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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활동2015 동아인문논단 참가 및 도교 사원 학술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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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정락 작성일2018.11.19 조회4,2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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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최정락

 

  제6회 동아인문논단 국제학술대회가 ‘동방문화와 의도(東方文化 醫道)’라는 주제로 8월 22일과 23일 이틀간 북경대학교 외국어학원 신관에서 개최되었다. 북경대학교 종교문화연구소와 일본문화연구소가 주최하고 대진대학교 대순사상학술원 및 중국도교문화연구소, 한국종교사회연구소가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발표자와 논평자 25명, 대순종교문화연구소 7명, 대진대학교 대순종학과 교수 2명, 대순진리회 교무부 4명이 참석하여 깊이 있는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동아인문논단은 지난 2010년 11월 8일 북경대학교에서 『전경』 중문판(中文版) 출판기념회와 함께 시작되어 매년 국제 규모의 학술대회를 개최해 왔는데,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중국·일본·미국의 학자들이 ‘동방문화와 의도(醫道)’를 심층적으로 연구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으며, 대순사상의 학술적 교류를 확대시킬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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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소궁 경내의 돌계단

  

동아인문논단 국제학술대회
  8월 22일, 학술대회 첫날은 황신양(黄信阳) 중국도교협회 부회장의 개막식 축사를 시작으로 북경대 로우위리에[楼宇烈] 명예원장, 동경대 하치야 쿠니오[蜂屋邦夫] 명예교수, 인천대 신진식 교수의 주제강연과 10인의 논문 발표가 있었다. 주제강연을 맡은 신진식 교수는 「『동의보감』의 정(精)·기(氣)·신(神) 양생론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발표자에 따르면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인체의 삼보(三寶)인 정(精)·기(氣)·신(神)을 기초로 이것들을 온전히 함으로써 생의 근본을 기른다는 독특한 양생사상(養生思想)을 성립시켰다. 『동의보감』에 사람이 마음을 비우면 도(道)와 하나가 되고, 도와 하나가 된 삶을 사는 사람을 진인(眞人)이라 하는데, 진인의 삶을 가장 바람직한 양생의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양생법이 건강한 삶을 위한 새로운 연구영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다음으로 오후 제1발표 시간에 사천대 좐스창[詹石窗] 교수는 「도교음송(道敎音誦) 및 양생효과」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좐스창 교수는 도교 음송(音誦)이 역사적으로 사람들의 심신건강 및 정신승화에 유익하게 사용되었고 현대사회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도교의 문헌에 나타난 신비한 이야기를 통해 음송의 양생적 기능과 치료적 기능을 소개하였다. 이에 대한 논거로 도가의 경전인 양구자의 『황정내경옥경주(黃庭內景玉經註)』에서 “황정경을 만 번 음송하면 만병이 걸리지 않고, 재난도 입지 않는다.”, “귀신을 통찰하고 내장을 꿰뚫어 보며, 오장을 볼 수 있다”는 구절을 들었다. 이런 묘사들은 일정한 측면에서 음송의 양생 및 치료적 기능을 말해주고 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도관의 요청에 따라 도교의 음송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대도송(大道頌)」, 「상선송(上善頌)」, 「삼관대제송(三官大帝頌)」 「수선일가친(修善一家親)」 등의 곡을 지었고,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몇 가지 곡을 직접 들려주었다.
  이어서 제2발표 시간에 동경대 가와하라 히데키[川原秀城] 교수는 「중국의 형신일원론(形神 一元論)과 서구의 형신이원론(形神二元論)」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전근대 동아시아 의학은 뇌를 지각중추로 파악하지 않고 이론 자체도 음양오행을 다용(多用)하여 술수학적 색채가 넘치고 있어 개선해야 할 곳이 많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반면에 늦어도 한대(漢代)에는 세계에 앞질러서 형신이원론(形神二元論)과 심신이원론(心身二元論)의 질곡에서 벗어나 정신기능을 기(氣)에 귀속시키는 유물적인 의학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던 것도 자랑해야 할 사실로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와하라 히데키 교수의 논문을 마지막으로 이날 학술 발표는 끝이 났다.
  8월 23일, 학술대회 둘째 날에는 7인의 논문 발표가 있었다. 오전 제3발표 시간에 사천대 양옌[杨燕] 교수는 「『태상감응편(太上感應篇)』의 심신치료기능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양옌 교수는 도교의 선서(善書)인 『태상감응편』이 인간의 심신에 효과적인 ‘치료’ 기능이 있다고 주장한다. 발표자에 의하면 이 책은 규범을 통하여 개인의 구체적인 행위를 교정하는데, 주로 ‘동정(同情)’, ‘추정(推情)’의 방법을 통하여 악행을 억제하고 선행을 장려한다. 또한 자아의 영혼에 관심을 가지고 개인의 선량한 천성(天性)을 키우며, 실천생활 속의 체험, 내관(內觀), 감오(感悟)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이성적인 생활을 하도록 도와준다. 아울러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게 하여 개인과 사회의 조화를 이루게 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제4발표 시간에 대순종교문화연구소 차선근 연구위원은 「대순진리회의 의학사상: 인간 개체의 생물학적 질병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대순진리회가 인간 개체의 생물학적 질병에 대해서 어떤 원인 설명과 처방을 내어놓고 있는지 진단하기 위해서 대순진리회의 병인론(病因論)과 치유론(治癒論)을 살피는 데 주력한다. 발표자에 의하면 대순진리회에서 질병은 자연의 유해한 기, 인간이 내뿜는 살기, 신명이나 악독한 귀신의 소행, 징벌의 결과 또는 척신의 작용, 욕망 때문에 발생한다. 그 병인(病因)들은 마음의 문제, 전체적으로는 상극이라는 우주적 원리로 귀결된다고 한다. 또한 대순진리회는 질병에 대한 치유책으로서 덕화를 받는 것, 즉 상제님에 대한 신앙과 수행을 강조하고, 현대 기술에 입각한 병원 치료와 약재 사용 역시 긍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상제님께서는 천지공사로써 상극을 없애고 후천 지상선경을 여신다고 하였다. 따라서 큰 틀에서 볼 때 상극을 핵심 원리로 하는 대순진리회의 병인론과 그에 따른 치유책은 대순진리회의 독특한 우주론에 입각하고 있으며, 병겁 및 의통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수행의 필수성을 강조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영상자료가 활용되어 학자들에게 대순사상의 이해를 보다 심화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논문 발표 후 종합토론에서는 발표 시간에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제6회 동아인문논단 국제학술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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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토론: 발표자와 논평자가 의도(醫道)에 대한 여러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중국·일본·미국의 학자가 ‘도 문화’에 대한 연구 성과를 교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도 문화를 놓고 서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협력하는 학자들의 모습은 필자에게 남다른 인상을 남겨주었다. 또한 수십 년간에 걸친 많은 연구 성과물들이 있지만 아직도 연구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연구 대상이 많이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술대회 말미에 대순종교문화연구소 박상규 소장은 동양의 의도(醫道)가 실생활에 적용될 뿐만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고, 북경대학 김훈 교수는 “2016년 학술대회는 중국 대학의 다른 연구소도 참여하여 더 많은 학자가 소통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며, 이 학술대회가 다양한 학문적 성과를 활발히 공유하는 학술의 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서로 다른 나라의 학자들이 모였지만 도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공통분모 때문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학술대회의 막을 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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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소전 의례: 자소전에서 도인들이 경건하게 의례를 행하고 있다. 방문객들도 여러 신에게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있다.

 

무당산 도교 사원 학술답사
  8월 24일, 월요일부터 이틀간 우리 일행은 도교 사원 학술답사를 시작하였다. 전날 학술대회를 마친 일행은 북경 난위안[南苑] 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샹양(Xiangyang, 襄阳)에 도착하였다. 학술대회 주최 측에서 준비한 답사지는 도교 사원이 있는 무당산(武當山)이었다.
  중국 도교 사원의 중심지이자 무당파의 본원지를 답사할 것을 생각하니 설렘으로 마음이 들떴다. 무당산은 후베이성[湖北省] 서북부 스옌시[十堰市]에 있는 명산으로 옛 명칭은 태화산(太和山)이다. 도교의 성지로 불릴 만큼 유명한 산으로, 역사 깊은 사원과 수려한 자연풍경 등이 한데 어우러져 중국 도교의 4대 명산 중 가장 아름다운 지역으로 손꼽힌다. 무당산의 도교 사원은 당나라 때부터 건설되기 시작했지만 원나라 때 파괴되었다가, 명나라 때 12년에 걸친 대규모 토목공사로 오늘날과 같은 많은 도교 사원을 완성했다. 건축물에 도교의 천인합일(天人合一) 사상을 구현하여 고대 건축사에서 찬란한 지위를 차지했고, 1994년 유네스코(UNESCO)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무당산의 여러 도교 사원 중 답사단은 주요 사원이 있는 금정(金頂), 자소궁(紫霄宮), 남암궁(南巖宮)을 답사했다.
  답사단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천주봉(天柱峰) 정상에 있는 금정이다. 무당산 72봉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는 천주봉으로 해발 1,612m이다. 무당산은 모두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단연 최고의 절경은 천주봉 정상이다. 일행은 케이블카를 타고 금정으로 올라갔다. 신선이 살 것만 같은 환상적인 경관은 짙은 안개로 덮혀 있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일행의 시선을 끈 것은 “한 개의 기둥으로 하늘을 떠받친다[一柱擎天].”라고 새겨진 벽의 글귀였다. 이는 『송사(宋史)』에 나오는 말로 혼자의 몸으로 천하의 중책을 맡음을 뜻한다. 필자는 이 글귀가 천주봉의 기상을 표현하는 말이라 생각되었다. 금정 사원은 아름다운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독특한 점은 밖에서 안을 보면 성벽이 안으로 기울어진 것처럼 보이고 안에서 밖을 보면 성벽이 밖으로 기울어진 듯 보이는 신비스런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늘에서 보면 거북이 등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도교의 권위자인 하치야 쿠니오 명예 교수는 안내원의 설명과 더불어 과거 현지 조사를 했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다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정상에 오르니 도교 사원인 금전(金殿)이 보였다. 금전에는 진무대제(眞武大帝)와 여러 신들이 모셔져 있다.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자신의 소망을 기원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상에서 무당산 아래의 봉우리를 내려다보니 안개가 바다처럼 넓게 퍼져 보였다. 금전과 함께 주변의 산수화 같은 수려한 풍경은 안개와 함께 시원한 기분을 들게 했다. 서울의 남산처럼 사람들이 사원 난간에 자물쇠를 채우고 사랑과 건강을 기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금정의 웅장하면서도 신비스런 모습에 넋을 잃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아름다운 무당산의 봉우리를 바라보면서 다시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금정에서의 학술답사를 끝마치고 답사단은 다음 목적지인 자소궁으로 향했다. 무당산에서 가장 유명하고 우리를 초청한 중국도교협회 부회장이 소속되어 있기에 필자로서는 이번 답사에서 가장 기대되는 사원이었다. 경내로 들어서니 사원이 생각보다 웅장하면서 고색창연(古色蒼然)해 보였다. 자소궁은 무당산의 도교 사원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을 뿐 아니라 빼어난 경관과 진귀한 유물을 지닌 명소로서 1982년 전국중점 문물보호지와 전국중점 개방도가사원으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무당산 도교협회의 소재지이며, 도교 도인들의 주요한 거주지역이다. 사원 앞으로는 소보주봉(小寶珠峰)과 대보주봉(大寶珠峰)이 있어 기묘하게 두 마리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소궁의 첫 번째 궁인 용호전(龍虎殿)이 있다. 궁에 모시는 신은 왕영관(王灵官)이다. 손에는 철 채찍을 들었고, 기품이 위풍당당하다. 전설 속의 왕영관은 세 개의 눈을 가졌고, 인간의 선악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성정(性情)이 강직하여 일 처리에 공정하고 공사구분이 확실해 전문적으로 문을 지키는 직을 맡게 되었다. 좌측으로는 청룡신(靑龍神)이 있고 우측으로는 백호신(白虎神)이 있다. 모두 점토로 빚어서 채색한 것인데, 형상이 생동감이 있어 살아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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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소전: 고색창연(古色蒼然)한 자소전은 무당산의 목조건축을 대표한다. 자소전 앞의 돌계단이 사원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조배전(朝拜殿)이다. 십방당(十方堂)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도교 내부 십방총림도사들의 명단이 모셔진 장소이다. 가운데 감실(龕室: 신상이나 위패를 모셔 두는 장)의 사방으로 24개의 효도 관련 그림이 가득히 실려 있다. 조배전 좌측과 우측에는 동으로 주조한 동상인 장삼풍(張三丰)과 여동빈(呂洞賓)의 신상(神像)이 있다. 답사단이 주목한 신상은 전설속의 인물인 장삼풍이다. 그는 무림에서 공인한 내가권(內家拳)과 태극권(太極拳)의 창시자이다. 동상의 좌측의 벽화 ‘삼풍몽현도(三丰梦玄圖)’에는, ‘삼봉창권(三丰创拳)’ 전설과 무당 쿵후[功夫]의 철학이 다채롭고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조배전 뒤편으로 자소전(紫霄殿)이 있다. 자소전은 삼층 숭대(崇台)에 있으며, 기세가 광대했다. 명나라 영락년 때에 재건되었으며, 역대 10여 차례의 보수가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지금의 풍모를 유지하고 있다. 대전(大殿) 안에는 진무대제의 좌상이 있고, 양쪽에는 주공(周公)과 도화낭랑(桃花娘娘)의 신상이 있다. 그리고 신상 앞쪽에 여러 신들의 이름이 걸려 있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한 것은 여러 신 가운데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이란 명호였다. 우리 도의 상제님의 신격과 닮아 있는 이 도교의 신은 도교에서 천둥을 관장하는 신이다. 안내원 설명에 따르면 이 신은 천계에서 가장 상위인 삼청경(三淸境)이라 불리는 곳에서 살며,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고 인간의 생명을 주재하는 신이라고 한다. 또한 인간을 고뇌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지옥에 떨어진 인간들을 천계로 구해오는 역할도 맡고 있다. 그는 삼청(三淸: 옥청원시천존(玉淸元始天尊), 상청영보도군(上淸靈寶道君), 태청태상로군(太淸太上老君))과 함께하는 신으로서, 삼청 이외의 신은 모두 그의 지도를 받는다고 한다.
  늦은 오후가 되자 자소궁에서 거주하며 실제 수행하는 도교 도인들이 자소전에서 저녁 의례를 하였다. 여자 도인들이 많았는데, 의례를 하는 동안 엄중한 자세로 여러 신에게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의례를 집행하는 도인들은 좌우로 나뉘어 북소리와 전통 악기에 맞추어 책을 암송하였다. 방문객들도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기도드렸다. 처음 보는 도교 의례라 신기하기만 하였다. 의례적인 행사로서의 수행이 아닌 평소 자연스럽게 행하는 수행이라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이번 답사가 특별한 것은 현대 도교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사원을 직접 방문하여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소궁에서 오후를 보낸 일행은 중국도교협회 부회장의 초대로 저녁 만찬에 참석할 수 있었다. 자소궁 답사는 현재 도교 사원의 중심지를 경험하는 색다른 측면도 있었고, 우리의 입장과도 비교되어 교훈으로 삼을 것이 많았다. 특히 무당산의 산세를 볼 수 있는 자소궁 근처에 숙박할 수 있었던 것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8월 25일, 이른 아침 우리는 마지막 답사지인 남암궁으로 출발하였다. 화창한 날씨였지만 구름이 있어 답사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남암궁은 원나라 1285∼1328년 사이에 축조되었으며, 원나라 무종(武宗)이 천을진경만수궁(天乙眞慶萬壽宮)이라는 명호를, 명나라 영락제(永樂帝)가 대성남암궁(大聖南岩宮)이라는 명호를 하사했다. 청나라 말기에 큰 화재로 훼손되었고, 현존하는 건축물은 석전(石殿), 남대문(南大門), 비정(碑亭), 양의전(兩儀殿) 등이다.
  남암궁 가장 안쪽에는 1314년 축조된 석전이 있다. 석전은 절벽에 위치하였고, 진무대제를 중심으로 신상이 수십 개 있다. 대전(大殿)의 사방 벽에는 영관상(靈官像)이 500개 있다. 석전 외부의 돌난간 밖으로 용수석(龍首石)이란 대들보가 있고, 용의 머리 부위에는 용두향(龍頭香)이라 부르는 향로가 있다. 과거 중국의 도교 신자들이 향을 피우기 위해 용머리에 올라갔다가 절벽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고 한다. 청나라 제4대 황제인 강희제(康熙帝, 1654∼1722) 때 이를 경계하기 위해 세운 돌비석이 아직도 남아 있고, 현재도 위험한 장소라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문을 닫아 놓았다.
  답사 이후 일행과 함께한 저녁 식사를 끝으로, 이번 학술답사의 공식일정을 마무리하였다. 학술대회와 현지답사가 알찬 성과를 거둔 것은 대순종교문화연구소의 철저하고도 세심한 준비 덕분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학술대회를 통해 심도 있는 학술발표를 들을 수 있었고 많은 학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주본부도장 관계자들이 대순진리회의 교리를 다른 나라 사람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연구원으로서의 역할을 되돌아보았다. 아울러 이번 도교 사원 답사는 필자가 앞으로 연구해야 할 주제를 얻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종단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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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수석과 용두향: 과거 도교 신자들이 향을 피우기 위해 용머리에 올라갔다가 절벽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안전을 위해 봉쇄되었다.


<대순회보> 1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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