기묘한 끌개’이다. 이 ‘기묘한 끌개’가 혼돈에서 새로운 질서를 끌어들이는 중심 역할을 한다. 카오스 운동은 예측 불가능한 혼돈이지만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묘한 끌개’를 중심으로 변화한다.
자기조직화를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은 생명체의 성장 과정이다.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물은 성장 과정에서 끊임없는 자기조직화를 이루어 가고 있다. 이런 자기조직화에 있어서 ‘자기유사성’이라는 성질을 지닌다. 자기유사성이란 어떤 물체나 형체의 전체 구조 혹은 일부 구조가 그 물체 혹은 형체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몇 번을 반복 확대해도 전체와 비슷한 구조가 계속 반복된다.
이 자기유사성에 의해 스스로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 ‘프랙탈(Fractal)’이다. 카오스가 등장하는 곳엔 어김없이 프랙탈이 등장하고 프랙탈이 있는 곳엔 반드시 카오스가 있다. 즉 같은 현상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어떤 학자는 프랙탈이 좀 더 넓은 개념이라 하고 또 다른 학자는 카오스가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 하지만 카오스와 프랙탈은 같은 것의 서로 다른 면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프랙탈 형상을 만들어내는 원리는 카오스인 셈이다. 카오스가 복잡하면서도 그 속에 하나의 질서를 지니는 것은 프랙탈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랙탈 구조를 가지는 물체나 형상은 이 세상에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구름, 산, 난류, 해안선, 나뭇잎, 눈송이, 폐의 혈관망, 하천의 흐름, 산맥의 지형, 우주의 구조 뿐 아니라 자연계의 거의 모든 곳에 프랙탈이 숨어있다고 할 수 있다.
● 프랙탈 원리의 특성
불규칙적으로 보이지만 규칙적이고 복잡하지만 일정한 패턴이 있으며 이러한 패턴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전체와 부분이 일치한다는 것이 바로 프랙탈의 특성이다. 그리고 프랙탈에서는 부분에서의 변화가 전체에도 바로 영향을 준다. 프랙탈 각 부분 각 차원이 서로 공명하기 때문이다.
프랙탈 원리의 예를 생물학에서 찾아보면, ‘개체발생(個體發生)은 계통발생(系統發生)을 되풀이 한다’라는 명제가 있다. 이 말은 동물의 배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조상들이 진화 과정에서 겪었던 변화의 순서를 반복한다는 뜻이다. 실제 인간의 태아는 자궁 속에서 물고기, 파충류, 포유류와 무척 비슷한 단계를 거쳐 인간의 형태로 자란다. 즉 어머니 자궁에서의 10개월 동안 전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이를 확대 해석하면 인간은 우주 전 역사의 시간적 정보를 함축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체는 처음 하나의 세포에서 발생하였으므로 세포 하나에 우주의 전 정보가 축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물학에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유전 공학에서 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유전 공학에서 생명체 세포핵 내의 DNA에 변화를 일으키면 그 생명체 개체의 형질 전체가 변화하게 된다. 즉 미시의 작은 변화가 전체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는 프랙탈 원리인 셈이다.
과학에서 프랙탈 원리가 발견된 지 불과 30여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부분이 전체를 내포한다는 원리를 이해하고 있었다. 음양오행설이 그것이며 이를 기초로 한 한의학이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이다. 즉, 한의학에서는 인간이 우주 전체의 정보를 함축하고 있는 소우주이며, 인체 내부에도 인체 전체의 정보가 귀, 손 또는 발과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한의학 중에서 특히 침의 원리가 바로 프랙탈 원리이다. 배가 아플 때 손가락 가운데 마디에 침을 놓으면 낫는다거나 귀를 인체의 축소판으로 보고 치료하는 이침(耳鍼) 또는 인체 표면 경락에 침을 놓아 내부의 병을 치료하는 전통 체침(體鍼)의 원리가 바로 그렇다.
그리고 불교의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원리를 들 수 있다. 이는 화엄사상의 중요 명제로 ‘하나가 곧 전체요, 전체가 곧 하나’라는 이치를 말하며, 개개의 사(事)[사물]는 결코 이(理)의 일부분이 현현한 것이 아니라 이(理) 전체가 체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사상은 예술로도 나타나는데, 부처의 모공과 머리 등의 온몸에 수많은 작은 부처가 그려져 있는 고려 후기작 일본 부도인 소장 비로자나불도인 ‘만오천불(萬五千佛)’에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 대순진리와 프랙탈 원리
상제님께서 비겁에 빠진 신명과 재겁에 빠진 세계창생을 건지시려고 인세에 대강(大降)하셔서 천지공사를 행하셨다. 외견상으로 상제님께서 인신(人身)으로 활동하시고 공사를 보신 지역은 우리나라에 국한된다. 하지만 청국공사02를 행하신 예에서 보듯 우리나라에서 지구촌 전체 나라뿐 아니라 우주 전체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공사를 보신 것이라 생각된다. 이는 현대 과학이 밝힌 부분의 변화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프랙탈 원리와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음양합덕이 대순진리회의 종지인 만큼, 대순진리회에서는 음양오행의 이치로 우주의 원리를 이해한다. 우주 전체는 음양의 기동 작용에 의해 생성ㆍ변화ㆍ발전한다. 이러한 음양원리에서 각각의 음과 양은 또한 끊임없이 음과 양으로 또 분화되며 미시세계의 음양과 거시세계의 음양은 같은 원리로 기동한다. 그동안 선천에서는 우주의 모든 부분의 음양이 고르지 못한 상태였으나 상제님의 천지공사에 의해 일음일양과 정음정양에 의한 음양합덕의 세상이 열리게 되었다.
상제님의 공사를 받드는 수도인들은 선천의 상극과 음양 부조화의 기운을 대순진리에 의한 수도로 상생과 음양합덕의 상태로 변환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한 가문의 대표이며 또한 전 우주의 축소판인 수도인 한 사람의 정성어린 수도는 부분의 변화가 전체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프랙탈 원리처럼 자신과 연결된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__주__
01 프랙탈(fractal)은 철저히 ‘조각난’ 도형을 뜻한다. ‘프랙탈’이라는 용어는 1975년 만델브로(Mandelbrot)에 의해 지어졌으며, ‘조각난’이란 뜻의 라틴어 형용사 ‘fractus’에서 왔다. 언제나 부분이 전체를 닮는 자기유사성(self-similarity)과 소수(小數)차원을 특징으로 갖는 형상을 일컫는다.
02 상제께서 “청주(淸州) 만동묘(萬東廟)에 가서 청국공사를 행하려 하나 길이 멀고 왕래하기 어렵고 불편하므로 청도원(淸道院)에서 공사를 행하리라” 하시고 청도원 류 찬명의 집에 이르러 천지 대신문을 열고 공사를 행하셨도다. 그때에 김 송환이 그 시종을 들었느니라. (공사 2장 6절)
__참고문헌__
• 대순진리회교무부, 『전경』,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0.
• Joachim Bublath, 『카오스와 코스모스』, 생각의 나무, 2003.
• 김용운, 『카오스와 불교』, 사이언스북스, 2001.
• 이노우에 마사요시, 『카오스와 복잡계의 과학』, 한승, 2002.
• John L.Casti, 『복잡성 과학이란 무엇인가』, 까치, 1997.
《대순회보》 1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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