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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

슬럼독 밀리어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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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3.30 조회2,8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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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 편의 영화가 있습니다. 2009 아카데미 8개 부문, 2009 골든 글로브 4개 부문 등 전세계 88개 영화상을 석권하며 영화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그것입니다.

  이 영화는 인도 외교관인 비카스 스와럽의 데뷔 소설로서 전세계 36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던 『질문과 대답(Q and A)』을 대형 스크린으로 그려낸 휴먼 드라마입니다. 영화 제목에서 슬럼독은 빈민가의 사람들, 밀리어네어는 ‘백만장자’라는 뜻으로 빈민가의 소년이 백만장자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인도의 유명한 퀴즈 프로그램,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에 오로지 잃어버린 자신의 여자 친구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출연하게 된, 그야말로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한 빈민가 청년의 믿을 수 없는 인생 역전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의 주된 내용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었는지 의심스러워하면서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와 감동을 더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2006년, 뭄바이. 빈민가 출신의 18살 고아 자말(데브 파텔)은 거액의 상금이 걸려 있는 인도 최고의 인기 퀴즈쇼에 참가하여 처음에는 사회자와 관객 모두에게 무시당하지만 예상을 깨고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됩니다.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가 인도의 유수한 석 박사들도 어렵다는 퀴즈쇼의 최종단계에 올라온 것이 모종의 속임수가 있다고 의심한 경찰은 자말을 사기죄로 체포합니다. 영화는 여기서 취조를 받으며 회상과 함께 전개되는 이야기방식으로 스크린을 엮어갑니다.

  고문하는 경찰, 빈민가, 종교분쟁, 앵벌이 등 인도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영화의 화폭에 담으면서도 인도 특유의 음악과 영상미로 긴장감 있게 연출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주제가상, 음향상)의 면면을 보면 이 영화의 구성과 짜임새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운명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화두를 던집니다. 운명적인 사랑이 있고 솔직한 삶의 태도가 있으며, 돈과 권력의 무상함이 화면에 묻어납니다. 자말은 라티카(프리다 핀토)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사랑했지만 운명은 그들을 계속 어긋나게 만들었고 삶의 의미 자체가 라티카에게 있었던 자말은 그녀를 만나기 위해 퀴즈쇼에 출연합니다. 영화는 엔딩 장면에 이들의 운명적인 사랑의 결말을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것은 자말이 라티카를 대하는 태도에서나 형과의 관계, 그리고 형사의 취조과정에서 보여주는 일관된 ‘솔직함’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솔직함’은 어리석은 처세라는 논리도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솔직함’은 오히려 성공적인 인생의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행운의 여신이 지극히 솔직하고 진실한 자말의 성공적 운명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것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니 보일 감독은 자말과 그의 형인 살림(마드허 미탈)의 인생을 비교해 보여주면서 돈과 권력의 무상함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자말은 퀴즈쇼의 상금이 탐이 나서 도전했다기보다는 생이별 상태에 있는 라티카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에 퀴즈쇼에 출연합니다. 하지만 살림은 오직 권력과 돈을 쫓으면서 살아가게 되는데, 감독은 자말과 살림의 상반된 결말을 통해 돈을 쫓는 인생의 허무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뒷부분에서 자말이 라티카의 얼굴에 난 긴 칼자욱에 입을 맞추는 장면은 진실로 한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이 그 사람의 아름다운 부분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과거 발자취에서 입은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라는 자각이 일게 합니다.

 

  한 편의 영화를 통해서도 우리는 무자기(無自欺)를 근본으로 하는 솔직하고 진실한 삶의 태도가 인생의 의미와 가치에 심오한 깊이를 더하는 진정한 삶의 길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정보

ㆍ감독 : 대니 보일

ㆍ원작 : 『질문과 대답(Q and A)』(비카스 스와럽)

ㆍ각본 : 사이몬 뷰포이

ㆍ제작 : 크리스티안 콜슨

ㆍ출연 : 데브 파텔(자말 말린), 프리다 핀토(라티카), 아닐 카프어(퀴즈쇼 진행자)

ㆍ상영시간 : 120분

ㆍ개봉 : 2009년 3월 19일

 

《대순회보》 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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