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3.15 조회3,142회 댓글0건본문
삶과 영화 그리고 노스텔지어(향수)
시간의 노스텔지어, 그것은 오후 햇살의 적막으로 스미는 애잔한 허무는 아닐런지, 지난 시간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은 자기 삶에 대한 따뜻한 사랑일 것이다. 그 사랑은 영화가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주제가 되고, 그 주제는 삶의 빛깔과 의미로 가득한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가 되었다.
벌써 십오 년도 더 된 영화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이 바로 그 작품이다. 국적과 말소리, 얼굴빛도 다른 영화지만 그 낯선 요소들이, 어느 나라건 그 곳 관객의 감성으로 걸러지고 남는 것은 다를 바 없이 삶의 빛깔이며 사랑이며 향수이다.
‘시네마 파라디소’는 이탈리아의 주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서 1989년 깐느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펠릭스 유럽 오스카 심사위원 특별상, 기자협회 음악상을 비롯하여 1990년 아카데미 외국영화상, 골든글러브 외국영화상, 그 외에도 당시 국제영화상 거의 대부분을 수상한 불후의 명작이다. 또한, 한때 영화학도들이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준 최고의 영화로 꼽기도 했다.
영화는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감독 자신과 마을 사람들이 극장으로 달려가던 소박하고 행복했던 시절에 대한 정서로 가득하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국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 동네 극장인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은 가난하지만 낙천적인 그곳 사람들의 유일한 낙이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영화를 좋아했던 토토는 시험 날, 극장 영사기사 알프레도를 도와주고 그와 친해진다.
알프레도는 토토 인생의 친구가 되어 그의 삶에 따뜻한 교훈을 전한다. 청년으로 성장한 토토는 엘레나를 만나 첫사랑의 열병에 빠지지만 사랑은 이뤄지지 못한다. 세월이 흘러 유명한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토토, 그는 어머니로부터 알프레도의 부고를 전해 듣고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 낡은 시네마 천국은 마을사람들의 아쉬움 속에서 헐리고, 토토는 알프레도가 남긴 유품 하나를 건네받는다. 그것은 알프레도가 마을 신부의 검열로 인해 잘랐던 키스신을 모아둔 필름이었다. 혼자서 영상을 보던 토토는 추억에 잠겨 눈물을 흘린다.
‘시네마 파라디소’는 네오리얼리즘(신사실주의)과 이탈리아 코미디의 전통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작품 전반에는 은은한 깊이가 바탕을 이루고 있고, 그 틈으로 양념처럼 가미되는 위트는 예술의 품위를 격하시키지 않는 자연스러움으로 절묘하다. 작품 전체의 가치를 두고 볼 때, 감독은 한 인생의 전반을 조명하고 그 삶의 의미와 사랑을 추억 속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인간의 삶과 영화예술의 특성을 잘 연결시켜 영화의 본질에 다가서는 작품을 완성해낸 것이다. 또,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으로 ‘시네마 파라디소’는 진정한 천국이 된다. 물방울처럼 떠오르는 추억, 삶의 빛이 되어준 모든 것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사랑의 테마. 그의 음악은 노스텔지어라는 기본 색채를 축으로 저 모두를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마지막, 토토가 잘려진 키스신을 보는 장면의 러브테마는 관객의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을 애수가 된다.
문득, 누구에게나 마음속엔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져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도 시간의 궤적은 우리 삶의 순간을 담아내는 필름이 되고, 필름의 작은 조각조각 소중하지 않은 장면은 없을 것이다.
알프레도가 남긴 필름을 보며 눈물짓던 토토처럼, 우리 또한 추억과 그리움으로 물든 지난 삶의 필름에 눈물짓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제부터 ‘삶’이라는 영화의 멋진 주연이 되어 생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자. 그 감동과 추억이 영원할 수 있는 명작의 주인공으로서.
영화정보
|
《대순회보》 65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